아래에서 미투라고라님, dazzling님, 흐강님 및 비행소년님 등이 '한국 진보진영의 과학적 인식'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첨언.


6. 박정희 프레임을 넘지 못하는 진보의 과학관

리 : 당신은 진보의 과학관을 비판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초 : 정확히는 비판이 아니라 진보 세력의 ‘관’ 자체가 없다. 박근혜 지지하는 사람들은 과학에 대해 ‘박정희 프레임’이라는 명확한 관을 가지고 있다. 그 프레임을 우리 방식으로 이겨내야 하는데, 지금 진보의 과학을 대하는 태도로는 박정희 프레임을 이길 수 없다.

리 : 박정희 프레임? 그건 또 뭔가?
초 : 앞서 서구에서는 선구적인 과학자들이 위대한 전통을 만들었음을 이야기했다. 지금 한국의 과학 프레임을 만든 건 60~70년대의 박정희 시대다. 박정희가 그린 큰 틀은 결국 국민 배부르게 하는 거다. 과학 투자는 이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니, 과학자들은 애국심 가지고 헌신하라는 거다. 이 프레임은 과학자를 사회의 도구로, 부속품으로 자리매김시킨다. 그들에게 과학자는 산업역군이고 나라를 먹여 살려야 하는 도구였다. 이렇게 과학자가 주인의식을 가지기 어렵게 해버렸다.
by 한그루


상기 주장은 초파리 박사 김우재의 인터뷰 내용 중 발췌한 것인데 동일인이 한국진보진영의 과학의 현실에 대한 기고문 중 논란과 관련있는 일부를 발췌한다.

(텅 빈 지대: 한국사회 진보진영의 지형도와 버널 사분면 (진보적 과학지식인 그룹)의 정립을 위한 소고)


기고문 중 발췌

한국 진보진영에게 과학은 낯선 이물질이다. 과학과 진보정치가 역사를 통해 결합된 서구와 달리,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과학은 진보정치와 대면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렇게 된 특수성을 이해하고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진보진영의 지속된 패배의식 속에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무성하지만, 과학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전무하다. 여전히 한국 사회의 진보진영에서 과학은 낯선 미지의 영역이다. 과학은 이론적/실천적 측면 모두에서 진보진영과 괴리되어 있다.
(기고문 중 52페이지 하단)


서구에서도 급진적 과학운동의 초기에는 진보적 과학자들과 과학사회학자들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과학주의 정서는 이들의 분열을 초래했다. 브라이언 마틴은 이렇게 회고했다. “해가 지남에 따라, 과학지식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은 더욱 고립되고, 과학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초기의 관심으로부터 더욱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 과학 활동에 관한 이론이 더욱더 정교화됨에 따라, 과학자와 활동가들이 그것을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초기의 급진적 과학 비판은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전망을 갖고 있었고, ‘과학-사회’의 근본적인 변화가 그곳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늘날 ‘과학정책’은 현존하는 사회 구조 내부의 작동과정을 개선해서 사회를 개혁하려 하고 있다. 과학학은 심지어 그런 온건한 사회적 목표마저 저버렸다. 과학을 보다 잘 이해하려는 과학학의 노력은 지적인 것으로, 학문적 목표를 향해서만 열려 있다.


한국의 현실은 그보다 더 비참하다. 진보진영의 인문사회과학 이론은 과학에 무지하고, 그나마 과학을 다루는 과학학 이론은 반과학적이며, 과학자로서 과학적 지식을 다루는 이들은 신비주의자일 뿐이다
(기고문 중 59페이지 중반)


글쎄, 예전에 손석희가 시선집중을 진행할 때 대체에너지로 원자력 대신 핵융합을 하면 된다고 태연히 떠들던 한 진보진영의 인사. 그리고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과학적 근거가 없다(실제 핵융합을 하려면 수백만도의 온도를 견디는 물질이 필요한데 우주왕복선에 사용되는 세라믹도 겨우 5천도까지만 견딘다)'라고 반박하지 않고 넘어가는 상대편 논자인 새누리당 인사 그리고 사회자 손석희...의 예를 들면서 한국진보진영의 과학에의 무지 또는 한국 인문학도들의 과학에의 무지의 증거라고 주장하면 침소봉대일까?


이런 인문학도들의 과학에의 무지는 이공학도들의 인문학에의 무지와 같아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내가 아는 한 지구에서 '유이'하게 문과와 이과를 나눈 교육체계를 가진 나라가 한국과 일본 두나라 뿐이라는데 그래서 이 두나라의 우경화 쏠림이나 '사회적 상식의 몰이해 경향'을 보이는 것은 이런 교육체계 때문은 아닐까? 분명히, 일본이 그나마 한국보다 나아보이지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