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uffingtonpost.kr/sejeoung-kim/story_b_6329462.html?utm_hp_ref=korea


 


 

대한민국은 자력구제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무슨 말인고 하니, 누구도 타인에게 사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놈 하는 짓이 마음에 안든다고 에라 한 대 쥐어박을 수는 없다. 저놈이 참으로 나쁜 놈이고 동네 물을 흐리는 놈이라고 모든 동네사람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하여도, 작당하여 그 나쁜 놈을 마을회관에 매다는 등으로 버릇을 고칠 수도 없다. 살인자가 분명하다고 하여 죽이는 건 물론 안된다. 이런 거 몽땅 처벌받는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를 처벌하고 싶으면, 아무리 나쁜 놈이라 해도 국가기관으로 하여금 법에 의거하여 이를 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라고.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국가권력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나라이다.

따라서, 만일 어떤 사람이 정말로 종북세력이라고 굳은 의심이 생긴다 한들, 그를 법에 의하여 그에 정해진 바대로 처벌을 받게 할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자의로 자력으로 응징할 수는 없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사제 폭발물을 터뜨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종북이 되었건 간첩이 되었건 북한을 이롭게 하는 세력을 처벌하기 위하여 형법 이외에 국가보안법이라는 어마무시한 법까지 존재하는 나라인 것이다. 종북이라고 의심이 되면 고발하라. 국가가 이를 법에 의하여 판단하고 처벌하게 하라고.

그러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사제 폭발물을 던진 범인은 너무나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일제시대 일본 총독부 지배 아래 꼭두각시에 불과한 식민관료들이 다스리던 그런 나라가 아닌 거다. 저 범인은 일제에 맞서 싸우는 독립투사가 아니고. 지금은 광복 직후 혼란하여 정부 내지 공권력이 거의 허수아비 취급받던 그런 시절도 아니다. 21세기하고도 십여년이 지난 시점에, 경찰/ 검찰/ 국정원 등 적법한 국가기관이 저 '토크 콘서트'라는 걸 일단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는 거다. 그런데 거기에 자기가 만든 폭발물을 들고 가서 던진다는 게 말이나 되냐. 아무리 국가를 못 믿고 국가 권력 알기를 개떡같이 알아도 분수가 있지 말이다.

그런데 이 범인에 대하여 법에 정하여진 조사를 하기 시작하자 전직 검사이신 어떤 정치인께서 "종북주의자에게는 관대하고 이를 보다 못한 청년에 대해 법 집행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일갈하였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고 나니, 이건 매우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 분은 사제 폭발물을 던진 범죄자를 처벌하지 말자는 것일까? 자력구제를 찬성하시는 걸까? 국가가 형벌권을 독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걸까? 종북주의자라는 레떼루를 붙이면 폭탄으로 응징해 마땅하다고 생각하시는 걸까? 아니 그럼 간첩이라고 의심되면 길에서 때려 죽여도 되냐?

자력구제를 금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이다. 말하자면, 이는 국민 개개인이 불안에 떨지 않고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근본적인 원칙인 것이다. 누군가 나를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이놈 이거 처벌받아 마땅한 나쁜 놈이라며 공격하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거다. 내가 처벌받을 만한지 아닌지도 국가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법에 의하여 판단하고, 어떤 처벌을 받을지도 역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법에 의하여 판단한다. 국가에 이러한 판단을 맡김으로써, 국가가 나를 벌할 만하다고 판단하지만 않으면 나는 처벌을 받지 아니하니,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좋은 국가와 좋은 법과 좋은 시스템을 갖추려고 애들 쓰는 것이고(과연 무엇이 '좋은지'는 엄청나게 복잡하게 다투어지는 문제이지만서도).

여기에 대고 누군가는, 아 당신은 걱정할 것 없다, 종북만 하지 않으면 된다, 순진하고 선량한 시민은 걱정할 것 없단 말이다, 이런 거 겁내는 건 다 종북주의자라고!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그런가. 가만히만 있으면 무사한가.

만일 당신이 길을 가는데 누군가 저놈은 종북이야, 하며 집단린치를 가했다고 하자. 누군가가 당신의 부모가 종북으로 의심되는 누군가와 아는 사이였으니 같이 종북이라고 몰아붙이며 집을 불질렀다고 하자. 이런 일이 없을 것 같은가? 일단 종북주의자라고 보여지는 사람에게는 일단 사제 폭발물을 던져도 된다는 인식이 성립한다면, 누군가를 일단 종북주의자라고 주장하며 사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왜 불가능하기만 한 일이겠는가 말이다. 더 나아가 만일 당신의 호기심 많은 자녀가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어 들여다보고 서 있었다고 하자. 그런데 누군가 그 모임이 종북주의자의 모임이었다며 사제 폭발물을 던졌다고 하자고. 아이에게 사람들 모여 있는 곳은 가지 말고 누구도 믿지 말라고, 대한민국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가르칠 것인가? 이건 다시 좌우익이 나뉘어 확실하지 않은 혐의로도 죽창으로 찔러 마구 죽이던 그 당시, 반세기도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게 들린다.

나는 신은미 씨의 여행기는 그냥 깊이도 없고 피상적인 책에 불과하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아니, 뭐, 돈 많이 싸들고 런던에 와서 가이드 뒤만 따라서 유명한 관광지 몇 군데며 백화점 몇 군데만 가서 보고 돌아가면 아아 영국은 못사는 사람도 하나 없고 예의 없는 사람도 하나 없고 바닥에 쓰레기도 없고 길바닥에 누워있는 홈리스도 없고나,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다. 그러면 그건 못 쓴 기행문인 것이다. 게다가 책이 재미도 없어.

하지만, 신은미 씨가 종북주의자인지 아닌지는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가령 신은미 씨가 정말로 종북주의자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처벌하는 건 국가가 할 일이다. 의심나거나 수상하면 신고를 하는 것이지, 폭발물을 만들어 가서 던지거나 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제 폭발물 던져 대는 사람들이나 사제 폭발물 던져 대는 사람들을 처벌하지 말라고, 이건 영웅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역시 법치주의를,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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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이 '상식적' 내용은 소위 '보수' 중에서도 윗대가리급, 이 나라를 사실상 굴리는 자들은(미국 아들 부시 때 체니나 럼스펠드처럼) 다 알고 있을 것들이죠.

당장 정윤회부터 해서 감당 안되는 닭공주 뒷수습에 또다시 무리수 선동질했을 뿐. 종편과 조중동 등은 걍 단순한 아줌마 잡담 정도 수준의 것을 좌빨 선동 운운하며 과대포장해 세인의 관심을 돌리려 들었고, 여기에 머리 나쁜 일베 하나가 끝내 일을 벌인 것이죠. 그리고 눈치없이 이에 찬동하는 탈북자와 극우 무리들 하며.(조중동 아해들도 설마 저지경까지 갈 줄이야 몰랐겠죠.)
그나마 효과도 극우파나 수구 노인들 충동질 정도였고, 테러 덕에 역풍도 불 수 있었던 판인데 땅콩여왕이 닭공주의 구원투수를 자처했으니 이명박마냥 이번 정권도 참 운은 좋은 것 같습니다. 조씨 일가 '조지는' 동안 7인회 사건은 스르륵 묻어가려고 하고 있지요.


한국 보수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져 박정희 유신시대마냥 지역감정과 빨갱이 선동질이 아니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는 처지인지라(야권이 지리멸렬 분열 상태인 덕과 아큐들 덕도 많이 보지만) 앞으로 이러한 선동질 및 이에 따른 잉여 벌레들의 난동이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이미 독일에서는 네오나치 등을 한국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단속함에도 살인사건 등이 일어나는 판인데. 앞으로도 전라도에 '외노자'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이런 분열 선동질과 테러 조장이 지속될 것 같으니 어려운 노릇입니다. 일베는 하루 천여 건의 게시물이 방심위의 마지못한 명령으로 삭제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건재한 채 극우 온상 노릇을 하고 있고, 이들이 홍위병이나 나치마냥 들고 일어날 것까지 걱정하게 되는 신세가 되었으니 노무현 당선 때의 희망은 다 소진된 것 같네요. 극우 종편 무리들은 반성도 없고, 저런 성찰도 없이 여전히 선동질에만 열중하고 있고요. 전라도 박멸 운운해대며 일베나 sns에서 벌레짓하는 것들이 테러범에게 돈까지 보내준다는 거 보면 종교 없이도 인간 수준이 IS까지 떨어질 수도 있구나 싶어지기도 하네요.(뭐 사실 걔들은 북한식의 국가주의 박정희교 신봉자이지만)

 

최근 작고하신 고 김기원 교수는 저서 등에서 노무현 정권과 한국 진보세력의 여러 한계점을 지적하고, 대안마련을 모색했는데 현재 야권은 그런 것에 귀를 기울이기보단 소수의 극렬 친노나 호남 토호에 기대서 의원직이나 하려는 모양새 같고, 독일에서 텔만이 브뤼닝 몰락에 한 몫 했듯이, 이들 친노나 주사파들도 중도파 다리잡기가 벌써 두 번째였죠. '인터넷 대통령'이기도 했던 노무현이 살아 돌아온다면 지금의 모습들을 보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지네요. 닭그네의 막장성을 미처 몰랐던 dj계열이나, 희대의 사기꾼 쥐보다 고건을 더 견제하던 노무현의 실책도 지금의 참사의 원인 중 하나라 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