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을 세계일보에 전달한 최 모 경위가 자살하고 그 유서가 공개되면서 언론에 의한 또 한번의 왜곡과 선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만, 이번 정윤회 문건 파동의 전말은 거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이러한 왜곡와 선동이 앞으로 통할지 모르겠습니다.

최 경위의 유서에는 검찰의 강압수사 때문이라는 내용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마치 검찰 수사가 잘못된 듯이 설레발치는 종편의 패널(특히 황태순)이나 페이퍼신문들은 자신들 때문에 최 경위가 자살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유서 내용을 보면 믿었던 사람들(세계일보, 조선일보 기자, 한 경위)에 대한 배신감이 자괴감으로 이어지고 자신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파문이 일자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워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 같습니다.

언론들은 자신들이 최 경위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하지 못하고 유서 내용 중에 동료인 한 경위가 민정비서관의 회유에 진술을 한 것처럼 보이는 대목을 들어 이것이 마치 청와대가 진실을 가리기 위해 한 경위에게 거짓을 진술하라고 한 것으로 확대 해석하여 최 경위의 죽음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한 경위를 회유할 이유가 없습니다. 최 모 경위가 박관천이 유출한 문건을 복사해 세계일보에 전한 것은 이미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한 경위를 회유할 이유가 없지요. 최경위가 말한 <회유>의 의미는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하여 사실대로 진술하도록 유도>하는 정도였을 것으로 보이고, 최 경위가 한 경위를 이해한다고 말한 것은 이런 뜻으로 보입니다. 최 경위의 유서내용 중의 <민정비서관의 한 경위 회유>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구 하나만을 두고 마치 최 경위의 자살의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고 몰고 가는 것은 언론들의 파렴치한 짓이죠.

최 경위가 자살하고 유서가 일부 공개되자 최 경위가 마치 억울해서 자살한 것처럼 또 언론들이 왜곡하지만 최 경위는 억울해서 죽은 것이 아닙니다. 최 경위는 경찰 신분으로 청와대에서 유출된 문건을 언론사에 전달한 것은 사실임으로 이는 공무원으로써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사안입니다. 자신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누군가로 부터 세계일보에 그 문건을 전달하라고 지시받은 것 뿐, 실제적인 주범으로 따로 있을 경우이죠. 이 경우 외는 자신이 억울할 일이 없죠. 그렇다면 이런 지시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청와대측은 절대 그럴 수가 없을 것이고, 세계일보 기자에게 최 경위가 전달자임을 확인하는 대화를 녹음하게 한 측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겠지요.

최 경위는 세계일보 기자에게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을까요?

자신은 그 세계일보 기자를 믿고 그 문건을 세계일보에 전달했는데, 그 세계일보 기자는 박관천과 짜고 자신이 문건 전달자라는 것을 말하는 대화를 자신도 모르게 녹음해서 그 녹취록을 박관천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치를 떨었을까요? 그러면서 유서에 그 세계일보를 이해하고 믿는다고 쓴 것은 역설적으로 세계일보나 조선일보 기자에게 심적 압박을 더 주려 한 것이고 배신감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요?

세계일보는 이젠 언론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취재원 보호라는 명분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 뿐 정작 취재원은 헌신짝처럼 버렸지요. 문건을 전달한 사람에게 술 먹여 가며 문건을 자신이 전달했음을 실토하는 내용을 녹음해서 그 녹취록을 박관천에게 전달해 놓고 취재원 보호 운운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요? 녹음하면서 마신 술값 76만원도 박관천이 대신 내주었다는데 이런 인간이 기자인가요? 이런 기자를 믿고 문건을 건낸 최 경위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세계일보는 스스로 신문사 문을 닫든지 아니면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최 경위는 억울해서 자살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뢰에 극한 회의를 느껴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의 윤곽은 이제 거의 드러났습니다.

문건 내용은 터무니없는 것임이 검찰수사로 밝혀졌고, 문건의 유출 경위도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누가 거짓말 했는지도 시간이 갈수록 밝혀지고 있죠. 이와 관련해서 오늘자 한겨레 신문이 잘 정리해 놓았더군요. 아래에 그 기사를 옮겨 봅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박관천 경정이 지난 2월 초 라면 상자 두개 분량의 청와대 문건을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로 옮겨뒀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청와대 문건의 청와대 밖으로 ‘반출 경로’는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이 이 문건들을 언론사·대기업에 유출한 이들로 지목한 경찰 중 한명인 최아무개 경위가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문건의 추가 ‘유출 경로’는 다시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건의 최초 반출자인 박 경정의 의심스런 행동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박 경정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에서 경찰로 복귀하기 전 한꺼번에 출력한 수백건의 문건을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로 옮겨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청와대 문건 반출 이유로는 자신의 업무(정보)와 관련돼 계속 참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박 경정의 주장이다.

하지만 박 경정은 지난달 28일 ‘정윤회 문건’ 보도 직후 ‘박 경정이 청와대 문건을 박스째 반출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기자들에게 “보고서는 유출된 게 아니라 청와대 근무 당시 도난당한 것”이라고 거짓 주장을 했다. 박 경정은 이어 “누군가가 서랍을 열고 문서를 모두 복사했으며, 관련 증거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박 경정이 언급한 ‘관련 증거’란, 유출 문건을 갖고 있던 <세계일보> 기자와 서울청 정보1분실 최 경위의 녹취록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지난 6월 청와대에 문건 유출 사실을 알리면서 문건 사본 100여장과 유출 경위서, <세계일보> 기자와 최 경위의 대화 녹취록 등을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유출 경위서는 ‘경찰에서 파견된 민정수석실 소속 직원이 문건을 빼돌렸고, 대검 수사관을 거쳐 <세계일보> 기자에게 문건이 흘러들어갔다’는 내용인데, 첨부된 녹취록도 경위서를 뒷받침하는 내용일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까지 확인된 검찰 조사 결과에 비춰보면, 당시 청와대에 전달된 유출 경위서는 박 경정의 문건 반출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가 담긴 거짓 정보가 되는 셈이다.

함께 제출된 녹취록도 박 경정 등이 꾸며낸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녹취록은 <세계일보> 기자가 숨진 최 경위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인데, 박 경정이 <세계일보> 기자에게 최 경위와의 저녁 밥값용으로 76만원을 송금했다고 한다. 박 경정은 “문건이 <세계일보>로 흘러들어간 것을 알고 기자에게 출처를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정보비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지만, 신빙성은 낮아 보인다. 박 경정 말대로라면, 문건을 입수한 당사자인 <세계일보> 기자는 취재원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문건의 출처 조사에 협조하고 출처가 드러날 수 있는 대화를 녹취해 박 경정에게 전달했다는 뜻이 된다.

현재 검찰은 박 경정이 반출한 문건들 안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이지(EG) 회장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담은 ‘박지만 문건’과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에 대한 뒷조사 내용이 담긴 ‘정윤회 문건’이 같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청와대에서 서울청 정보1분실로의 ‘반출’뿐 아니라 서울청 정보1분실에서 언론사 등으로의 ‘유출’에도 박 경정이 주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69085.html


현재까지 드러난 fact만을 정리하면,

1) 문건내용에 나오는 정윤회와 십상시와의 강남의 식당에서 한 달에 2차례의 모임은 없었다. 따라서 정윤회가 청와대 3인방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했다는 근거는 없다.

2) 문건을 청와대에서 복사해 외부(경찰청 정보분실)로 유출한 사람은 박관천이다.

3) 이 문건을 복사해 세계일보에 전달한 사람은 최 경위이다.

4) 세계일보 기자는 최 경위가 이 문건을 세계일보에 전달했다는 말을 술집에서 녹음하여 그 녹취록을 박관천에게 전달했다. 이 때의 술값 76만원은 박관천이 이 기자에게 송금해 주어 대신 내주었다.

박관천과 조응천이 거짓말하는 것으로 보이나요? 청와대가 거짓말 하는 것으로 보입니까? 이전의 글에서도 말했지만, 이 사건은 정윤회 게이트가 아니라 조응천-박관천 게이트입니다. 지금까지 수사결과나 정황으로 보면 조응천과 박관천이 자신들의 권력확장을 위해 3인방을 정윤회와 엮고 박지만을 끌어들인 것이고, 이것이 저지당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내쳐지자 이에 불만을 품고 언론을 이용해 정권에 보복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결말은 박관천과 조응천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서로 속았다고 물어뜯는 아귀다툼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