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때 진보진영에서 주장했던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에 대하여 저는 반대입장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의 직업윤리 부재'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조현아 사태에서 기장도 '직업윤리의 부재'로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겁니다.


2.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행기를 돌린 기장을 비난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저의 (추가된)시각입니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기장이 비행기를 돌리지 말아야 했다...라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장이 지켜야할 직업윤리를 조현아도 알았다는 것입니다. 조현아는 대한항공의 부회장으로 경영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현아는 '직업윤리를 위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직업윤리를 준수하지 않은 기장보다 더 중대하게 직업윤리를 위반한 것'입니다.


그리고 부당함을 넘어 폭력적으로까지 심화된 대한민국의 '갑질'에서 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만일, 기장이 조현아의 지시를 거부하고 그대로 운항을 했다면요?


물론, 최선의 결과를 판단한다면 비행 동안 조현아의 분이 삭혀져서 오히려 조현아가 기장에게 사과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영화에서 주로 나오는 훈훈한 사례에 불과합니다. 현실은 영화와 다르니까요. 현실에서 발생할 상황은 '기장은 해고되고 경영진의 지시를 어긴 괘씸죄를 저지른 낙인이 찍혀 한국 국적의 항공사에 다시는 취직을 못할 것입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예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한국에서 '내부고발자들이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물론 내부고발과 대한항공 기장의 직업윤리 위반은 성격이 다르지만 '갑'에게 항거한 '을'이 당한 고초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용철 변호사 건과 내부고발자 관련한 사항들을 아래에 짧게 설명합니다만 만일, 두 사람에게 직업윤리 위반의 죄를 묻는다고 해도 '조현아는 고의에 의한 직업윤리 위반, 기장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의 직업윤리 위반'으로 판단되어 조현아는 유죄 그리고 기장은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김용철 변호사와 내부고발자 사례 약술>


저는 김용철변호사가 노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영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삼성의 주장과 김용철의 주장이 엇갈리기는 합니다만 모든 상황을 고려해볼 때 다음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1) 만일, 김용철 변호사가 끈떨어진 주머니 신세가 되지 않았다면 김용철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용철의 행동은 칭찬받고 권장되어야 하는데 그 것은 한국 최고의 권력 중 하나인 삼성의 내부비리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여타 조직에서 내부고발자가 돠어 고초를 겪은 사례들을 생각한다면 김용철의 삼성에의 내부고발 행위는 그 행위자체로 상찬받아야 마땅하다.



한국에서는 2011년 3월 29일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을 통해 신고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내부고발자 보호법(Whistleblower Protection Law-미국 법률 조항은 찾다가 포기 ^^)을 제정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법률은 내부고발자들이 당할 고초들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장치도 되지 않습니다.


비유를 한다면, 노동법에는 노동자들의 권익 및 신변보장을 명시한 조항이 있지만 법망을 피해 악덕기업주 사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니까요. 단순히 법망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법조항 자체의 완결성을 꾀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니까요.

한그루 어법으로 표현한다면,

"좋은 일에 염두를 굴리면 잘 안돌아가는데 나쁜 일에 염두를 굴리면 광속도로 돌아간다"


아래에 내부고발자들이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예를 인용합니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복

내부 고발의 경우, 조직 내에서의 파면, 직위 해제, 승진 불이익 또는 집단 따돌림 등의 보복을 받을 수 있다. 또 민형사상의 법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보복 사례

이문옥 감사관은 공무원 기밀 누설죄로 구속되고 파면 처분을 받았으나, 6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1996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이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다면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감사관은 감사원으로도 복직하였고, 이후 감사 교육원의 교수로 근무하다가 1999년에 정년퇴직했다.


윤석양 이병은 양심 선언 이후 특수 군무 이탈의 혐의로 수배되어 2년 만인 1992년 9월 체포되어 군 사법부에서 2년형을 받았다. 

이지문 중위는 투표 부정 고발 직후 이등병 파면 처리 되었으나, 4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1995년 2월 파면처분취소확정 판결을 받아 중위 신분으로 명예 전역했다.

한준수 군수의 경우,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징역 8월에 집행 유예 1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파면처분취소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위의 사례들은 2011년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에 발생한 사건들인데 2011년 이후.... 얼ㄹ마나 바뀌었을까요? 바뀌었을 것이라고 판단하세요?


물론, 바뀌도록 해야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상과 벌'의 판단기준에서 '내부고발자들'을 상찬해서 내부고발 행위를 주저하지 않게 격려할수는 있지만 '내부고발을 하지 않았다'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기에는 우리 모두 역시 양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