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박원순 아들이 뛰어다니는 것은 하등의 문제가 없습니다. 그 동영상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지나친 거예요.

허리 디스크는, 간단히 설명하면 척추의 뼈와뼈 사이 공간, 추간판이 튀어나와 척추를 지나는 신경을 누르는 겁니다. 허리 디스크는 허리 자체의 고통보다 허리를 타고 내려오는 엉치, 다리의 고통이 심하기도 합니다. 물론 허리 자체의 고통도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를 쉽게 아는 방법은 반듯이 누워서 한쪽 다리(굽히면 안됨)만 90도의 각도로 세워보는 겁니다. 각도가 좁을수록 (대략 60도가 안되면 허리 디스크) 허리 디스크가 심하다고 보면 될 테구요. 허리 질환으로 신경외과를 찾으면 가장 먼저 해보는 게 바로 이겁니다. 참고로 허리 질환은 다양합니다. 요추염좌,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척추분리증, 척추협착증등이 있죠. 박원순 아들은 추간판 탈출증으로 4급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졌구요. 요추염좌의 경우에는, 면제는 커녕, 공익도 안되고 그냥 1급인 질환입니다. 허나, 통증은 요추염좌가 가장 심하기도 하죠.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0722084553619&p=imbc

3층 계단을 뛰어내리고 교회 의자를 든다.. 는 것으로 디스크가 아닐 것이라 추정하는 것은 무지에 가깝습니다. 만성 디스크 환자의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농구, 축구등의 운동도 다 소화하는 경우 많아요. 그러다 한번씩 통증이 도져서 며칠씩 고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멀쩡할 때에는 일반인과 구분이 불가능해요. 추간판이 신경을 누른다고 해서 계속해서 통증이 지속되지 않습니다. 만성이 되면 무뎌지거든요. 염증이 생긴다거나 누름의 정도가 조금이라도 심해지면 통증이 온다고 봐야겠죠. 더불어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해주면 일반인보다 더 몸짱이 되고 운동도 잘합니다. 그렇기에 동영상으로는 의심하지 마세요.

러셀님이 지적하셨던데 아무리 정치인의 아들이라지만.. 몰래카메라는 안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지적하는 분이 없다고 말씀하셨던데 저 역시 좀 당황스럽더군요. 일단 몰래카메라, 동영상 촬영은 아무 근거도 되지 못해요. 더구나 위법의 소지가 있는 작태를 벌였는데 이를 지적하기는 커녕, 근거도 안되는 동영상의 움직임을 보고 '디스크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무지를 드러내는 꼴만 되는 겁니다.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가 4급 판정을 받았다는 것도 별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되지 않습니다. 박원순의 아들이 군대를 가기 싫어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비판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면제를 받았냐.. 가 될 테니까요. 입영 연기를 하다보니 허리도 아프고 해서, 진단을 받아보았고.. 다행히(?) 디스크 진단이 나왔다면 이를 두고 욕할 수는 없다는 거죠. 이런 경우.. 은근히 꽤 있기도 하구요. 허리 디스크가 은근히 흔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또한 군대 면제나 공익판정은, 첫 신검이 쉽습니다. 재검은 훨씬 까다로워요.

기실 디스크는 성인 남성들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질환입니다. MRI 촬영 비용이 비싸고 통증이 심하지 않아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법적으로는, '신경을 누르기만 한다면' 4급 판정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웃긴건, 신경을 많이 눌러도 통증이 덜한 사람이 있고 조금만 눌러도 심한 사람이 있죠. 아마 염증 여부와 만성, 급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입니다만.. 그렇기에 디스크로 인한 면제, 공익 판정도 상당히 모호한 측면이 많습니다. 결국, 군의관의 자의적인 판단이 기준이 된다고 봐야죠. 그리고 어차피 신경외과 군의관이 판단을 합니다. 그렇기에 '병역비리 연루 의사의 진단서' 도 정황상 의심은 할 수 있지만 여기에 집착하는 건 핀트가 어긋난 거예요. 정작 중요한 것은 'MRI 필름' 이니까요. 그것만 공개된다면 간단한 거예요. 진단서는 그냥 참고사항이고 형식적인 겁니다. 그냥 '추간판 탈출증이다' 라는 의사의 진단명을 첨부한 것이고.. 군대 입대를 앞둔 환자라면, '이 상태로는 군대생활 못한다' 정도의 소견이 적혀있는 수준이에요. 군의관들 이거 대충 보고 무시해요. 혹여 자신의 출신 대학 교수라거나 대학병원 신경외과 과장, 연줄이 닿을만한 의사라면 무척 신경을 쓰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시민운동을 하고 정치를 꿈꾸었을 박원순이, (만약 불법이라해도) 아들의 군대 문제에 관여했다고는 생각들지 않습니다. 강용석의 헛발질일 가능성을 90%정도로 보고 있는데... 한가지.. 박원순이 참여연대 시절 이회창에게 했던 행동과 작금의 행동이 다르다는 것은 조금 실망스럽네요. 그냥 '간단하게 MRI 필름을 공개하지' 라는 생각 뿐입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서울시장 박원순, 참 마음에 들더군요..;;; 조금 더 마음을 넓게 써보세요~ 박원순 병역 비리 관련 글, 댓글들을 보자니.. 아크로가 망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몇몇 열성 꼴통들의 막 지르는 글들에 낚여서 판단을 잃은 분들도 많아보이구요. 효율적인 글을 쓰고, 건설적인 얘기들을 나눠도 부족할 판에 감정과 진영논리에 묻혀서 막 질러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참.. 씁쓸해지는군요.


+ 대충 몇가지 사안만 보고 글을 썼는데.. 좀 더 뒤적거려 보니, 의심의 근거로 나열된 것들이 황당한 수준이네요.. -_-;;;;

1. MRI는 아무 곳에서나 찍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2. 허리디스크 치료는 물리치료가 대부분이며 치료를 안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3. 진단서는 병역 판정에 있어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중요한 기준 아니에요.
4. 허위 진단서는 걸리기 쉽습니다. 어차피 군의관이 MRI보고 판단해요.
5. 허위 진단서가 통하려면 병무청이나 군의관과도 협력을 해야 가능한 겁니다.
(그렇기에 박원순의 MB정부 하에서.. 라는 말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6. 훈련소에서 허벅지 통증은 '몰랐던 디스크' 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7. 다시 말하지만 디스크 질환은 흔합니다. 4급 판정은 그리 어렵고 힘든 게 아니에요.
8. 공개 신검 요구는 바보짓이에요. 간단하게 MRI만 공개해도 끝납니다.
9. 3층 뛰어가고 의자정도 드는 걸로 의심하는 것 역시 바보짓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진단서는 근거가 안됩니다. 참고일 뿐이지, 아니 실상 참고도 안됩니다. MRI가 기본이고 절대적인 근거예요. MRI가 있었음에도 병무청에서 CT를 찍었다는 것은 그 MRI가 본인의 것이 맞냐라는 확인 차원에서 찍었을 겁니다. 일치 여부를 본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CT만으로도 충분해요. 오히려 병무청에서 CT를 찍지 않았다면 정황상 의심을 해야겠죠. MRI의 조작가능성이 있을테니까요. (참고로 CT나 MRI 둘다 디스크 여부는 판단이 가능합니다만 MRI가 훨씬 정확하고 자세히 나옵니다.) 예전 신검 때엔 MRI만 들고가도 면제나 4급을 주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EMG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법적으로 EMG가 의무화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EMG는 디스크 판단, 그 자체(특히 4급 : 돌출형이면서 척수, 마미총, 신경근의 부분 압박이 있는 경우)에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면제인 5급이라면 EMG가 주요 참고사항이 될 수 있겠군요. 엑스레이를 왜 안찍었냐고 묻는 건 더 바보짓입니다. 엑스레이에는 뼈만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