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언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습니다.

(수첩을 보고, 이름을 거론한 국장과 과장에 대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1)  이름을 직접 거명
 행정부 최고 수반이라는 사람이 특정부서의 국장/과장급 인사를 직접 지명해서 발언을 했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과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는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조직에서 명령 체계와 조직 체계가 있는데, 그거 다 무시하고 최고 책임자가 한참 하위직에 있는 인사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직접 저격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조직이 운영되는 방법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2) 나쁜 사람
그리고 이 공무원들을 비난한 방식도 어이없기가 그지없습니다.  무슨 구체적인 잘못이나 규정 위반을 내세운것이 아닙니다. '나쁜 사람'이랬습니다. 무슨 아들 친구 사귀는 것는데 "나쁜 애니까 놀지 마"도 아니고...  10살짜리 애들 보는 동화책 마냥 사람을 그냥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구별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좋다 나쁘다의 근거가 뭡니까?)  하다못해 세븐일레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도 "너는 나쁜 놈이니까 시급 깍는다." 뭐 이런식으로 말하는 사장이 있던가요.   


(3) "...하더라"
하더라 입니다. 하더라. 소위 '카더라.'
나쁜 사람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걸 자인하고 있는겁니다. 어디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말입니다. 대통령이 모든걸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자리는 여러사람 의견을 취합해서 듣고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다른 국정의 결정 상황도 이렇게  수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요?


(4) 수첩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보고서의 자료를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차라리 무슨 감찰 자료를 들고 이야기했으면 문제 소지가 적었죠.  어디선가 들은 정보인지 모를 정보를 적어놓은 수첩입니다.  사적인 채널을 통한 정보였는지 공적인 정보였는지. 신내림을 받은 자료였는지 알게 뭡니까. 대통령이 공식적인 라인 대신 "비선라인"의 정보와 판단을 신뢰하고 있다는 시그널입니다.

어떻게 이 짧은 한줄에 이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들어날 수 있을까요.

진짜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일화는 "나는 지금 외척들에게 휘둘리고 있음."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자백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 사건 그냥 힘으로 덮으려고 하면, 진짜 큰 문제가 이후 닥쳐올겁니다. 힘으로 덮으면  지금 문제가 되는 인물들에게 "봤냐 나의 영향력을? 대통령이 나 엄호해 줌 ㅋㅋㅋ" 하는 시그널을 주는 거 밖에 안됩니다. 

남은 임기 3년입니다. 저 인간들 3년동안 그 권력 유지하려고 갖은 애를 다 쓸꺼고, 크게 한탕하고 뜰 생각 할겁니다.   국가적으로는 큰 비극입니다. 

청와대는 좀 생각좀 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