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사건에서 가장 큰 논점은 언론의 자유, 그러니까 '취재원 보호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였다는 판단이었는데 3자 회동 결과가 기사화 되어 취재원 보호라는 가장 큰 논점은 사실상 사라진 것이죠. 

그 '최초의 제보자'가 (제가 어제 마지막으로 읽은 연합뉴스 기사에 의하면) '간단히' 밝혀진 것으로 보이는데 보도로만 판단한다면 과연 우리 언론들은 '언론의 자유'에서 '책임'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지 의아함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사건은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의 심각성은 다른데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 안보상업주의에 의거 '취재원 보호'를 악용하여 '확인할 수 없는 소식통'을 근거로 소설쓰기에 바빴던 조중동의 나쁜 버릇이 모든 언론으로 확산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나쁜 버릇의 피해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죠.


예를 들어, '삼성관계자가 이러이러했다'라는 보도에서 그 '관계자'가 실제 있는지 여부, 그 정보를 믿어야 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러이러하다'의 내용이 심각한 사안인 경우 당사자인 삼성에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허위임을 밝혀봐야 본전이고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삼성조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억울해도' 울며겨자먹기로 넘어갈 수 밖에 없겠죠.


이런 맹점을 알고 있는지 '취재원 보호'라는 당연한 권리를 악용하는 '기사 소설 써대기'의 확산은 우리 사회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암초로 작동하고 있고. 더우기 (제가 마지막으로 읽은 기사 전에 읽었던) 세계일보의 칼럼은 한국 언론의 양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판단하게 합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언론은 영원하다'라는 측면에서 저는 이번 사건에서 청와대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물론, 저의 입장은 어제 마지막으로 읽었던 '3자 대면 기사'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번 사건의 최고 쟁점이 되었을 '언론의 자유'와 '취재원 보호'. 


자연히 '리크게이트'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그 리크게이트 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취재원 보호.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에서 취재원 보호를 어디까지 허락할 것인가?'라는 뜨거운 쟁점이 되었던 이 사건에서 '보수적 논조'를 견지했던 워싱턴 포스트지의 취재원 공개와 '진보적 논조'를 견지했던 뉴욕타임즈지의 취재원 공개 거부. 그리고 그로 인하여 구속되었던 '뉴욕타임즈지'의 밀러 기자.


리크게이트 사건을 정윤회 사건에 대입하면 '취재원 보호'라는 당연한 이유 때문에 정권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겁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박근혜 정권의 인사정책의 난맥상' 에 대한 의혹제기였고 따라서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일 정권에서 '취재원을 밝히라'고 했다면 큰 사회적 저항에 부딪쳤을겁니다.


따라서 '최초제보자'가 밝혀지지 않았다면, 비록 국내언론들이 '언론의 자유'와 '취재원 보호'를 악용하고 있지만, 문제점 때문에 원칙이 훼손될수는 없다는 판단에서, 그래서 쟁점이 '최초제보자가 누구인가?'였다면 저는 당연히 세계일보의 편을 들었을겁니다.


그러나 '취재원 보호'를 언급하기도 전에 '최초의 제보자'가 밝혀졌고 그 이후에 밝혀진 것들은 아무리 '언론의 자유'를 옹호한다고 해도 편들어주고 싶지 않습니다.


언제쯤이면 이 땅에서 마음놓고 읽을 수 있는 신문이 생길까요?


(덧글 : 만일, 제가 박근혜 정권이 비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양비론으로 접근했을겁니다. 박근혜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근본 이유가 자신이 저질러놓은 인사의 난맥상인데 '진도개 소리' 운운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참, 뭐하자는건지)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