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에 '꼴꼬름'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졌다.


"응? 꼴꼬름이라는 단어가 있었던가? 왜 나도 모르는 단어가 머리 속에 떠올려지는걸까?"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꼴꼬름이라는 단어는 '없는 단어'였다. 그래서 '꼴꼬름'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진 문장 전체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더니 '껄쩍지근'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졌다. 그래서 '껄쩍지근'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이렇게 써있다.



"꺼림칙 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뭔가가 수상거나 탐탁지 못할 때 쓰이는 말"



내가 머리 속에 구상한 문장에서 등장된 꼴꼬름이라는 단어는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다시 적당한 대치단어를 생각하다가 '거시기'라는 단어가 떠올려졌다. 상황 설명이 애매모호할 때 애둘러 쓰는 말인 '거시기'는 나도 글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흐미~'와 함께 많이 쓰는 단어이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의 설명 또는 이해를 구할 때 또한 '내가' 양자택일을 해야만 상황이 종료되는 경우, '굳이 이런거까지 설명 또는 이해를 구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거나 '굳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데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우습지도 않은 상황인 경우' 나는 설명 또는 이해를 구하거나 양자택일 대신에 쓰는 표현이다.


"흐미~ 껄쩍지근하네요"


"참 거시기한게 거시기하네요"



사전에서 단어를 찾은 김에 '거시기'라는 단어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어라? 사전에 설명된 단어의 뜻은 내가 알고 있는 뜻과 일치하는데 그 어원은 다르게 되어 있다.



내가 기억하는 한, '거시기'라는 단어는 탈렌트 '김성한'이 KBS 일일드라마(드라마 제목은 잊어버렸다)에 출연하면서 썼던 단어이고 그 단어는 그 해 가장 유행하는 단어가 되었었다. 그리고 탈렌트 김성한씨가 호남사람이었는데 '거시기'라는 단어는 '상황의 모호함'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호남사투리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사전에 '거시기'는 호남사투리가 아니라 '표준어'라는 것이다. 



거시기는 호남 지방의 방언이라고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 '거시기'와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인 감탄사 '거시기'는 표준어로, 사전에 실려 있습니다.

(출처는 여기를 클릭)



왜 내 기억은 사전에 등재된 것과 다르게 되어 있을까?



가장 간단한 답은 탤런트 김성한씨가 호남사람이어서 내가 들어보지 못한 단어라 '호남사투리'라는 예단을 한 것이다.



물론, '거시기'라는 단어는 김성한씨가 언급하기 전에 들어본 기억이 없지만 '내가 들어보지 못한' '순수한 우리말 단어'가 한두개가 아닐 것이니 내가 예단한 것이 맞다....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분명 나는 '거시기'가 호남사투리라는 설명을 듣거나 또는 읽은 기억이 난다.



보다 복잡한 답은, 표준말이라는 특성 상 '거시기'라는 단어가 인구에 회자되면서 '표준말로 편입되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나의 '복잡한 답'이 정답임을 알려주는 설명은 없었다.



어느 것이 정답일까?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기록이 없거나 내가 못찾은 것일까?



참 상황이 꼴꼬름하고 거시기하다. 이럴 때 내가 쓰는 표현이 있다.



"흐미~"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