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 이미 보셨겠지만,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02/2014120200321.html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59)씨가 이른바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온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지난 4월 연락을 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일 밝혔다. 이재만 비서관은 지난 7월 국회 운영위에서 "2003년인가, 2004년 정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다"고 말했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0~11일 이틀에 걸쳐 청와대 공용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모르는 번호여서 받지 않았다"면서 "그 직후 '정윤회입니다. 통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고 했다. 그는 "당시 '정윤회씨가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했다'는 시사저널 보도로 정씨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화가 나 있는 상황이었고 순간적으로 고민하다가 받지 않았다"고 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어 "4월 11일 퇴근길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정윤회씨의)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이 비서관에게 '좀 생각을 해보고요'라고 답변했으나 정씨와 통화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4월 15일 홍경식 민정수석이 불러 가보니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며 그만두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4월 중순 세계일보가 보도한 청와대 내부 감찰 문건 유출에 대한 관리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이정도 까지 인터뷰를 했으면, 작정하고 말하고 있는거죠. 특히나 청와대에서 저렇게 강경하게 나가는데도 이렇게 까지 인터뷰를 했다는 건 말입니다. 조씨가 저렇게 까지 세게 인터뷰 할수 있는건, 분명 뒤에 믿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그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은 아닌거 같습니다.

적어도 조응천 전 비서관 -- 박 경정 -- 그리고 박지만씨 (시사 저널 기사를 빌어)쪽의 이야기는 서로 일관되고 있습니다. 시사 저널 기사는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의 증언으로 부터 cross check되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이렇게 강력한 기사가 나갔었음에도 박지만씨 족에서 시사저널에 정정보도 요청을 한다거나 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도, 박지만씨 쪽에서도 그 기사의 내용을 인정하고, 혹은 박지만씨 쪽에서 흘렸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야겁니다.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 정윤회가 박지만을 미행해서, 박지만이 빡쳤다.  (<== 알려진 사실) 
   - (아마도 박지만이 정윤회 털라고 청와대 비서관 조응천씨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 그럴싸한 추측) 
   - 그러나 실제 정윤회씨의 영향력에 관한 보고서가 작성되자, 오히려 그 보고서를 작성한 경정과 조 비서관이 오히려 실각했다.    (<== 알려진 사실)
   - 이후 이 보고서는 모종의 경로로 언론에 공개 되었다. (<== 알려진 사실) 
  
청와대의 반응은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정윤회씨는 청와대와 무관한 사람이고, 보고서가 유출된 사건이 사건의 본질이니 색출하겠다는 겁니다. 

근데, 그렇다면, 청와대에 말에 따르는 유일한 설명은 박지만씨가 허경영씨 만큼이나 대단한 과대 피해 망상으로, 아무 상관없는 민간인인 정윤회 씨를 공연히 걸고 넘어져서, 음모론을 꾸민 다음에, 청와대 비서관인 조응천씨에게 영향력을 발휘해서 자기에 망상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쓰게 했다는 겁니다. (박지만씨 아직도 약을 하시나요?) 이 호러 망상 쇼에 발을 맞추기 위해 게다가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언론사에다가,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고, 그 밖에 동아일보니 조선일보니 하는 보수 언론 또한 거기에 발을 착착 맞춰주고 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온 세상이 우리 히메 사마를 능멸하려고 연합하고 있어. 그리고 그 주범은 히메사마의 흐콰된 동생 크루세이더 킹즈2.

근데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와대에는 박지만의 영향력이 미치는 사람들 (아마도 조응천씨와 박경정)과 정윤회씨의 영향력이 미치는 사람들 (이재만 을 비롯한 소위 십상시라고 일컫어진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이들 사이에 파워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더 자연스럽게 듭니다.  그러니 이 파워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정윤회씨가 박지만씨를 견제하면서 미행 까지 하는 추태를 저질렀고 ... 이에 박지만씨는 정윤회씨를 견제하느라 조응천 비서관/박경정을 통해서 감찰 보고서를 만들었고 ... 근데 되려 정윤회씨 측에게 진압당해서 조비서관 박경정이 좌천되었고 ... 이에 (누군가에 의해) 이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 되고....

매우 멋진 권력 다툼의 개싸움의 현장을 보여주는 느낌이 들지 뭡니까.. 브라보. (그것도 이제 고작 집권 3년차 시작하는 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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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측 대응은 뭐 여전히 뻔합니다.
 -- 보고서 내용은 허위다. 이것은 모두 나를 능멸하기 위해 허위로 날조한거다.  (친동생 박지만 + 조비서관 + 박경정 + 언론사 + 여권 인사의 카트텔!)
 -- 김기춘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정윤회씨는 아무 관련 없다는 증거다. (조비서관이나 박경정이 날라간건 그냥 우연의 일치!) 
 -- 중요한 건 문서가 유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심각한 국기 문란이다. (그래서 무려 정상회담 비망록이 유출되었을땐 소 닭보듯 하셨습니까?)
 -- 정윤회씨가 박근혜랑 밀회했다는게 사실이더냐? (정씨랑 박대통령이 만나서 기도회를 하는 관계건, 떡정이 붙은 관계건 아무 상관 없는데요.)

앞으로의 영향은? 지난번 글에도 썼지만 뭐 정권이 날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비선 조직을 가지는 거 자체가 불법은 아니니까요. 정윤회씨 본인도 자기가 법을 어긴게 있으면 벌을 받겠다고 했던가요? 박대통령도 10년쯤전에 정윤회씨에 관련해서 비슷한 불만이 터져나왔을 때 범죄 저지른게 아닌데, 무슨 문제냐라고 했던적 있었다고도 들은거 같습니다.


근데 이런 사람들 이름이 나오기 시작하면 리더쉽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입니다. 정부가 공식조직에 의해 움직이는게 아니라, 아무 책임 없는 사람이 고급정보 접근하고,  영향력 발휘하고 그러면 파열음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본인도 최태민 목사와의 히스토리에서, 육영재단이니 새마을 무슨 회니에서 이 문제를 두세번 겪었었습니다. (그때마다 비극적으로 파열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런 문제가 또 생긴겁니다. 더 웃긴건 그냥 단순히 정윤회씨 혼자의 비선라인이 아니라 박지만씨와의 권력 다툼의 형태로 파열되고 있다는 겁니다. 

심각한 문제인데,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야권은 분열되어 있으니까 ㅋㅋㅋ'  하면서 은근 슬적 넘어가려고 하고 싶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근처에 큰 선거도 없죠. 한고비만 잘 넘기면 다시 박근혜 지지율 70% ㄱㄱㄱ 하면서 조마조마하고 계실 박대통령 지지자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슈의 생명력엔 한계가 있는 법이니까, 언젠간 이 이슈도 잦아들 겁니다. 

근데 이건 분명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냥 유야무야 억지로 힘으로 넘어가고 나면 나중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겁니다.  그건 확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