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서 새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한국에서는 내년 개봉이지만, 미국에서는 지난 주에 이미 개봉했습니다. 


예고편을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영화 내용은 가상의 도시, 가상의 근미래를 배경으로한 로봇과 소년을 소재로 한 공대 만화입니다. 주인공 히로 는 (부모님은 안계시고) 형 타다시와 함께 친적집에서 사는 어린 소년입니다. 그런데 히로는 로봇 공학에 있어서 천재적인 너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었지만, 사춘기를 맞아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형 타다시는 마찬가지로 로봇공학에 재능이 있는 청년으로, 근처 공대에 있는 로봇 연구실에 소속된 대학생입니다.  타다시는 방황하는 히로를 붙잡아서 자기 연구실을 보여줌으로서 히로에게 목표와 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공대의 길.  그러나 타다시는 연구실에서 일어난 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혼자 남은 히로가 타다시가 남긴 '의료' 로봇 베이 맥스 (Bay-Max)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 처럼 주인공들은 일본계입니다. 사실 그보다 좀 더 복잡한게, 이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곳은 "샌프란쇼쿄"라는 샌프란시스코와 도쿄가 섞여있는 것 처럼 생긴 가상의 도시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처럼 생긴 도시인데, (금문교도 그렇고 언덕길들도 그렇고), 군데군데 일본어로 쓰여진 간판들이 보이고, 도쿄를 연상시키는 철도와 건물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를테면 샌프란시스코의 좁은 골목에 들어선 가게 입구에는 일본의 고양이 장식이 달려 있고, 2층에는 다다미방이 들어서 있는 그런 곳입니다.   (꼭 높은성의 사나이에서 보여준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사회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근데도 꼰대 사회가 아니라니)


사실 빅 히어로 6는 원래는 미국의 만화회사 마블이 가지고 있는 만화 타이틀입니다. (그래서 마블의 상징 Stan Lee 아저씨가 이 만화에도 목소리 우정 출연을 합니다!)  원작 만화는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와패니즈 슈퍼 히어로 팀을 다루고 있지만, 이번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이름을 제외하고는 주인공들은  그런데 이번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버전은, 원래 만화 타이틀과는 차이가 많습니다. 미국 시장을 위해 현지화를 하면서, 디즈니 답게 미국적인 주인공로 교체를 했습니다. 캐릭터의 성격, 특히 주인공들과 메카닉의 배경과 성격도 완전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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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원작 만화 삽화. 해당 삽화는 일본계 작가가 작화를 맡아 그림체가 망가 풍이다. 원작 만화는 카툰네트워크에서 방송되어 히트한 Ben 10으로 유명한 만화 그룹인 Man of Action 이 창조했다.  )



 pic2.png


(디즈니 애니메이션 버전. ) 



이렇게 완전히 뜯어고칠 거면서, 굳이 '샌프란쇼쿄'라고 하는 가상의 일빠 공간을 내세우고, 일본인 주인공들을 내세운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로봇"을 소재로한 만화이기 때문에,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들에 대한 오마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당초 원작자인 Man of Action도 일본 만화 및 특찰에 관한 오마주를 자기네 작품에 자주 넣기도 합니다. Ben 10에 나온 주인공 변신 에일리언과 울트라맨의 비교 사진. 이쯤 되면 표절 아닌가?)

Z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쓴건 다름이 아니라, 이 만화의 주인공 히로의 방에 등장하는 어떤 소품에 관해서 입니다.  단순한 배경 소품 치고는 등장하는 빈도가 잦고, 화면 중앙에 나타나서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는 물건입니다. 다름아닌 벽시계이고, 그 벽시계는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clock.png


서양쪽 블로그에서는 마징가 Z에 대한 오마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한국에서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 혹은 그 사람들의 부모 세대라면, 뭔가 다른 것을 보게 됩니다. 즉, 한국에서 80년대를 보낸 사람이 저 사진에서 태권 V를 연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론 마징가에 대한 오마주라고도 말할 수 없습게 아닙니다. 태권 V 자체가 마징가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카피 현지화 만들어 진것도 사실이니까요.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en/e/e1/Robot_Taekwon_V_1976.jpg&align=right


(오리지널 태권V. 가슴의 V자. 위로 둘로 솟은 붉은 뿔. 동그런 덮개. 옆으로 뻗은 노란색 뿔.)


Z

(84 태권V. 위의 사진의 컬러링과 더 가깝다. 단 84 태권 V의 디자인은 마징가가 아니라 다른 일본 로봇 -쟈붕글-의 디자인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그럼 저 태권 V (로 추정되는) 시계 그림은 어쩌다가, 디즈니/마블 만화에 들어가게 되었을 까요? 제 생각에는 만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인(한국계) 스태프들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빅 히어로 6의 IMDB 정보를 보면 몇몇 한국계 인물들의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http://www.imdb.com/title/tt2245084/fullcredits?ref_=tt_cl_sm#cast


Seunghyuk Kim ... visual effects artist

...

Jang Chol Lee ... set extension artist

...

Heekyung Shin ... lighting and compositing artist

...

Sang-Jin Kim ... character design supervisor

Shiyoon Kim ... lead character designer

Suzan Kim ... modeler

...

Youngjae Choi ... animator




물론 100명도 넘는 크래딧중에 저 사람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조금 더 직접적인 힌트가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중 하나인 GoGo 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입니다. 원작 만화에서 일본계 인물이었던 이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한국계 후손"이라고 설정이 고쳐졌습니다.


http://disney.wikia.com/wiki/GoGo_Tomago


Character designer Shiyoon Kim designed GoGo Tomago to be of Korean descent, with a specifically Korean body shape in mind. GoGo's design was based on the tough Noona (meaning "big/older sister") stereotype in Korean culture, combining it with San Franciscan bike messenger culture. She also intentionally made GoGo's design different from the typical Disney female proportion, giving her more of a Korean "radish ankle" body-type, which refers to the shape of the calf, which is short and resembles a Daikon radish in shape


캐릭터 디자이너 김시윤씨는 고고 토마고를 한국계 후손으로 특히 한국인들의 체형을 염두해 두고 디자인했다. 고고의 디자인은 한국 문화에서 터프한 '누나'의 이미지에 기반을 두고, 여기에 샌프란 시스코의 바이크 배달 문화를 합쳐서 이루어졌다. 김시윤씨의 디자인은 일부러 고고의 디자인을 전형적인 디즈니의 여주인공들의 비율과는 다르게 만들어서, 한국식 무다리 (장단지의 모양이 동양 무의 형상을 닮았다는 뜻) 를 주었다고 한다.


국뽕이라고 보기엔 뭔가 미묘하다. 본문의 대명사를 보면 김시윤씨가 여성이라는데 함정 


    (실제로 고고의 음성은 한국계 배우인 제이미 정 (http://www.imdb.com/name/nm1512166/?ref_=ttfc_fc_cl_t5) 이 담당했다. 참고로 주인공의 형 타다시의 음성은 다니엘 헤니.)


여기까지 놓고 봤을때 저 시계 디자인이 84태권브이를 닮게 된데는 우연 이상의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