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 검찰 체면이 말이 아니군요.


이석기 재판 1심 무죄 선고, 권은희 재판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한 선고 결과 그리고 세월호 재판에서 '3대 쟁점'이 무참하게 무너졌습니다. 판결문을 보고 이야기하는게 맞겠습니다만 언론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이건 무너져서는 안되는 부분에서 무너졌다는 점에서, 언론의 보도를 '여과없이' 인용하겠습니다.


재판부는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지적
(기사 전문은 여기를 클릭-이하 동기사에서 인용)


편파 왜곡 보도가 한국 언론의 '사명'인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설마 이 부분까지 왜곡했겠습니까? 제가 검찰이라면, 저런 이야기나 듣고 자빠진 조직에서 옷벗고 나오겠습니다. 정말, 뭐하자는건지.


한명숙의 빨대수사에서부터 돌출되기 시작한 무리한 기소로 점철되기 시작하는 검찰......


글쎄요..... 대한민국 검찰이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딱 한번 개선된 적이 있었죠. DJ정권 때인지 아니면 노무현 정권 때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세간의 비야냥에 여성인권단체에서 '시녀'는 여성비하적인 발언이라는 항의가 있고나서부터 검찰은 이렇게 불려졌죠.


'검찰은 권력의 하수인'


제가 기억하는 한, 대한민국 검찰이 '딱 한번' 개선된 부분입니다.


그럼 3대 쟁점이 어떻게 '무참하게 깨졌는지' 살펴볼까요?



첫번째 쟁점,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 '입증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모르는 검찰'

위에 인용한 '입증 책임은 주장자에게 있다'에 해당하는 대목입니다.

박 기관장을 포함해 이준석 선장, 1·2등 항해사 등 4명에게 적용된 승객 살인 혐의는 모두 무죄 판단이 나왔다. 핵심 판단 근거는 선장의 퇴선명령 유무였다.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퇴선 명령에 대해 재판부의 답은 "있었다"였다. 

조타실 승무원 5명이 "선장이 퇴선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입을 맞춘 것"이라고 공방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정황 상 퇴선 지시가 있었고 검찰은 의심할 뿐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전혀 제출하지 못했다고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1970년 남영호 침몰 사고 이후 34년만에 침몰 선박 선장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한 검찰의 기소는 결국 무리했던 것으로 판명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인 김기춘의 빽을 너무 믿은 것일까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직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당시 김기춘이 담당 검사였던 '문세광 사건'이 생각나는군요. '증거주의'라는 아주 기초적인 형식조차 갖추지 못한 검찰의 이 드러운 버릇은 언제나 없어질까요?



두번째 쟁점,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 '법 조항도 독해 못하는 검찰'


두번째 쟁점이었던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승무원 15명 전원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난구호법 18조는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과 승무원은 요청이 없더라도 조난된 사람을 신속히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입법취지 등으로 미뤄 세월호처럼 조난 선박 자체에 탄 승무원들이 아닌 충돌 등의 경우에서 상대방 선박 승무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가 판단한 근거인 수난구호법 18조를 아래에 인용합니다.

제18조(인근 선박등의 구조지원) ① 조난현장의 부근에 있는 선박등의 선장·기장 등은 조난된 선박등이나 구조본부의 장 또는 소방관서의 장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때에는 가능한 한 조난된 사람을 신속히 구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제공하여야 한다. 다만,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은 요청이 없더라도 조난된 사람을 신속히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② 구조본부의 장 또는 소방관서의 장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선박등의 선장·기장 등은 구조에 착수하지 못할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유를 구조본부의 장 또는 소방관서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위에 파란색 마킹을 따로 했습니다만 기본적인 독해력만 있다면, 법지식이 없어도 구조지원을 해야할 의무가 누구인지를 아실겁니다. 정말, 법을 전문적으로 배운 검찰이 법조항 독해에도 후달리는 이 현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세번째 쟁점, 사고 지점의 상황... '불리하면 우겨라'

또 다른 쟁점이었던 사고 지점이 좁은 수로 또는 사고 위험이 큰 곳이어서 선원법 9조 상 선장의 직접 운항 지휘 의무가 있는 구간이었는지 판단에서도 검찰은 체면을 구겼다.

검찰은 애초 사고 지점이 협수로라고 주장했다가 "폭이 10㎞가 넘는다"고 변호인이 반박하자 "사고 위험이 있는 구간이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부분은 기사처럼 검찰이 입장을 바꾼게 아니라 '사고 위험이 큰 곳'에서 '사고 위험이 있는 구간'이라고 수위만 낮춘 것일 뿐 검찰의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죠.


뭐, 폭이 10KM가 넘어도 사고 위험이 있는 구간일 수 있습니다. 운전하다 보면 '사고다발지역'이라는 푯말이 붙여진 도로를 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주행에 좋은 장소라 왜 사고다발지역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곳이 종종 눈에 띄니까요.


왜 사고위험이 있는 구간인지 검찰이 입증을 해야합니다. 제가 든 예에서처럼 이해 안되는 도로 상의 '사고다발지역'은 최소한 통계에 의하여 입증된 것입니다. 해상이 아니라 도로도 협소한 곳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더 높겠죠.


즉, 검찰은 '협소한 곳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많다'라는 '상식적인 주장을 했습니다'. 예, 이 부분은 맞습니다. 그리고 (아마도)이 부분은 검찰의 주장이 타당하다...라고 판사도 받아들일겁니다. 문제는 변호사의 반박에 의하여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검찰은 사고지점 현황도 파악하지 않은 채 주관적으로 재단한 후 주장하다가 그 재단한 것이 구체적인 입증으로 깨지자 말을 슬쩍 돌려치면서 입장을 고수한겁니다. X고집을 부린거죠.



도대체, 검찰의 이 못된 버릇......

최근의 검찰의 이런 무리한 공소... 그리고 형편없는 입증 내용....... 그들은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받을 때 '사법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대한민국 검찰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받아 나도 사법살인할거야'라고 다짐이라도 하는 모양입니다.



문득, YS정권 시절에 전두환,노태우 518관련 공소 사건이 생각나는군요.


당시 대통령이었던 YS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자 지레짐작으로 '검찰에는 공소권이 없다'라고 천명하던 그 검찰이 YS가 입장을 밝히자 부랴부랴 대통령 뜻을 떠받들던 그 추잡한 행위.


이참에 권력의 시녀에서 권력의 하수인으로 탈바꿈한 검찰의 각오를 진작하기 위해서라도 '사법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라도 한편 제작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씁쓸하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