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딱히 근거가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감입니다.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가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음 대선에서 안철수가 대통령은 커녕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도 매우 작은게 현실입니다.게다가 지금 안철수는 다 쪼그라져 있고, 세력이란게 없는 단기 필마 일개 초선 국회의원이죠. 단순 지지율도 한자리수 7%던가? 야권 1위도 아니고.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 나중에 선거에서 불을 붙였을 때, 타오를 수 있는 폭발력 혹은 잠재력을 가진 사람은 야권에선 안철수 밖에는 없다는 뜻입니다. 

별 다른 이유 없는 감입니다. 그렇지만,

1. 현재 구도상 무난한 후보끼리 붙으면 당대당 싸움에서 이길 도리가 없는 새민련의 완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근데 총선이면 몰라도, 대선이면 결국 후보자 인물 싸움이 됩니다. 시닉스님 맨난 말하는 것처럼 인물이 제일 중요해 지겠죠. 

3김 시대 이후로 노무현이건, 이명박이건, 박근혜건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야기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안철수는 자기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에 교과서에도 올랐던 인물이니까요. 현재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서 그런 스토리를 가진 사람은 여야 막론하고 안철수 말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의사였던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게 국민 백신이 되었다. 그걸로 IT 벤처를 차려서 성공했다. 이후 학교에서 교수를 했다. 그리고 정치권에 들어가서 야당 당수까지 했다. 자기 인생 가지로 이런 스토리 쓰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김무성? 정치 덕후 말고 이사람 어디서 뭐하던 사람인지 아는 사람 누구있습니까. 그냥 부산 출신 여당 정치인이죠.  김문수? '나 도지사요.' 이거로나 유명하죠. 그 전 과거는 오히려 운동권 경력인데, 그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정몽준.  본인이 스스로 기업을 이룬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이룬 사업 일부 물려받은 사람이라는 이미지 입니다. 2002년 월드컵도 이젠 옛날이고, 월드컵의 주인공은 히딩크였지 정몽준이 아니었습니다. 

문재인. 노무현 친구라는 거 말고는 내세울게 없었습니다. 결국 "안티 새누리"의 아이콘으로 지난 대선을 치뤘는데 그건 상대가 박근혜라고 가능했었습니다.  게다가 대선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지난번 대선 후보였다는 인간이 당내 리더쉽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어디 숨어서 뺀뺀히 놀다가 이따금 헛소리나 해댄게 전부가 아니었습니까. 

박원순. 그 나마 약간 이야기 거리가 있죠. 시민단체의 대부.  재능 기부, 아름다운 가게...민선 서울 시장.  근데 이 이야기가 과연 우리나라 대중이 원하는 이야기인지는 조금 의문시 됩니다.  일단 아름다운 가게니 하는건 우리 생활과는 좀 거리가 멀고 다른 이야기 같습니다. 시민단체에 대한 이미지는 관변단체 수준 혹은 정당 외곽 조직으로 격하된지 오래고요. 남은건 서울 시장인데, 임기중 쇼는 좀 하는거 같았지만 딱히 임팩트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다고 봅니다. 

지금 박원순에 대한 지지는 개인의 인기라기 보다는 야권 1위 후보자에 대한 몰아주기 (+ 완전 강성 운동권/친노 이미지는 아니다)라는 점에서 나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계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합니다. '

2. 안철수의 이미지는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권의 역할의 상과 부합합니다.  일단  87년때 민주화 자기가 다 시켰노다고 나서고 다니는 486 운동권 출신이 아닙니다. (다음 선거때 87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30살이 됩니다.)  민주-반민주 투쟁 구도 만들어놓고, 강경 투쟁 하는척 하면서 자기들 잇속이나 챙기는 거 처럼 보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냥 사법고시 나와서 판/검사 하던 흔한 율사 출신 정치인도 아닙니다. 반대로 의사건 IT 벤처사업가건, 서울대 교수건, 무엇보다도 전문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 입니다.  지금 정치권에 대한 가장 큰 열망은, 민주-독재, 친일-친북 이런 결말 안나는 레토릭 싸움 그만하고, 좀 전문성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나라와 사회의 방향을 좀 리드하라는 겁니다.  그런 열망에 가장 가깝게 보이는 인물상이 안철수 입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는 지역색이 옅습니다. 부산 출신이지만, 부산 사투리 시끄럽게 쓰지도 않습니다. 호남에다 대고 반성하라고 일갈부터 하던 사람도 아닙니다.  특정 지역표 얻어와야 한다고 특정지역에 예산 몰아주기 할 사람 처럼 보이지 않는단 말입니다. 지역문제를 단순히 '영호남 지역감정'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면서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건 장점입니다. 특히 부산이건 광주건 시골 취급하는 수도권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3. 안철수는 민주당이랑 합당해서 들어온게 패착이라고 말들 하시지만 전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외각에서 당만 흔들고 있었으면 그냥 제 3세력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있었지, 야권 대표자리의 자격은 평생 주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제 3 세력은 절대 대통령이 안된다는게 몇번이나 증명되었으니까요.

망했건 어쨌건 간에, 안철수는 야당 대표 까지 했습니다. 이젠 누가 봐도 야당 사람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혹시 새누리당 스파이 내지는, 저러다가 새누리당으로 확 가버리면 어떻하나 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었죠. 그런 이미지 가지고 있게 되면, 야당 지지자들은 결국 제3 세력 말고 야당에 표 몰아주게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야당 대표 하면서 고생하고 밟히는게 눈에 보이지 않았던가요.  합당하자 마자, 친문 초선 비례의원들, 강경파들 꺅꺆거려서 날개부터 꺽으려 들었습니다. 애당초 참패가 예상되던 지방선거 선방해냈지 않았던가요. 세월호 사건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작 강경파들에 위세에 이끌여 세월호 사건 전면에 내걸었던 재보선에서는 오히려 참패했죠. 야당 당대표 주제에 자기 사람 공천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두손 두발 들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패배의 책임을 피하지 않고 물러났죠.

등뒤에서 총맞고 물러나는 모습, 그리고 수숩을 하기 위해 올라온 박영선의 등 뒤에도 똑같이 총질하던 모습이 되풀이 되면서, 지금 야당의 더러운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버렸습니다. 지금 야당 주류와 (그 열성 지지자들은) 어떻게는 모든 오물과 책임을 안철수에게 넘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중들은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다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이쯤되면 정계 은퇴하거나 탈당하거나 적어도 외국이라도 한 일년 나갔다 올 것도 같은데, 그냥 야당 초선 의원으로 남아서 의정 활동하고 있습니다.  뭐 애당초 모범생 스타일이었죠. (전 모범생 스타일 취향입니다. 이런 똑똑한 사람들, 카리스마가 없어서 리더 되기가 어려운거지 진짜로 리더 시키면 일은 참 잘 하거든요. )   

마지막으로 이렇게 몰락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몰려들었던 거짓된 사람들은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동안 안철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야 뭐 거의 전부 그를  이용해 먹으려던 사람들 뿐이었죠. 이런 사람들과 준비되지 않은 안철수가 정권이라도 혹시 잡았다면, 그거야 말로 더 불행한 일이었지 않나 합니다.

어짜피 평생 꽃길만 걸어가는 정치 지도자는 없습니다. 지금의 안철수는 "인기만 있던 정치적으로 모호한 새내기 정치 초보"에서 "진정한 야권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이 사람이 성장을 마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끝까지 버텨낸다면, 마지막에 대중적 지지를 광범위하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야권의 정치인은, 제가 봤을때 지금으로서는 안철수 뿐입니다.


4.  그리고 그건 저 뿐만 아니라 지금 야권 주류 정치인들과 그 열성 지지자들도 아주 잘 알고 있는거 같습니다. 뻑하면 안철수 밟으려고 기를 쓰고 달려들더군요. 아직도 "지방선거 패배는 안철수 때문", "세월호 특별범 지지부진한 것도 안철수 때문" ... 주문을 외우면서 말입니다. 

근데 그거 아십니까. 안철수 처음 나왓을 때 정치인들이 다들 "개인 안철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안철수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말해놓고서는 정작 안철수 현상에는 관심 없었고, 개인 안철수를 죽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죠.

역설적으로 그랬기 때문에 개인 안철수가 여전히 살아있는 겁니다. 진짜로 안철수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서, 그 현상이 말하는 것 = 야권의 주요 세력을 현재 운동권/참여정부 에서 양심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교체하는 일에 열심히 했다면, 개인 안철수에 관한 관심은 이전에 사라졌을 겁니다.

그렇지만 지금 야권 주류는 그럴 수가 없었죠. 그건 자기들 기득권, 생존 수단을 버리라는 말이었으니까요.

아마 지금 야권 주류 세력의 교체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아무리 개인 안철수를 핍박하고 몰아세우더라도, 제2, 제3의 안철수가 나타나던지, 아니면 야권이 평생 집권 못하던지 하는 일이 반복 될것입니다. 

근데 지금 야권 주류 세력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