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건과 세월호 사건에는 두 개의 공통점이 있다.


"부모는 죽으면 땅에 묻고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라는, 대한민국 부모들, 아니 그 부모들 자식들의 정서까지 흔들게 했다는 것이 첫번째 공통점이고 두번째는 바로 '직업윤리 의식의 부재'.


첫번째 공통점은 비유하자면, '유영철의 연쇄살인 사건'은 비교도 안되게 여론을 더 흔들었다. 그래서일까? 언론에서 세월호 선장의 경우는 사형 구형 '예상'이라는 '과감한'(?) 언론의 추측 보도가 난무한다.


두번째 공통점은, "징집 당한 사병에게 왠 직업윤리라는 궤변?'이라고 하겠지만 징집은 대한민국 법률에 의하여 집행되는 것이고 직업군인은 물론 사병들에게도 군인으로써의 직업윤리 준수는 의무이다. 


'전장에서 적군을 사살하는 것'이 의무이자 직업윤리이고 또한 사병 역시 지휘관의 즉결총살의 대상이 된다는 것(*1)은 바로 '직업윤리 준수'가 의무사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병은 '유사 시 전장에서 전력을 극도화시킬 방법에 대하여 평상 시에 강구해야 함'은 의무 사항이고 윤일병 사건은 이런 의무사항을 저버린 것이다. 즉, 군대에서 사병들에게 '후임들에의 제도적인 배려를 고려하는 것'은 단순히 군 부대 내의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선, 군사 전략/전술적인 차원의 고려이다.


만일, 기본적인 직업 윤리의식만 있었다면, 윤일병 사건은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세월호 사건의 경우에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분명 있었지만 오히려 현장에서 승객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려는 노력 때문에 '가슴 아픈 일'과  '훈훈한 미담'이 섞여져 우리에게 전해졌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들의 '고민의 지점'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나는 사형 폐지론자이다. 그리고 이 두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들'에게 과연 사형집행이 최선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라는 대한민국에 내려진 타이틀(?) 따위가 아까운 것이 아니다. 그런 타이틀은 옆집 똥개에게나 던져주라. 윤일병 아버지의 '사형집행을 하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라는 절규 앞에서 이런 타이틀은 오히려 위선적이기까지 느껴지니까.


그러나 사형집행이 전부일까? 물론, 사형 확정 판결이 반드시 사형집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20일 사형집행을 마지막으로 DJ정권 내내 시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금까지 사형집행은 단 한건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은 여전히 법정 최고형은 사형이고 2010년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는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관련 자료는 여기를 클릭) 따라서, 사형 확정 판결이 반드시 사형집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다른데 있다.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인한 법집행의 완고함이 증폭될것이라는 점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사형 집행의 역사'는 '편견이라는 괴물'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순을 기록한 역사'이다. 미국의 경우,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범법자들 중'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의 범인들' 중 흑인이 대다수라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과연 , 대한민국은 편견에서 자유로운 나라일까?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최소한 OECD 국가들 중에 우리나라만큼 편견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고 본다. 그런 편견이 가득찬 사회와 사형 집행이 맞물린다면?  그들에게 사형 구형을 넘어 사형집행이 이루어진다면 그 위험부담은 이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가 고스란히 지게 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20년을 넘어서야 DNA 기술 때문에 무죄로 판결이 번복된 사례도 있지 않은가? 만일, 그에게 사형집행이 이루어졌다면? '무죄를 주장하던 피고'를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든, 일본 사법 역사의 오점으로 남았을 것이다. 


물론, 물론, 이 두 사건의 주동자들은 확정범이다. 그들은 스스로 그들의 죄를 자백했으니까. 그런데 모든 사형 집행 사건에서 과연 '확정범'만이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질까? 우리나라 역시 '조봉암 사법살인'이라던가 또는 '인혁당 사법살인'이라는 사법 역사의 오점들이 있다. 그리고 이 사건들은 '법의 집행'에 있어서 '법의 정신보다는 편견이 지배했던 사건'이다.


편견이 가득찬 대한민국. 아직도 '법의 집행'에 있어 편견에서 자유롭다고 자신있게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대한민국. 과연 '당신은 대한민국은 법의 집행에 있어 편견에서 자유롭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이 두 사건의 주동자들의 사형집행(세월호의 경우 사형으로 판결이 나는 경우에)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더 중요한 것을 놓칠 것이다 첫번쨰는, 법의 집행에 있어서 전근대적인 방식이라는 '복수동태법'의 재현이고 두번째는 편견이 가득찬 사회와 맞물려 야기될 '염려스러운 파장'이다.


환언하여 내 주장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대한민국이 편견들에서 상당히 자유스러운 나라였다면' 이 두 사건의 주동자들이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후에 사형 집행 여부는 내 관심사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1 : 전장에서 지휘관의 즉결 사형 조항은 625 당시 지휘관의 직권남용의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세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고 또한 확인하지 않았는데 즉결 심판 조항 자체가 없어지지 않은 것은 직업윤리의 강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기술한다.


덧글) 문득, 윤일병 사건의 주동자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또한 세월호 선장 역시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자식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이 떠올려진다. 값싼 '온정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윤일병 아버지의 절규를 들었던 그 윤일병 사건 주모자의 부모들은 '그래, 내 아들은 사형 당해 마땅하다'라고 생각했을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