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라고라 님은 논지 전개 방식이 과격하다는 인상을 준다.

자신이 옳다고 보는 가치를, 그 풍경을 해석하는 눈이 채 정립되지 않거나 흐릿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 가치를 전파하면서, 하필 격한 표현을 쓰기 때문에 호소력이 떨어진다. 격함은 필요하지만 약방의 감초가 아니라 양념이다. 
여자들에게 간 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겠다 싶다. 나는 여자들이 싫지만 간 보는 재주를 높이 산다.
격함이 지속될수록 원래 의도했던 효용은 줄어든다

그럼 미투라고라 님은 왜 과격한 수식어를 써서 논지를 펼칠까?

미투라고라 님처럼 좌파? 학생운동 경력이 있고 호남 출신으로서 고등학교나 대학교 즈음에 상경한 40-50대 호남 출신 수도권 거주자들은 어느 정도 지역 차별 정서를 나누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처한 상황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호남에서 나서 줄곧 호남에서 지내는 이들이 느끼는 지역차별과 호남 외 지역 호남인이 느끼는 지역 차별은 좀 차이가 있다고 봐야. 호남에 있는 이들이야 정부 재원 분배에 대한 차별을 크게 볼 테고 실제로 지역차별을 피부로 느끼는 이들은 특히 수도권/영남에 있는 출향 호남인들이다.

(지역차별의 원형은 텃새에서 찾아볼 수 있지 싶다. 면역학에서 말하는 이물질에 대한 항체, 생래적인 거부감 같은 것. 앞에 있는 저 존재는 특이하지만 우리와 닮은 점이 있다. 그런데 위험한지 이로운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일단은 기피하고 보자는 공포에서 나오는 회피 심리. 그런데  인구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의 주거지 이전이 빈번해지면서 그 텃새는 양질전화를 거쳐서 지속적인 차별로 탈바꿈해서 사람들을 억누른다)

미투라고라 님은 나처럼 외지 생활을 많이 하지 않은 호남인에 비해 생활하면서 지역 차별을 많이 겪었고 나같은 부류가 영남, 호남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엔 사람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겠냐고 물타기를 하면 나이브?하다고 지청구를 할 법도 하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라는 말이 나올 테니 자기 말 들으라고. 왜 우리 이명박 씨가 이야기 하지 않았나. "내가 전에 해봐서 잘 아는데" ^^
나와는 직접 경험자와 간접 경험자라는 차이가 있는 셈인데 이건 생각보다 큰 차이이다. 경험은 책을 읽거나 방송을 보는 것과는 다르니까.

과격한 이유 중 다른 하나는 미투라고라 님의 사생활의 평온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 이건 뭐 그 나이 즈음이면 그렇지 않겠나 하는 짐작. 일상을 꾸리는데 크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던 일을 그만두다시피 하고 지역차별 극복 운동에 나선 이상 현실적으로 가장 큰 걸림돌은 물질의 부족이다. 무언가 도모하려면 자원(사람들, 경제력)이 필요한 법인데 그게 부족한 상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빨리 보이고 싶어 조바심을 내다보면 작은 일에도 쉬이 흥분하게 마련이다 사람이 보통. 분한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참고 부드럽게 나가는 게 상선.

나는 미투라고라 님이 전업 활동가 형태로 차별 극복 운동에 나선다는 귀동냥을 하고선 그럼 지치기 쉬울 거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정치 차원의 차별 극복보다는 문화나 일상(?) 차원에서 극복 운동을 하는 게 낫지 않다 싶어서. 긴 호흡으로 문화나 일상 차원의 운동을 펼치는 것이 종래엔 정치인들과 보통 사람들을 움직이는 바탕이 아닌가 싶고.

미투라고라 님이 차별 극복 운동의 일선에 나선 건 십분 환영하지만 어떤 지향을, 가치를 위해서 자신의 일상을 버리는 선까지 나아가는 것 같아 좀 걱정은 된다. 물론 일상을 유지한다는 건 부유한 어떤 생활을 누리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삶.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저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을 감수하고서 지향해야 하는 가치는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 보인다(이건 지금 한국이 물질적으로는 어떤 궤도에 오른 상태라고 보니까 하는 말). 누군가'들'의 희생으로 많은 이들이 일상의 평온을 누리게 된다는 건 탐탁치 않다. 나는 그 누군가들에 속하고 싶지 않다. 절대!! 지역차별은 차별이고 일단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하니까. 나는 내가 제일 중요하다. 가족보다도 내가 중요하니까.

딱히 비유를 하자면 미투라고 님 따위는 최일선 전투지에 있고 나같은 부류는 고향의 장삼이사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등에 양식이랑 무기를 짊어지고 전장터로 운반하는 말단 보급병으로 간혹 징발?될 수도 있겠다. - 그러니까 설라무네, 이 참에 여튼 나는 닝구가 아니라고 못박아 둔다. 딱히 호남 사람이라는 의식도 박하다.

잘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 하는데, 무지개는 좇을수록 멀어져만 간다. 미투라고라 님 스스로 행복해야 차별 극복 운동이 좋은 결실일 맺지 않나 싶다. 할 거 다하고 미루어 뒀던 거 한다는 심정으로 차별 극복 운동을 하면 좋지도 않을까?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어떤 운동을 하는 이들이 하는 말보다는 그 사람이 안온한가 얼굴 표정이 평화로운가, 먹고 사는 거 지장 없어서 여유가 있는가 그런 걸 더 높이 친다. 내용 자체엔 별 관심 없고 잘 모른다. 절대 대중을 믿지 마시라. 믿었다간 무척 가심이 아플 일을 겪게 된다는 게 내 생각. 대중은 철저히 자기 이익에 복무한다. 나이는 어디로 자셨는지 그 나이에도 대중의 교활함을 모르실까? 대중은 곧 흔히 접하는 바로 이웃 사람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자기 배가 부르고 몸이 편안해야 차별 극복 운동도 잘 되는 법이다. 예를 들어서 차별 극복 모임을 하더라도 풍족한 식사 한 끼, 편안한 잠자리, 기본은 하는 장비들을 갖추는 건 중요하다. 호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누릴 것들. 뭐 조재현 씨가 어떤 문화 뭐 이사장 하면서 판공비로 넉넉히 쓰지 않는가. 극복 운동하면서 그런 수준은 아니래도 기본은 누리는 게 낫다고 본다. 고행의 길을 걷는 외로운 투사의 이미지는 한물 갔다.

미투라고라 님이 평소 대척점에 있는 이들에게 다는 댓글(!!)이 과격하고 뻣뻣할수록 나같은 장삼이사가 내는 후원금은 줄어든다 ^^

돈 없이는 차별 극복 운동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무수한 장삼이사들의 협박에 잘 대처하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부디 극복 운동에 앞서 먼저 쩐의 전쟁에서 승리하시길.

첨...그리고 이제 달란트 이야기.
다들 맡은 역할이 있는 것이다. 역할의 높고 낮음으로 볼 게 아니라. 딱 봐서 굳이 상대하지 않아도 될 상대들은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낫다. 그런 상대들에겐 또 천적이 있어서 나서는 법이니까. 층위에 따라서 익숙하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나서서 상대하게 마련이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려다 보면 그렇게 격해지는 법. 자기 맘 몰라 준다고...여고생도 아니고(험험).

첨2. 미투라고라 님으로 대변되는 지역차별 극복 운동 세력은 호남 차별이라는 특수성이 모태가 되지만 보편(모든 차별)을 지향해야 하고, 맞은 편에 있는 이들(딱히 규정하긴 어렵다)은 일반론이 모태가 되지만 특수(피부로 느끼는 호남 차별에 대한 이해)를 지향해야 한다. 양자가 그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상선.

첨 3. 사람은 동물이다. 종교의 신이나 지도자, 속한 땅이나 조직의 상징을 훼손하거나 비웃을 때 같은 무기로 맞받아치고 싶은 욕구가 이는 건 동물에게 당연한 일. 그 각인은 한참 나이가 들어야 엷어진다. 어지간해서는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