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 앞두고 담벼락에 썼던 글인데 문득 생각이 나서. 

여권과 조선일보가 만들어내고 진보/친노들이 받아서 확대 재생산한 <호남의 투표는 지역주의 탓> 이라는 선동과 그에 기반한 <지역주의 양비론> 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호남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일부 담벼락스러운 어투를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

업무관계로 알게 되었다가 나중에 초등학교 후배인 걸 알게되서 급 친해진 놈이 있다. 참고로 나는 서울에서 고향 초등학교 후배를 처음 봤다. 나이는 30대 초반. 지난 대선때 문재인을 열렬하게 지지하길래 언젠가는 나랑 한따까리 할 거라 예상. 이름하여 전형적인 호남노빠. 노무현이라면 껌벅 죽는다. 그리고 결국 단 둘이 술자리에서 마주 침. 지방선거 관련 정치이야기가 몇순배 돌다가...

나 - 너는 호남에 지역감정이 있다고 생각해? 
후배 - 당연한거 아닌가요?

나 - 그럼 호남에서 문재인을 80~90%로 지지한 것도 지역감정때문이라고 생각해? 
후배 - 솔직히 지역감정이 아니면 그럴 수가 없잖아요?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나 - 그럼 너가 문재인을 지지한 것도 니가 전라도라서 지역감정때문에 그런거야? 
후배 - 에이. 그건 아니죠. 

나 - 그럼? 
후배 - 문재인이 되야 서민들이 좀 더 살만해지고 박근혜가 되면 나라가 개판될거 같아서 블라 블라

나 - 그러니까 너는 지역감정으로 지지한거 아니지만 다른 호남사람들은 그렇다는 이야기네?
후배 -  저같은 사람도 있고 지역감정으로 무조건 2번 찍는 사람도 있지 않겠어요? 

나 - 그럴수도 있겠지. 그런데 너 이번에 박원순 찍을꺼야? 
후배 - 당연하죠. 정몽준 따위가 어찌... 

나 - 너도 남들이 볼 때는 니가 전라도라서 지역감정으로 무조건 문재인도 찍고 박원순도 찍는거로 보일텐데? 
후배 - 듣고보니 그렇네요. 그런데 그건 사람을 잘 못 보는거죠. 선입견. 

나 - 그럼 타지역출신이 박원순 지지하면 뭔가 생각이 있어서 찍는거고, 전라도출신이 박원순 지지하면 전라도라서 찍는거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후배 - 그건 말도 안돼죠. 

나 - 너는 아까 호남은 지역감정 때문에 2번 찍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랬자나.
후배 - 그랬죠. 

나 - 누가 너한테 "전라도라서 2번 찍는다" 그러는건 안되고, 니가 다른 사람들을 "전라도라서 2번 찍는다" 그러는건 괜찮고? 
후배 - 듣고보니 형 말이 맞는거 같긴 한데, 그래도 90%는 너무한거 맞잖아요. 그거 이용해서 주구장창 국회의원 해먹는 새끼들도 있고요. 솔직히 남들 보기에도 조금 창피하고. 내가 봐도 너무 유별나니까. 

나 - 좋아. 질문 하나 더. 너는 새누리당 지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해? 
후배 - 그거야 당연히 생각없는 사람들이죠. 더 당해봐야 정신차릴 사람들이에요. 아후 답답해. (이러면서 국개론 시전)  

나 - 그런가? 그럼 너는 국민들이 다들 정신차려서 새누리당 지지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으면 좋겠네? 아예 100%가 2번 찍어서 박살을 냈으면 속이 시원하겠네? 
후배 - 그렇죠. 정말 그랬으면 원이 없겠어요.   

나 -  그런데 너 아까는 90%는 너무한거고 창피하다며. 그런데 100%는 괜찮은 이유가 뭐냐? 
후배 - ......?? 

나 - X잡고 반성해 임마. 
후배 - 형처럼 말하는 사람 첨봐요. 정치에 되게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나 - 너만이야 하겠냐? 



이거 실화. 이야기 도중 한대 패주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교정을 해줘야 할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닌데... 다음번에는 노무현 문재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더 나눠봐야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