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허상이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논란이다. 국회선진화법은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과거처럼 다수당이 직권상정해 강행처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문제는 이 법이 다수당이 아니라 소수당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지 여부다. 과연 그럴까? 같은 나라에서 같은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를 하고 표를 호소해야 하는 정당이라면 야당이라고 해서 여론을 무시하고 법안 처리를 무작정 막을 수는 없다. 실제로 야당이 선진화법을 무기로 막아 통과 안 된 법안이 뭐고, 그 폐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찾기 어렵다. 정부 여당이 미리 생각하고 있던 입법 일정표와 다르게 진행된다고 해서 그걸 선진화법의 폐해라는 건 억지다.
사실 국회선진화법으로 손해 보는 쪽은 야당이다. 과거의 야당은 본회의장 점거 등을 통해 선명야당의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여론의 비판을 받더라도 야당다운 결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미디어시대에는 자신의 반대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감성적 호소가 중요한데, 선진화법의 등장으로 이게 어렵게 됐다. 몸싸움을 벌일 수도 없어 무력한 야당으로 비치기 일쑤다. 그래서 결국엔 실익이 없음에도 원외로 나가는 선택으로 내몰리게 된다. 국회선진화법은 타협을 강제하는 제도다. 정치를 살리자는 취지다. 제도 탓으로 무능을 숨기기보다 정치를 통한 타협이 답이다. 다수당은 양보할 줄, 소수당은 질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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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독특한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