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서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 관점으로 본문으로 쓴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정당을 리드하는 지도자, 이걸 정치지도자라고 부르겠습니다. 총재니 대표최고위원이니 비상대책위원장이니 하는 직위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직위만 가진 사람은 오랫동안 정당을 리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직위에 어떤 카리스마 같은 것이 합해져야 오래 가는 정치지도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정치지도자와는 별개로 대권주자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그 사람을 대통령감으로 여기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영향력이 발생합니다. 대권주자의 경우는 인지도라든지 호감도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김대중은 오랫동안 민주당을 리드해 왔습니다. 그리고 확고부동한 대권주자였습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했던 것은 그만큼 김대중의 대단함이라고 봐야 하겠죠.


노무현의 경우는 정치지도자는 아니었습니다. 정당을 리드한 적이 거의 없으니까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 대신 그는 유난히 돋보이는 대권주자였습니다. 노사모라고 하는 열렬한 지지자를 가진 정치인....... 유빠나 안빠가 갖다 댈 수준이 아니죠....  그래서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된 이후로 정치지도자 노릇을 할 틈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지도자로서 역량은 평가하기가 곤란합니다.


여당이 되는 경우,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들이 정당을 리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역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열심히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박찬종이나 이인제의 경우는 대권주자로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편인데, 정치지도자로서 성공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안철수의 경우는 정당에 들어온 것도 얼마 되지 않을 정도이므로, 정치지도자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왕좌왕하다가 선거에 패배하고 책임을 느껴서 사퇴할 정도입니다. 안철수는 유력한 대권주자였지만, 정치지도자 역할을 하기에는 앞으로도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누리당은 대충 누가 해도 정치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당인 것 같습니다. ^ ^ 누구든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강력한 대권주자에게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정치지도자가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대권주자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민주당의 문제는 정치지도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유명한 국회의원들 면면을 보면 다들 한 가락은 하는 사람들인데, 아무리 봐도 마음을 놓고 맡길 만한 지도자감은 안 보입니다...... 누가 대표가 되어도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신세가 되는 셈이지요. 김한길을 예로 들면, 직위는 충분히 민주당을 리드할 수 있었지만, 김한길에게 마음을 준 당원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손학규도 마찬가지고, 정동영도 마찬가지고, 안철수도 마찬가지고, 박영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위만으로 민주당을 리드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내의 대권주자들의 발언이 영향력이 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문재인이 정치지도자로서 역량이 많이 모자라 보입니다만, 직위를 맡은 적이 없어서 그 점이 제대로 드러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당이 당내를 어떻게든 개혁하면 국민의 마음이 돌아와서 지지를 얻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역할을 이상돈이라는 사람이 와서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모양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당이 친노와 반노로 분당해야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 ^ 저는 이런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의 첫째는 정치지도자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눈에 안 보이는 정치지도자감을 찾아내야 하는 거죠... 이게 없으면 지리멸렬 좌충우돌하다가 박영선사태가 또 일어날 거라고 봅니다.


반노들은 문재인을 퇴출하기를 원합니다. ^ ^ 그 소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러자면 반노든 친노든 가리지 말고, 민주당을 리드할 정치지도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문재인은 묘지기 일을 다시 하러 갈 것입니다.(반노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전직 노빠인 제 눈에는 지금 문재인이 엄청난 책임감으로 그 자리를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은 무능을 실감하면서도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느끼고 있을 겁니다.......)


과거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대통령 자리라는 것은 김영삼 같은 돌대가리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명박 같은 사기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박정희 같은 반란수괴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든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런 애들도 대통령자리를 오래 해내는데, 누군들 대통령이 못 되겠습니까? 표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나 대통령을 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이 장기집권을 원하는 경우는 사정이 좀 달라집니다. 누구나 대통령을 해먹을 수는 있지만, 무능한 사람이 대통령을 하게 되면 정권교체가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저는 개혁세력의 장기집권을 바라기 때문에 대선후보를 고를 때 잘 골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조건이 달라서 모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