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령 인터뷰 5(상): 자본에 지배당한 과학계, 황우석은 필연이다
리수령 인터뷰 5(중): 진보와 과학의 만남, 박정희 프레임을 넘어야 한다(퍼온이주: 이 글임)
리수령 인터뷰 5(하): 초파리 박사의 네이처 논문으로 보는 과학적 검증 과정
인터뷰어/인터뷰이 소개

Q. 리승환 : 8년 차 블로거, 4년 차 직장인. 매일 술을 마시고, 매일 폭풍 설사하는 규칙적인 삶을 영위하는 남자. 디지털 한량을 지향하고, 통칭 웹에서는 ‘리승환 수령’으로 불리고 있음. 블로그 현실창조공간을 운영 중. 트위터는 @nudemodel, 페이스북은 /angryswan

A. 김우재(초파리 박사) : 키 크고 학벌 좋고 인물 좋은 3박자를 가지고 있는 남자. 하지만 포닥(박사 후 연구원) 비정규직인 관계로 여자가 있을 리 없다. 최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논문을 실을 정도로 우수한 과학자이지만, 트위터에서는 찌질이 짓을 하며 안티질을 자초하는지라 실드를 치기도 어려울 만큼 까이고 있다. 지금은 블로그 휴업 중이지만 사이언스타임즈에서 그의 내공을 읽을 수 있다. 트위터는 @RevoltScience



6. 박정희 프레임을 넘지 못하는 진보의 과학관

리 : 당신은 진보의 과학관을 비판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초 : 정확히는 비판이 아니라 진보 세력의 ‘관’ 자체가 없다. 박근혜 지지하는 사람들은 과학에 대해 ‘박정희 프레임’이라는 명확한 관을 가지고 있다. 그 프레임을 우리 방식으로 이겨내야 하는데, 지금 진보의 과학을 대하는 태도로는 박정희 프레임을 이길 수 없다.



리 : 박정희 프레임? 그건 또 뭔가?
초 : 앞서 서구에서는 선구적인 과학자들이 위대한 전통을 만들었음을 이야기했다. 지금 한국의 과학 프레임을 만든 건 60~70년대의 박정희 시대다. 박정희가 그린 큰 틀은 결국 국민 배부르게 하는 거다. 과학 투자는 이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니, 과학자들은 애국심 가지고 헌신하라는 거다. 이 프레임은 과학자를 사회의 도구로, 부속품으로 자리매김시킨다. 그들에게 과학자는 산업역군이고 나라를 먹여 살려야 하는 도구였다. 이렇게 과학자가 주인의식을 가지기 어렵게 해버렸다.



리 : 현재는 그대로인가?
초 : 그렇다. 이 프레임은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도 변하지 않았다. 그 프레임이 정확하게 황우석에게 나타나지 않았나? 과학기술정책은 민주화와 관계없이 ‘박정희, 박정희, 박정희, 박정희, 박정희…’다.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한국 과학기술 정책의 프레임은 박정희 때 성립된 정치와 과학이 관계를 맺는 관계 그대로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정치와 과학은 수평적이지 않고, 정치에 종속되어 있다. 이 틀을 반네바 부시(Vannevar Bush)처럼 바꿀 사람도 없었고, 개혁을 통해 시스템 갖출 여유도 없었다.


리 : 그렇다면 진보는 과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초 : 과학자들이 자기 연구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야 한다. 새로운 프레임의 시스템 없이는 노벨상 같은 거 없다. 과학자가 자기 학문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남아서 정부가 원하는 연구만 해야 하고, 정부가 원하지 않는 연구는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프레임이다. 이게 얼마나 슬픈 일인가? 적어도 인문학 하는 사람들은 가난해도 강단이 있다. 학문 특징도 그렇지만 정부 비판도 잘 하지 않는가?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다. 정부의 말 잘 듣는 개인데, 자기가 개라는 걸 모르는 개다. 지가 사람인 줄 알아. 신발… 정말 슬픈 짐승들이다.(퍼온이 주 : 문득 오마담님이 생각난다는...... 사람인 과학자.....)

사람인 줄 아는 개(…)

리 : 이게 표로 연결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초 : 물론이다. 진보는 새누리당의 프레임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신만의 프레임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프레임 중 하나가 미래에 대한 과학기술 프레임이라 생각한다. 안철수건, 문재인이건 이런 프레임 가지고 오고, 그 정책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다면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다.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전략이라 본다. 과학기술 정책 프레임을 제대로 짜는 건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 눈에 박정희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퍼온이 주 : 한국의 이공도생들은 대게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성장과 배분'의 한국 경제의 최상위 논점에서 성장을 하는 경우에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념적으로는 본문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내가 연구의 주인'이 될만한 역량을 가진 이공계학도 또는 과학자가 한국에 얼마나 될까? 이건 한국 교육의 딜레마 중 하나인 '천재를 죽이는 교육인건 인정하지만 천재만을 위한 교육을 할 수도 없는 현실과 같다'고 본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