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탁오 이야기를 지나가듯 한 기억이 난다. 

그땐 아마 "나는 오십대까지 어른들의 개였다"는 풍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 

철 없이 부화뇌동하는 '사회적 동물'들을 약간 비웃는 투로.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성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몰랐고,

공자를 존숭했지만 공자에게 무슨 존중할 만한 것이 있는지 몰랐다. 

속담에 이른바 난장이가 굿거리를 구경하는 것과 같아, 

남들이 좋다고 소리치면 그저 따라서 좋다고 소리치는 격이었다. 

나이 오십 이전까지 나는 정말 한 마리 개와 같았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자 나도 따라 짖어댄 것이다

왜 그렇게 짖어댔는지 그 까닭을 묻는다면, 그저 벙어리처럼 아무 말 없이 웃을 뿐이었다.


-이탁오, 聖敎小引, 321쪽-


옛 성현?들의 글이나 경전이란 '방편'인 것이다.


그리고 왜 저 사람이 좋냐면 내가 그의 책들을 탐독한 적은 없지만 평소 내 생각이랑 많이 비슷해서이다.

읽기도 불편한 프랑스 동성애자 미셀 푸코의 글들이나, 대중의 탄생과 대중 속에서 휘둘리고 개인으로 존재할 때와는 다른, 대중 속의 개체들을 행동양식을 다룬 구스타브 르 봉이나, The man of the crowd를 쓴 애드거 앨런 포우나...다 내가 탐독했거나 잘 이해하는 이들은 아니다. 그냥 얼추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비슷한 면이 있다는 동질감 같은 것 때문에 좋아하는 거다.


많은 이들이 술이부작을 거론하며 한의학과 한방을 비웃지만 정작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는 그 자신도 술이부작할 뿐 

자신의 생각을 내놓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