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서 퍼포먼스를 좀더 이어가볼게요. 확인의 결과님과 대화하는 형식을 빌립니다. 글로 도발(?)하신 걸 보니 흥미롭더라고요.
http://theacro.com/zbxe/free/5112741

논리,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음미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논점은 구분되어 있으니 바로 들어갈까요?


 정권재창출

정치에 대한 인식부터 점검해보죠. 특수한 사례를 논하기 전에 보편적 원리를 이해하는 게 필요한데요. 우선 정권 획득은 정당의 목적이 아닙니다. 정치학의 한 학설처럼 되어있지만, 이는 잘못된 주장입니다. 정당의 목적은 국가의 이익과 시민의 행복입니다. 정권을 획득하면 여당으로써 국리민복을 추구하고, 정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야당으로써 국리민복을 추구하는 것이죠. 다만 집권하면 정당이 지향하는 그것을 더 힘있게 추진할 수 있기에, 그래서 여당이 되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여당이 되어서도 그 목표는 공동체의 도약을 우선하는 것이어야지, 재집권은 아니죠.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채 정권 창출만 바라보다보니 관권선거도 벌어집니다. 게다가 행정수반의 경우엔, 정치적 중립이란 사항이 정당에 대한 편향을 제한하고 있으니 그 가중치는 더해지죠. 확인하지만, 대통령의 책무는 나라발전에 힘쓰는 일이지, 집권여당에 복무하는 게 아니고요. 또한 의무란 단어의 용법은 우선순위를 상기시킬 뿐이고, 소속정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거나, 심지어 방해하겠다까지 나가는건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이제 다시 묻죠. 대통령에게 정권재창출의 의무가 있습니까?


 도청

민주주의 토대는, 절차적 정당성은 어떤 경우에도 훼손되어선 안된다는 원칙에 기반합니다. 더불어 국가권력의 폭력이야말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폐악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생각해보시죠.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가 본질입니까? 아니면 불법이란 과정 자체가 본질입니까? 
불법적으로 수집된 정보이긴 '하지만', 그것도 한국의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니, 물론 해결해야 합니다. 도청을 비롯해서 한덩어리로 뒤엉켜있는 사회악에 대해서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실시해야 하고요. 그 과정에서 이런 정보는 재판 증거로 채택될 순 없지만, 줄기를 캐내는데 활용할 수는 있겠죠. 다음으로 이 수사 경과를 보면서, 제도권 수사기관이 감당하기 어렵고 미진한 사안들 - 예로 들어 공직자, 검찰 등이 연루되어 있는 - 에 대해서는 특검을 추진해야 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정경유착을 다룬 진실은 국민의 중대한 알 권리라고 요구받죠. 다만 현행법상 무작정 공개할 수는 없고,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공개하는 지점과 고유 행정권 영역인 수사기록을 열람하는 지점을 포함해서 기타 요소들이 법리적으로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이렇게 입장을 표명하는게 필요하고요,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바로 그렇게 노무현은 말했습니다. 그러니 역시 답변을 드립니다.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도청이 본질입니다.


 당부

대략 부연설명을 드렸고 유의미한 반론을 통해서 논의를 연장하실 수도 있겠죠. 하실 분은 하는 것이고, 단 제 글을 통해 둘다든 하나든 부분적으로든 이해의 여지가 생겼다는 분이 계시면, 자리를 빌어 두가지만 당부 드립니다. 우선 첫째로 꽤 번거롭다는 걸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글 쓰는 것 자체도 그렇지만, 아크로라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니어도 누차 반복된 토론이고, 생산적인 정책제안으로 이어질 수 없는 논쟁이니, 아무튼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둘째로 핵심논거가 정리되길 기대합니다. 문제제기하신 분이 노무현의 판단력을 의심하는 주요한 쟁점으로 들고 나오셨는데, 해소된다면 의심은 상당부분 불식되는게 맞겠죠. 그래서 비토하는 입장에서도 점진적인 전환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쳐두어도 다른 걸 아마 문제삼으실 수 있고, 다만 그렇게 될거라면 핵심논리와 비판지점을 명확히 해두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주장뿐 아니라 소속진영(?)의 주장을 포괄하는 논거를 제안해주시면 무척 고마운 일이고요. 
자신의 맥락을 간명하게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거기에 주변의 맥락도 포섭-포괄하는 건 뛰어난 것이겠죠. 전자는 요구하고요, 후자는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좀 지난 떡밥인데 왜 이 얘기를 하느냐? 그 점에서 확인의 결과님께 양해를 구하면서, 이후 발제를 위한 성의랄까 그런 면도 있다는 말씀을 마저 드립니다. 그런 다음 글은 조만간 올리는 걸로 하고요.

아크로 분들도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