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런 영양가 없는 글 더 안쓰고 싶은데 진짜 해도 너무 한다 싶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아래에서 흐강님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노무현 말이


1.직접민주주의를 주장하며 사실상 대의제 민주주의를 부정한다.

2. 민주주의를 깨시민의 전유물로 만들고 그들에게 선민의식을 갖게 만든다.

3. 정당정치를 불신하고 정당외곽의 시민단체를 통해  정치 헤게모니를 장악하도록 한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피노키오님은 노무현의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말이

깨어있지 않은 시민을 전제하는 개념으로

깨시민들에게 우월의식과 선민의식을 심어줘서 정치를 선악의 대결장으로 만들었다며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참으로 대단한 독해력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 노무현의 저 말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궁극적인 힘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시민들의 단결에서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맞는 말 아닙니까? 민주주의가 후퇴하거나 위기에 처할 때 그것을 저지하고 막아낼 수 있는 힘은 깨시민들의 조직된 힘 아닙니까?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느니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라는 말들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너무나 뻔한 그저그렇고 그런 말이기도 합니다. 굳이 그걸 현미경 들고 요리조리 분해해서 대의민주주의나 정당정치 부정, 선민의식과 선악대결 조장, 이런 식으로 오바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란 말은 그럼 국민을 양심/비양심, 행동/비행동 이렇게 가르고 양심+행동 아닌 것은 모두 악이라고 배제하고 양심+행동에만 선민의식, 우월감 갖게 해서 정치를 선악의 대결장으로 만들고 일부 국민들에게 뭔가 특정 목적으로 행동하기를 선동하는 아주 몹쓸 말이 되겠습니다, 그려..ㅉㅉㅉ


반노분들은 노무현의 민주주의 운운 발언이 87년 이전에는 적용될지 모르지만 독재가 타도된 지금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식으로도 비난을 하더군요.  맞습니다. 시대가 변했죠. 소위 '민주세력"이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도 했고 연이어 집권도 했습니다. 과거 '독재시대'와는 분명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정당이나 국회를 통해서 원만하게 처리될 정도로 그렇게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선진화된 것은 또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돌아가시기 직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걱정하셨어요. 숨죽여 지내지 말고 담벼락에다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명천지에 국가정보원이나 기무사가 대놓고 정치개입, 선거개입했다고 나옵니다.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이 연속 집권해도 영남패권주의가 해체되지 않고 음으로 양으로 지역차별이 지속되는 거랑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반민주 필요 없다는 분들이 영패/반영패는 왜 그렇게 매달려 지냅니까?


민주주의는 정체, 후퇴를 겪으면서 점차적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 그걸 지탱하는 힘은 결국 깨시민들의 조직된 힘에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영패주의에 저항하는 궁극적 힘이 난닝구를 위시한 깨시민들의 조직된 힘에서 나올 수밖에 없듯이요. 이걸 갖고 무슨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정치 부정이네, 선민의식, 선악대결 조장이네 하며 설레발 떠는 꼴이 정말 우습다 못해 한심합니다.


아무리 노무현이  밉고 노빠들 행태가 눈꼴사납더라도 이건 아니죠. 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에잇~ㅌㅌㅌ



덧) ...정치집단을 위시한 모든 인간집단, 아니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어요. 타자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선민의식, 우월의식을 갖고 있죠. 타자와의 갈등이 심화되면 그걸 선악대결로 규정짓기 마련이고요...특히 약자나 소수자의 경우 다수나 강자에 맞서기 위해 이런 자기방어적 심리기제를 더욱 강화하는 경향이 있고요. 아크로 반노분들도 그렇죠^^...


따라서 자기중심주의, 선민의식, 우월의식 , 선악개념그 자체를 너무 나쁘게 보면 안돼요. 자연스런 것으로 인정해야죠.  문제는 그게 지나쳐서 타자의 물리적 배제나  말살, 혹은 식민화로 치닫는 경우겠죠. 인간의 역사는 사실 이런 자기 확장, 타자 부정의 흑역사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런 부정적 경향을 제어하면서 자기중심적 주체들끼리 얼마나 잘 타협하고 공존하느냐 하는 것이 문명의 시금석이 된다고 봐요.


이런 면에서 보자면 노빠 박멸을 외치는 아크로 반노들이야말로 지나친 선민의식에 찌들어 정치를 오로지 선악대결로만 바라보는 반문명인(?)들이라고  비난받을 소지가 많아요. 반성들 하세요. ^^


반면, 님들이 욕하는 노무현은 정적들과도 대연정을 통해 타협, 공존하려고 한 진정한 문명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요..ㅎㅎ..이러면 또 게거품 물면서 달려들 분들 많이 생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