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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부러진화살 이슈에서 가장 문제는, 실제 석궁사건을 왜곡하면서 영화적 사실을 실제 사실인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기자들이나 지식인들이죠. 감독이야 창작의 자유가 있다지만, 그들에게는 그럴 자유가 없는거죠.
영화 속의 상상은 그냥 영화로 봐주면 됩니다. 자기들도 처음에 영화 만들 때 이렇게 이슈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을 겁니다. 이걸 이슈로 만들기 위해서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만들었다고 추정하는 것은 근거 없이 너무 나아간 추정입니다.
그리고 박 변이 김명호가 상해의 고의 (쏠 생각) 없었고 다만 협박의 고의가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피고인을 대변하는 발언이라고 해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황을 보면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상해죄를 저질렀다는 것으로 인정되어야죠. 그리고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너무 나아간 추정입니다. 박 변과 김명호는 상해기수죄가 아니라 상해미수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어야 했습니다.
혈흔 일치 감정 요청은 정황상으로 보면야 그 피가 박홍우 판사의 피일 가능성이 95%, 아니 99%는 되겠습니다만 그래도 확인이 된적이 없고 석연찮은 점이 너무 많으니 받아줘야죠. 검찰의 입장에서 재판한다면 요청을 받아줄 수 없지만 피고인의 입장에서 재판을 한다면 받아줘야 합니다. 재판은 원래 피고인의 입장에서 피고인의 편에서 재판을 하도록 헌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길벗님, 요즘 왜 이렇게 균형감을 잃으셨는지 의아합니다.
영화는 현실을 바탕으로 그 정도의 각색은 누구나 어떤 감독이라도 각색을 할 수 있습니다. 감독의 표현의 자유입니다. 감독은 영화를 다큐멘터리 영화로만 찍어야 한다는 법이 있나요? 정지영 감독에 의한 왜곡이 아니라 관객의 세계관에 의한 굴절이죠. 관객은 각자의 세계관으로 서로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오히려 그렇게 관객들에게마다 서로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게 문화적인 것이고 진보적인 것이고 예술적인 것입니다. 그 영화에 대해 사법부를 맹비난하는 시민들처럼 볼 수도 있고, 반대로 길벗님처럼 볼 수도 있습니다. 설사 길벗님처럼 본다하더라도 영화에서 어디 어디가 각색됐다는(법정공방만큼은 사실이라고 하는데 김명호 말로는 사실은 그것보다 더 심하다지만 그것은 김명호의 말일 뿐이고 재판부의 이유있는 재판진행 부분은 다 생략되어 철저하게 김명호 편에서 이야기 됐다는 게 다 보입니다. 사려깊은 관객이라면 다 압니다) 거 다 알려지면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닙니까? 정지영감독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상업영화를 찍었다는 게 명백한데 길벗님은 정지영 감독과 언론에게 책임을 어떻게 물으시려고요?
정지영이 이 영화는 픽션이라고 했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했다면 정지영의 창작물로 영화를 보아야 하겠지요. 아니면 차라리 아무 말도 말든가요.
그런데 정지영이 무어라 그랬지요? 이 영화는 90% 이상이 실제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큐멘터리와 다큐멘트리성 영화는 다릅니다. 정지영은 실제를 완전히 왜곡한 다큐멘트리를 만들어 놓고 실제와 90% 이상 같은 다큐멘트리성 영화라고 사기를 친 것입니다. 실화를 강조하는 마켓팅으로 흥행도 성공했구요. 정지영의 이 말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마켓팅으로 인해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실제로 석궁테러 재판이 영화처럼 진행된 줄 알고 분개한 것이구요. 이래도 정지영이 책임이 없나요?
사실 정지영보다 책임을 져야 할 그룹은 언론입니다. 언론이 이 정도로 김명호 사건을 왜곡하여 보도하지 않았으면 정지영도 이런 영화를 만들 생각은 않았겠죠. 아직까지 한겨레와 경향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보세요. 제가 그제 올렸던 한겨래 허재현 기자의 기사를 보세요. 저게 기사입니까? 기자 개인의 목적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사기지요. 영화를 본 관객이 허재현의 기사를 보면 영화가 실제와 같았구나 하는 확신을 가지게 되지요. 이 관객이 팽이님처럼 공판기록을 보고 사실을 알면 어떻겠습니까? 거꾸로 분노하게 됩니다. 이 사회에 대한 불신은 더 확산 되겠지요.
지금 이 영화를 대하는 시중의 시각을 보세요.
영화만 본 관객들은 사법부를 맹비난하고 박홍우 판사, 김용호 판사를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습니다. 당사자 뿐아니라 그 가족들의 고초와 명예 훼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민주당 박영선 최고위원이 어제 무어라 했는지 아시나요? 검찰의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압수수색에 대해 영화 "부러진 화살"을 빗대 "부러진 칼날" "부러진 압수수색"이라고 비유했습니다. 박영선 의원도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판국인데 한가하게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까?
소위 "깨어있는 시민들'은 어떠습니까? 제대로 사실은 사실대로 파악하고 영화는 영화로써 대하고 있나요?
이 문제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가족이 박홍우 판사, 김용호 판사, 관련 경찰과 검찰이었고 이 영화로 고초를 당하고 잇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저는 심하게 이야기하면 이 영화가 나찌와 스탈린시대에 영화가 정치적 도구로 전략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영화이고, 감독은 창작의 자유가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광고는 흥행성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첫번째 문제는 피노키오님말처럼 그것을 받아드리는 관객들의 몫이지요. 사실 관계를 보기 이전에 관객들의 감정이입이 너무 지나치고 있네요. 그 다음 문제는 길벗님 지적대로 언론의 탓이라고 봅니다. 의혹을 증폭시키고 영화를 사실처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 언론일테니깐요.
다만, 이런 문제들이 왜 발생/증폭되었냐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일부 몇몇 분들이 주장하시는 것 같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사법부나 권력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일리가 많다고 봅니다. (물론 이게 이명박이냐 노무현이냐라는 식의 정권이 누구냐와는 별로 관계는 없다고 봅니다). 신뢰가 어느정도 쌓여 있었더라면 관객들도 그저 영화는 영화야라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테죠.
이 영화가 왜 흥행하고 있냐는 이런 사회적인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관객들이 쉽게 자신을 김명호, 즉, 법과 권력 앞에서의 한 없이 작은 희생자에 대입시키기 쉽게 만든 현실말이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국민들이 그걸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깨달은 것도 아닐텐데 이렇게 이슈화되는건 '반이명박'이라는 국민감정이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또한 영화를 빌미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반이명박'으로 치환하고싶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겠구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것은, 국민주권이 사법권에 매우 제한적으로만 반영되는 현행 헌법 구조 때문에 그런거지 이명박이 정치를 개판쳤기 때문인건 아닙니다.
사실 웃기는게 부러진화살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모두 노무현정부 시절에 벌어졌던 일이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본 관객들이나 일부 언론 지식인들이 '이명박정부 때문에 저런 일이 벌어진거야' 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는게 황당합니다. 그와 반대로 노무현시절에도 저런 일이 벌어졌었구나 참 큰일이네 혹은 노무현이 사법부개혁 열심히 하겠다 하더니 겨우 저 정도였네하는 일면 당연한(?) 반응은 거의 없죠.
저는 그래서 부러진화살에 친노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게 참 이해가 안갑니다. 부러진화살의 흥행을 기뻐하며 그걸 이용해 이명박을 까고 있는 허재현 공지영등을 필두로 한 '깨인 분들'의 트윗을 보고있으면 정말 안습이죠. 그 영화 사실 어찌보면 노무현을 존나 욕하는 영화일 수 있거든요;;
물론 관객들이 김명호를 보면서 자신을 법과 권력앞에서 한없이 작은 희생자에 대입시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그 법과 권력은 이명박정부가 아니에요. 해방이후 줄곧 있었던, 한국 사회의 해결해야할 숙제인거죠. 여기서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한겁니다. 비판의 화살이 날아가는 과녁은 사법부 그 자체여야지 엉뚱하게 이명박정부를 향해 날려보내면 자칫 사법부 개혁이라는 정당한 요구와 동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거든요. 나중에 그 영화 다 뻥이었다더라가 되버리면, 헛 힘 쓴건 둘째치고 사법부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뻥에 속아서 선동하던 사람들' 취급을 받을 수 있거든요.
PS : 어제 지인과 전화통화하는데 '부러진화살 봤는데 판검사들 정말 너무하더라. 이명박 빨리 갈아치워야지 큰일나겠어' 하길래 '그거 노무현때 있었던 일이거든?" 하고 반문했더니 분위기 싸해졌다는... 하긴 뭐 영화가 왜곡을 했던 어쨌든 이명박 몰아내는데 도움이 되는거니까 좋은거다는 분들 계시겠지만 이건 아닌거죠.
1. 석궁사건을 김명호의 시각으로 조명하여 영화를 찍은 정지영의 행위 -> 창작과 표현의 자유로써 문제 없다.
2.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의 시각이 아니라) 90% 이상 사실이며 진실을 담은 다큐성 영화다라는 정지영의 발언 -> 홍보를 위해 자신의 영화마저 부정하는 개소리
영화감독으로써의 정지영과 자신의 영화를 평가하는 정지영은 분리해서 대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니 석궁사건 판검사들은 전부 개객끼' 라는 반응도 황당한거고, '정지영에게 사실을 왜곡한 영화를 찍어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야한다' 는 식의 주장도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유명한 '연합적군 사건' (적군파들이 십수명의 동료들을 사상검증하며 린치를 가해 살해하고, 민간인을 인질로 삼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사건) 을 다룬 두 편의 영화가 있죠. 하나는 '적군파들은 천하의 개쌍놈들' 이라는 시각으로 찍은 영화이고, 하나는 '오죽하면 적군파가 그랬을까'라는 동정적 시각으로 찍은 영화입니다.
저는 두 영화 모두 허용되어야 하고, 해당 영화를 찍은 감독들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공격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허용되는건 그저 각 영화에 담긴, 사실을 재구성하는 감독들의 시각에 대한 각자의 옹호나 비판 정도이겠죠. 저는 그래야만 건강한 사회일거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영화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관객과 평론가들의 몫이고, 감독의 교묘한 의도(?)에 속았다면 그건 관객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원칙을 '부러진 화살'에도 적용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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