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에도 사대주의라는 말이 있거나 국민성 속에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에게 사대주의는 아주 뿌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오래전 삼국시대 중국의 황제에게 책봉을 받았는데 장군 직위와 함께 백제나 신라 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서양에는 그러한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중국 중심의 천하 질서 속에서 우리나라는 중국 황제의 인정을 받아야 국내에서 왕으로서 정통성을 인정 받았던 것이고 그 연장에서 결국 신라는 당나라에 사정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켰다.


그후 고려는 고구려의 후신을 자처하면서 자주정신이 강한 편이었으나 이성계는 현실노선으로 사대 교린을 국가 외교정책의 기본으로 삼고 심지어 정신은 중국 송나라의 주자학을 이념으로 삼은 나머지 고려때까지 우리 민족 고유의 자주적인 정신을 말살 시켜버렸다.


그리하여 뼛속까지 사대정신으로 가득차서 중국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우리 것은 천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겨 민족 문화가 사실상 말살되고 중국의 아류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사대의 정신이 얼마나 심했는지 천주교 박해 때 황사영은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어 군대를 보내서 우리 정부를 토벌하고 박해를 멈추게 해 달라고 청원을 하는 황사영 백서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로부터 200여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에게는 사대의 피가 흐르고 있다.


미국에 대한 정부 고위 관리나 정치인들의 사대는 말 할 것도 없으며 이번 교황 방문을 계기로 드러난  진보진영의 사대주의도 만만치 않다.

사실 진보주의자들에게 가톨릭은 타도해야 할 보수 그 자체이다.

도킨스와 그 친구의 책을 성경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진보 좌파들이 아직도 여성 차별이 심하고 장애인도 사제가 될 수 없으며 동성애나 낙태 심지어 피임까지 반대하는 가톨릭은 개신교에 비할바가 아닌 적이다.


그런데도 가난한 자에 대한 편을 든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환영은 물론 교황에게 우리 한국 정부에게 압력을 넣어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제스츄어를 여러 방식으로 어필하는데 기함할 노릇이다..


이번 세월호 가족들이 교황에게 보낸 편지에도 정부의 자신들에 대한 탄압을 호소하고 우리 정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달라는 사대주의적인 내용으로 넘쳐난다.

그런데 그 편지가 정말 웃기더라.

나는 이 편지를 오늘 보고는 세월호 가족 대책위나 유민아버지라는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은 아닌듯 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편지에 이렇게 나와있다.

우리 요구는 단순합니다. 가족들이 죽어간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왜 위험한 배를 바다에 띄웠는지,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왜 방송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고, 해양경찰들이 제대로 구조도 하지 않는데 대대적인 구조작업 중이라 거짓 방송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정말 저것이 알고 싶은 것일까?

이미 알려진 사실아닌가?

저것이 알고 싶다고 온나라가 세월호에 매달려 민생법안도 제쳐두고 국론이 분열되고 이 난리를 쳐야 하는가 말이다.

저런 정도를 밝히자고 교황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다는 말인가?

그리고 지금의 특별법으로 저것을 밝히지 못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세월호 유족들이 정부의 방해로 하지 못한 일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한 법안 내용까지 대책위에서 거부하면 휴지조각이 되고 광화문에서 얼마든지 농성도 할 수 있는데 뭘 얼마나 더 해야 탄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정말 이 나라가 이성이 지배하는 나라인가?

아니면 감성과 선동이 지배하는 나라인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황님. 저희의 이 글을 꼭 읽어주십시오. 

‘세월’은 한국말로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름을 가진 배가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 가족들 시간은 흐르지 못하고 멈추었습니다. 

글을 쓰는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죽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부모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이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한 숨을 쉴 때마다 “보고 싶다” 한탄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자식은 이름밖에 부를 수 없습니다. 딱 한번만이라도 만지고 싶고,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 불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시신이 상할까봐 제대로 안아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실종되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도 10명이 됩니다. 우리는 죽은 아이라도 찾았지만 그들은 DNA확인이 아니고서는 알아볼 수도 없게 된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족 4명이 배를 탔다가, 엄마는 시신으로 돌아오고, 아빠와 7살 아들은 아직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해, 5살 딸만 살아남은 가족도 있습니다. 5살 딸은 “엄마 아빠, 오빠가 나만 두고 이사 갔다”고 울고 있습니다.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추기경이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 화재 현장에 직접 달려가 구조 활동을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소방차보다 먼저 달려가 법원이 판결 내렸을 때도 어영부영 넘어간 정부와 검찰을 강력히 비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결과 상급심으로 올라갈수록 화재의 숨은 원인이 드러났고 피의자들은 호된 심판을 받아야 했다 들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참사 이후 진도 팽목항과 안산에서 매일 미사를 집전해 주셨습니다. 수 백 명 신부님 수녀님이 광화문 광장에서 가족들과 시민들과 함께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노력이 쓸모없도록 한국 정부와 수사기관, 사법기관과 국회, 심지어 언론은 가족들 요구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이 교황에게 전하는 선물 중엔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문구를 담은 티셔츠도 들어 있다. . 광화문416농성단은 이 티셔츠를 입고 활동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회의 제공


우리 요구는 단순합니다. 가족들이 죽어간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왜 위험한 배를 바다에 띄웠는지,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왜 방송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고, 해양경찰들이 제대로 구조도 하지 않는데 대대적인 구조작업 중이라 거짓 방송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과 많은 정치인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고 특별법을 만들어서 진실을 밝혀주겠다 했습니다. 대통령의 약속이 거짓말일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니 가족을 무시합니다. 언제든지 찾아오라더니 청와대 가는 길을 경찰이 막습니다. 두려운 것이 있나 봅니다.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행적이 불분명했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 가족들이 죽어가던…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은 그조차 알려 하지 말라 합니다. 참사를 조사하는 책임 여당 국회의원은 가족을 모욕하는 문자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항의하는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러 크게 다치고 있습니다. 사고에는 무능했던 정부와 여당, 공권력은 우리 가족들을 괴롭히기만 할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온통 거짓말과 기만으로 일관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가족들은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기소권, 수사권이 있는 조사위원회를 만들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은 돈을 달라는 것도, 특혜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부정부패의 원인을,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죽어간 이유를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여 참사의 원인이 된 부정부패가 바로잡혀 다시는 우리처럼 가족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는 이가 없도록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 해에도 몇 개씩 벌어지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법이기도 합니다. 그걸 잘 아는 국민들이 나의 일이라 생각하고 우리 가족들과 함께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나라에서 힘없는 국민들만이 우리에게 ‘국가’였습니다. 

죽은 아이들 중에는 교황님을 존경하고 그렇게 살고 싶어 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사제가 되어 아프리카에서 봉사하다 생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님처럼 되고 싶다고 한 박성호가 그 아이입니다. 성인 집안의 김웅기도 예비사제였습니다. 장준형 학생도 사제의 꿈을 꾸었습니다. 외동아들이었던 최성호, 엄마가 새로운 직장을 잡도록 같이 공부하자고 했던 건호도 외동아들이었습니다. 이혼 이후 두 딸을 어렵게 키우던 유민아빠는 유민이를 잃고서 30일 넘는 단식으로 온 몸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없는 보석 같은 내 아이들, 눈앞에서 잃어버린 아이들, 교황님 우리 가족의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다시 살릴 수는 없지만 왜 죽었는지는 밝혀야 죽어서라도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있겠습니다. 꿈에라도 보고 싶은데, 진실을 밝히지 못해서 그런지 꿈에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보고 싶어서 아이들이 입던 옷을 입고 양말을 신고 다니지만 그마저도 다 낡으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생존한 아이들은 자기들이 친구를 두고 왔다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생활했던 교실에 찾아와 책상 줄을 맞추고, 앉아 있기도 합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도 진실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옥 같은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세월호 이후 멈춘 시간 속에서 우리 모두 하루하루가 죽음 같은 고통이고 뼈가 아프고 심장이 녹습니다. 저희는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못난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말라 기도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해서 미안하고 부끄럽고 우리 자신들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망가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과 싸우려고 합니다. 이 싸움은 우리만이 아닌 안전한 나라를 위한 국민 모두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교황님. 진실을 찾는 길만이 저희들에게 멈춘 시간이 흐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죽어간 아이들이 좋은 곳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도록 살펴주십시오. 저희가 이 모든 부정부패와 냉담한 현실 속에서 싸워나갈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2014년 8월 14일

세월호 가족 일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