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종교를 하나의 사회적인 발명으로 생각합니다.  

때문에, 제게 어떤 물질적 정신적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선 종교라는것 자체에 대해선 어떤 친근감도 반감도 없습니다.

당연하 귀결로 종교생활을 하는 그 누구에게도 선입견이나 거부감이 없습니다.

다만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사실적 지식이 아니라) 서로 다르다 정도인거죠.

 

제 초딩딸이 몇년전에 사람이 죽는게 뭐냐고 묻더군요.

한 일고여덟살, 초등학교 학령기정도 되면 그런 과정을 거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것 같았는데요.

그래서 사람이 죽는거라는건 아빠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지희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숨도 안쉬고 가만히 누워있는거라고 말해줬죠.

그러니 눈이 똥그래지더군요. 정말 자기도 못 알아보고 움직이지도 걷지도 못하냐고. 계속 그러냐고.

그래서 앞으로 영원히 그 상태라고 말해줬더니,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아! 이거 애를 괜시리 울리는구나 싶어서 달래줬는데 너무 어려서 어떻게 달래줬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그 후 작년쯤인가 애가 친구따라 교회를 몇 번 가더니 사람이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얘기를 해요.

그래서 그 닭똥눈물 사건도 떠오르는 겸, 사겸사해서 아빠가 생각하는 생사관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빠는 죽으면 몸은 땅에 묻혀 모든 식물과 동물이 사는 대지의 일부가 되고, 혼은 우리딸이 생각하는 순간에만 다시 소생해서 딸을 지켜보고 있을거라고. 그래서 아빠가 죽어도 지희가 아빠를 생각하는한 아빠의 혼은 넋이 되어 지희를 지켜볼거라고 얘기해줬죠.

이런 또 울려버렸습니다. 울면서 자기도 죽어서 이제 더 이상 아빠를 생각하지 못하면 아빠의 혼은 어떻게 되느냐고 묻더군요.

아빠를 생각하는 사람이 더 이상 아무도 없을때, 그 때 아빠의 혼은 영원히 사라지고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아무것도 남지 않을거라고 했더니, 또 울어요. ㅋㅋ 애 울리기 도사네요. 제가

 

뭔 미련이, 뭔 욕심이 그렇게 많길래, 이승에서의 이 의식을 그대로 가지고 저승에서나 천국에서 또 한바탕의 삶을 살아낸다는 생각... 참 거시기합니다. 믿지 않아 지옥에 간다면 - 혹시라도 지옥이 있다면 - 그래서 거기에서 또 한편의 인생을 써야 한다면, 그 수많은 세월동안 믿지 않아서 지옥에서 사는 이땅의, 저땅의 수 많은 인생들과 또 한번 어우러지는거죠. 뭐 딴게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