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제주-목포간 KTX 고속철도 건설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213&aid=0000532685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과 민주당이 제주-목포 KTX 건설을 공약으로 걸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었지요.
당시 제가 이 사업은 경제성이 없음으로 제발 공약으로 걸지 말라면서 쓴 글이 있어 그것을 그대로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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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포 해저터널 공약은 제발 하지마라

                                                                     2012.11.09


민주당의 이용섭 정책위의장과 박영선 의원이 호남지역 개발 공약으로 제주-목포 해저터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반나절만에 꼬리를 내리기는 했지만, 전남도와 목포를 위시한 전남지역에서는 호남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해찬 당대표도 제주-목포 해저터널의 타당성을 예전부터 주장해 왔고, 지난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도 박준영 전남 도지사, 이해찬(당 대표) 박지원(원내 대표)가 제주-목포 해저터널 추진을 주장한 바가 있어 민주당 내에서도 완전히 이 사업을 접은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무리하게 추진한 국책사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숱하게 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습효과가 5년도 가지 않고 매번 대선에서 이런 엉뚱한 공약들이 다시 나오는 것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노태우의 새만금 사업, 노무현의 행정수도(세종시) 이전, 이명박의 경부운하(4대강), 이런 대선 공약들이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첨예한 사회적 갈등과 천문학적 예산을 쓸데없이 허비하였습니다. 이젠 제발 이런 한심한 짓은 그만 합시다.


제주-목포 해저터널이 얼마나 황당한 사업인지 한번 알아 보겠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타당성을 주장하면서 내놓은 제주-목포 해저터널 사업안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목포와 제주를 연결하는 노선은 총 167km로, 목포와 해남까지 66km는 지상으로, 해남과 보길도까지 29km는 해상교량으로, 보길도에서 제주도까지 73km는 해저터널로 건설.

2) 터널의 수심은 보길도-추자도 구간은 60m, 추자도-제주도 구간은 120m 예정.

3) 고속철의 설계속도는 350km/h, 운행속도는 300km/h, 운행시간은 서울-제주 2시간 26분, 목포-제주 40분.

4) 2026년 이용자 1,500만명으로 추정, 항공기 이용자 전환비율은 김포-제주 80%, 군산-제주 69%, 광주-제주 85%, 청주-제주 86%, 대구-제주 19% 예상.

5) 사업기간은 총 11년이며, 사업비는 14조 6천억원.

6) 경제성 : 0.96 ~ 1.02

7) 44조원대의 생산 유발효과, 34만명의 일자리 창출효과


자, 이제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얼마나 엉터리 예측과 분석을 하였는지 알아보도록 하지요.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박사들이 드글거리는 교통연구원의 보고서를 평가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냐는 사람들이 있지만, 박사들이 많다거나 박사들이 만들었다는 것이 타당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예측과 분석이 제대로 되었는지가 그것을 보증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부운하 논란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저는 100명 이상의 교수 자문단이 참여한 한반도대운하 추진단이 경부운하의 병목구간이 경부운하의 운송능력을 결정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적이 있지요. 조령수로터널이나 갑문이 병목구간이 되는 경부운하는 이 구간을 통과할 수 있는 시간당 선박량에 경부운하의 운송능력이 결정된다는 것은 고딩 정도만 되어도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을 이들은 전혀 몰랐거나 외면했던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것은 제가 경부운하를 비판하며 썼던 글 <찬반토론으로 풀어본 경부운하의 문제점>이라는 글을 링크하니 참조하세요.

http://theacro.com/zbxe/?mid=free&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A%B8%B8%EB%B2%97&page=10&document_srl=18315


1. 15조로 해저터널을 건설할 수 있을까?

교통연구원은 사업비를 14조6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비가 제대로 계산된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국책사업의 사업비는 원래 계획보다 항상 2배 이상이 더 들어갔다는 것은 여러분들은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인천공항, 고속철, 새만금 등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치고 당초의 사업비만으로 진행된 건은 단 1건도 없습니다.

도버 해협 밑으로 해저터널로 뚫어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한 유로터널(정식 명칭 채널터널)은 총 길이 50km, 해저구간이 29km, 수심이 45m로 1994년 개통했는데, 공사비가 1,030억 프랑(약 16조원)이 들어갔습니다. 유로터널은 승객용 터널 1개소와, 화물용 터널 1개소, 그리고 유지보수 및 사고시 이용통로로 쓰일 서비스 터널 1개소, 도합 3개의 터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주-목포 해저터널은 화물용 터널은 없이 승객용 터널 복선 2개소와 서비스 터널 1개소로 계획될 것으로 보여 유로터널과는 길이만 다를 뿐 터널 개수는 같게 될 것입니다. 이 유로터널보다 3배 이상의 거리, 해저구간도 2 배에 이르는 제주-목포 해저터널이 유로터널보다 공사비가 적게 들어간다고 하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요?

교통연구원은 제주-목포 해저터널 외에 한중(인천-웨이하이)터널, 한일터널의 사업비를 각각 123조, 92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일터널의 사업비를 일본측에서 추정한 것을 보면 1999년에 이미 30조엔(405조)을 잡았습니다. 우리 교통연구원이 추정한 것의 4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유로터널의 공사비나 일본측의 한일터널 사업비 추정액을 두고 볼 때 우리 교통연구원이 제주-목포 해저터널의 사업비가 터무니없이 작게 잡았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완공된 인천대교를 비교해 보면서 해저터널의 공사비가 14조 6천억 밖에 들지 않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인천대교는 인천과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를 연결하는 해상다리로 총 연장은 21.38km이며 해상다리 구간은 11.7km입니다. 총 공사비는 2조 4566억원이 들어 갔는데 해상 구간을 포함한 다리 구간 12.34km를 건설하는데 1조 5914억원이 투자되었습니다. 해남과 보길도간의 해상 다리 구간의 길이는 29km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인천대교 공사비를 적용하여 계산해 보면 1조5914억원*29km/12.34km = 3조 7399억원이 나옵니다. 더구나 해남-보길도 구간의 수심이 인천대교 구간의 수심보다 매우 깊다는 점과 160km/h 이상의 고속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천대교 건설비보다 단위당 건설비가 훨씬 많이 들 것입니다. 해상 다리 구간 29km만 하더라도 4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해저터널 73km, 지상 구간 63km를 더해 14조 6천억으로 건설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 정상일까요? 제가 추정하건데 30조~40조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이용객이 연간 1,500만명?

교통연구원은 2026년이면 제주-목포 해저터널을 이용할 승객이 연간 1,5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 방문객은 연간 850만명, 이 중에 200만명 정도가 외국인이라고 합니다.(이 외국인들은 크루즈나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고 이들은 해외에서 오기 때문에 해저터널이 건설되어도 크루즈나 비행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국인은 650만명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이죠. 이 숫자만 보면 2026년에 해저터널을 이용할 승객이 연인원 1,500만명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1,500만명 이용객이라면 제주도 방문객은 750만명이 된다는 뜻이니 지금 650만명이라면 2026년에 750만명이 될 가능성은 높을 것입니다. 그런데 750만명이 모두 해저터널을 이용할까요? 그리고 750만명이 해저터널을 이용하면 목포와 군산, 인천항의 여객터미널과 군산, 목포, 청주, 김포, 대구 공항의 수지는 어떻게 될까요? 이들 여객터미널과 공항은 주 노선이 제주행일텐데 해저터널로 승객을 다 뺏기면 여객터미널과 공항은 축소되거나 폐쇄될 것입니다. 페리선 업체와 항공사들은 문을 닫아야 하겠죠. 기존의 여객터미널과 공항시설들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구요.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주변의 상권도 죽게 되겠지요.


현재 KTX 운행회수는 경부선이 왕복으로 하루 118회(주말 130회), 호남선은 42회(주말 44회)입니다. 경부선의 이용률은 주중 80%, 주말 95%, 호남선이 주중 65%, 주말 85% 수준입니다. 그리고 한달 최고 이용객수는 450만명, 평균 이용객은 한 달 320만명이라고 합니다. 연간 이용객수가 3,840만명 정도이지요. 그런데 2026년에 해저터널을 이용하는 승객이 1,500만명이 된다구요? 저 3,840만명은 부산, 목포만 가는 승객이 아니라 천안, 대전, 대구, 울산, 전주, 광주 등의 충청, 영호남의 대도시를 가는 승객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1,500만명이 제주를 방문하면서 KTX를 이용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부산, 경남, 경북 지역 사람들은 지리적 이유 때문에 해저터널보다는 기존의 선박과 비행기를 이용할 것이고, 수도권 사람들도 시간상의 이유나 편의를 생각해 기존 항공편을 이용할 사람들이 50% 정도는 될 것입니다. 호남 사람들도 경제적인 이유나 배 여행의 색다른 경험을 이유로 기존의 선박을 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의 제주도 방문객 전원이 해저터널을 이용한다 해도 1,500만명, 이런저런 이유로 해저터널 대신 다른 운송수단을 택할 사람이 절반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해저터널 이용객이 연간 1,500만명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는지 그 셈법이 궁금합니다.


이젠 관점을 달리 하여, 해저터널의 운송능력 측면에서 해저터널의 이용객수를 예측해 보겠습니다.

KTX는 기관차 2량과 객실용 18량으로 구성되어 있고, 935명이 정원입니다. 1량의 길이는 18.7m로 전체 길이는 384m나 됩니다. 해저터널 이용객이 는다고 객실용 열차를 더 붙일 수 없습니다. 기존의 역들이 모두 20량에 맞춰 설계, 건설되어 있기 때문에 더 늘릴 수 없죠.

왕복 이용객이 연간 1,500만명임으로 편도는 750만명이 될 것입니다. 제주 방문객은 주로 관광객일 것임으로 성수기와 비수기, 주중과 주말의 이용객이 큰 편차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KTX는 서울-오송까지는 경부선과 호남선이 함께 쓰게 됨으로 이 구간이 KTX가 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결정합니다. 하루 24시간 중 심야시간 4시간을 제외한 20시간에 이 구간을 운행하는 KTX를 상,하행 각각 10분에 1회 운행할 수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안전을 위해 운행 간격이 10분으로 불충분하겠지만 최대한 잡아 본 것입니다. 상,하행 각각 하루에 120회(6회/시간*20시간) 운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의 80회(경부선 59회, 호남선 21회) 운행보다 50% 증편 운행하는 것이 됩니다. 이 중에 경부선에는 70회(현재 운행회수 59회, 18.6% 증가, 향후 경부선이 완전 개통되면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현재의 이용률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증편을 불가피하다고 봄)를 할당하고, 50회(현재는 21회, 138% 증가, 해저터널 이용객 감안)를 호남선에 증편하여 운행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호남선의 이용률을 지금의 주중 65%, 주말 95%로 잡아 보겠습니다. 제주행은 관광용이지 비즈니스나 개인사의 이유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볼 때 주중의 이용률은 떨어지고 주말의 이용률은 높을 것으로 본 것입니다. 또 호남선 이용객 중에 제주까지 가는 이용객의 비율은 50%로 잡겠습니다. 호남선이 하루 50회 운행하게 되면 주중에는 65%*50회/일*935명/회*50% = 15,194명/일, 주말에는 95%*50회/일*935명/회*50% = 22,206명/일이 해저터널을 하루에 상하행선을 각각 이용하게 됩니다. 연중으로 계산하면 (15,194/일*5일+22,206명/일*2일)/7 * 365일 = 6,277,061명이 상하행을 각각 해저터널을 이용하게 되니까 왕복으로는 12,554,122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론상으로도 1,500만명이 해저터널을 이용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것도 KTX의 안전을 저해하면서 무리하게 증편했을 경우이고, 또 주중에도 제주 방문객이 어느 정도 된다는 가정을 한 경우에 나온 숫자로 실제로는 해저터널을 이용할 수 있는 승객은 연간 1천만명이 되기 힘들 것입니다.


3. 해저터널 이용요금이 항공(비행기)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까

해저터널이 개통이 되면 서울-제주간 KTX 요금이 얼마가 될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현재 서울-목포간 KTX 요금은 성인의 경우 38,000원입니다. 우리나라의 선로당 요금은 고속선로인 경우 158.09원/km로 책정되어 있어 목포-제주간 167km의 KTX 요금은 26,401원이 되고 서울-제주간은 64,401원이 됩니다. 그런데 김포-제주간 저가항공의 항공료는 65,600원(기존 항공사는 82,000원)으로 해저터널을 이용한 KTX 요금과 비슷합니다. 청주-제주간 항공료도 57,600원(기존 항공사 72,000원)으로 역시 해저터널 이용한 KTX와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비행기에 비해 해저터널이 요금 경쟁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목포-제주구간의 KTX요금을 고속철 선로이용료인 158.09원/km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30조 이상의 막대한 공사비가 들어갔는데 내륙의 지상철 구간의 요금을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제주간 KTX 요금은 저가 항공의 항공료보다 비싸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요금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같은 요금이라면 편의와 시간상의 우위에 있는 비행기를 이용하지 40분간(73km)를 바다 밑을 달려야 하는 해저터널을 이용할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해저터널 구간이 아쿠아리움의 천정과 같이 물고기들이 돌아 다니는 바닷속 같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는데 현실은 컴컴한 땅굴일 뿐이죠. 73km를 계속 땅굴 속을 지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같은 요금으로 해저터널을 통과하는 KTX를 이용할까요?


4. 서울-제주를 2시간 26분, 목포-제주를 40분만에 간다고?

현재 서울-목포간 KTX로 걸리는 시간은 3시간 15분 정도 소요되지만, 호남선 KTX 공사가 완전히 완료되면 훨씬 단축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서울-제주를 KTX로 2시간 26분에 가능할까요? 목포-제주를 40분만에 간다고 했으니 서울-목포는 1시간 46분만에 간다는 것이니 지금보다 1시간 29분이 단축되겠네요. 그건 호남선 KTX가 완전히 개통된다고 보면 가능하다고 칩시다. 하지만 목포-제주를 40분에 간다는 것은 가능한지는 따져 보아야 하겠습니다.

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의 설계속도를 350km/h, 운행속도는 300km/h로 계산했지만, 실제 해저터널구간과 해상다리 구간의 운행속도는 300km/h를 갈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심 120m를 지나는 보길도-제주 구간은 수압 등의 기술적 문제로 유로터널의 해저구간 속도 160km/h보다 저속으로 가야 하며, 해남-보길도 구간의 해상 다리 구간은 바닷바람 등의 자연환경 요소를 감안해 이 구간 역시 160km/h 이상은 달리기 힘들 것입니다. 이 구간을 160km/h로 간다고 하더라도 (73km+29km)/160km/h = 38.25분이 걸립니다. 목포-해남간 지상 구간 66km를 300km/h로 달린다고 하여도 13.2분이 걸리니 목포-제주간 KTX 소요시간은 이론상으로 38.25분+13.2분 = 51.45분이 걸리게 됩니다. 여기에 출발과 도착시의 저속운행과 목포역의 정차시간을 더하면 1시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아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서울서 제주까지는 3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KTX 열차의 증편으로 선행 열차와 후행 열차의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제 운행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시간이 늘 것으로 본다면 소요시간은 더 길어진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5. 경제성이 1이 넘는다고?

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의 경제성을 0.96~1.02가 나온다고 분석했습니다. 제가 이 수치가 어떻게 나오는지 자세히 몰라 장담하기 힘들지만, 해저터널 이용객과 요금으로만 단순히 볼 때 이러한 수치가 나온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생각됩니다.

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 이용객이 연간 1,500만명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위에서 살핀대로 이 숫자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냥 1,500만명이 해저터널을 이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요금도 위에서 살핀대로 26,401원보다 많은 30,000원으로 책정해 보도록 하지요. 이것을 그대로 적용해도 해저터널 이용 요금은 연간 1,500만명*30,000원/명 = 4,500억이 됩니다. 해저터널 이용객이 요금 이외에 음료 등으로 1명당 1만원을 추가 소비한다고 하면 그 수입이 1,500만명*1만원/명=1,500억이 된다고 합시다. 해저터널 운용시 총수입은 연간 6,000억에 불과합니다.

해저터널 공사비가 30조라고 하더라도 연간 금융비용(이자)만 해도 1.2조(30조*4%)가 나옵니다. 해저터널 수입 6천억은 이자의 절반 밖에 되지 않게 됩니다. 수익이 아니라 수입이  이자의 절반도 나오지 않는 사업이 어떻게 경제성이 1이 나올 수 있을까요? 그것도 수입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최대치를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나오는 숫자인데 말입니다.

44조원대의 생산유발효과와 34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지 않느냐구요? 사기치지 마십시오. 연간 수입이 6천억도 나오지 않는 사업에서 생산유발효과가 44조원대가 나오는 것이 말이 됩니까? 해저터널을 한다고 해 보았자 제주역이 하나 더 생기는 것입니다. 목포역이야 이미 있는 것이고 목포-제주 구간은 KTX만 지나갈 뿐 생산유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요? 해저터널을 유지 보수하는데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그 생산유발효과가 일어나는 정도도 미미하겠지만, 만약 그 효과가 크다면 해저터널 운영에서 적자가 더 늘어난다는 의미이니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니겠죠. 도대체 44조 생산유발효과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문제는 해저터널로 인해 제주, 군산, 목포 인천항의 여객터미널과 제주, 김포, 청주, 목포, 군산, 대구 공항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시설물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해저터널의 생산유발효과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껏해야 제주역 하나 더 생기는 것에 비하면 그 부의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는 것은 따져 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34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구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제주역 하나 더 생기는데 34만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니 말이 됩니까? 유로터널이 생기고 일자리가 얼마나 생긴 줄 아십니까? 고작 4만명입니다. 유로터널보다 훨씬 경제적 효과나 파급 효과가 적을 제주-목포 해저터널이 유로터널의 일자리 창출 효과의 거의 10배가 될 것이라고 보는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해저터널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는 생각해 보셨는지요? 앞에서 거론한 항구의 여객터미널과 공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잃을 일자리가 많을까요? 아니면 해저터널로 인해 새로 생길 일자리가 많을까요?

교통연구원은 무슨 근거로 44조원대의 생산유발효과와 34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요.


6. 건설에 따른 환경 훼손은 어떻게 감당할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상 다리는 인천대교로 18.38km입니다. 목포-제주간 해저터널에서 해남-보길도 구간은 해상 다리로 29km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인천대교보다 10km가 더 깁니다. 이 구간을 해상 다리를 건설할 때 그 구역의 해상 생태계의 파괴와 운행중의 소음과 불빛에 따른 문제 뿐 아니라 그 구간의 선박들의 안전 운행에도 지장을 주게 됩니다.

이것보다도 먼저 걱정되는 것은 73km의 해저터널을 굴착하면서 나오는 버럭(폐석)의 처리 문제입니다. 유로터널도 38km 해저 터널을 굴착하면서 나오는 버럭의 처리에 가장 골머리를 앓았다고 합니다. 유로터널의 두 배에 이르는 보길도-제주 구간의 터널 공사에서 나오는 버럭을 우리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내륙도 아닌 보길도나 제주도에서 나오는 버럭을 처리하는 단위당 비용은 유로터널 공사시의 버럭 처리 비용보다 더 들 뿐만 아니라 당장 그 버럭을 처리할 장소가 마땅치 않을 것입니다.

해저터널 공사시 나오는 버럭 량을 한번 계산해 볼까요? 터널의 크기를 유로터널과 같다고 보고 여객용 터널 2 개의 직경은 각 7.6m, 공사시의 TBM의 직경은 8.36m, 서비스 터널 직경은 4.8m, TBM 직경은 5.36m라고 가정해서 계산해 보겠습니다. 버럭의 량은 9,330천m3이 됩니다. 이를 어찌 처리할까요? 새만금을 메우는데?


7. 제주국제자유도시 컨셉과 맞지 않는 해저터널

제주는 이미 국제자유도시로 지정하여 무비자로 외국인이 출입하게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지정한 것은 내국인 유치가 아니라 외국 관광객을 보다 많이 오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들 외국 관광객들은 선박이나 비행기의 직항선에 주로 의존하는 관계로 해저터널과 무관하게 됩니다. 해저터널이 외국 관광객의 유치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볼 때 해저터널은 국제자유도시의 설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입니다. 국제자유도시 설치 목적을 살리려면 외국인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주공항의 확장이 더 필요합니다.

해저터널은 제주공항의 위축과 저가항공사의 발전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한국 항공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대로 목포-제주간 해저터널은 그 경제성도 극히 의문시 되는데다 제주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천문학적 예산만 잡아먹는 괴물이 될 공산이 큽니다.

제발 대선 후보들은 당장의 호남 표를 의식해서 나라 살림을 거덜낼 목포-제주 해저터널을 공약으로 내지 마시길 바랍니다. 4대강(경부운하)을 끝으로 더 이상의 황당무계한 공약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