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집 근처에 있던 분식점에서 튀김을 사먹고 배탈이 나서 밤새 잠을 못 잤는데, 이에 관련해서 여러 생각이 든 것을 써보니다.



1. 아주 어렸을 때는 아니라 몇년 전만 해도 뭘 먹고 토하거나 배탈이 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슬슬 몸상태가 정점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조금만 이상한 음식을 먹어도 몸이 곧바로 반응합니다. 정말 음식 조심해서 먹어야 되겠습니다.


2. 싼 게 비지떡. 튀김이 5개에 2000원이었는데, 오징어나 김말이나 그 정도 가격으로 팔 수 있을 정도면 좋은 재료는 아닐 것이라고 알았어야 됐는데, 먹고 후회하지요. 싼 음식은 그 이유가 있어요.


3. 이게 본론인데, 식품 위생관리의 사각지대 중에 가장 문제가 심한 곳이 학교 앞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분식점도 학교 앞에 있던 가게였는데, 애들은 부모님한테 받는 용돈은 적고 밥만으로는 배가 안 차니 하교하고 나서는 싼 것들을 먹겠지요. 그런데 기름은 하루에 한 번은 갈았는지조차 의심이 들 수준으로 눅눅했고, 대로변에 가게가 있는데 음식에 먼지나 벌레가 앉는 것을 막을 창같은 것은 아예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고, 벽에는 기름때가 쫙 깔려있었고(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을 다 보고도 괜히 '옛날 생각난다'는 멍청한 이유로 사먹은 제 자신에 대한 질책입니다), 만약 일반음식점이라면 위생점검에서 곧바로 걸려서 정지를 먹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는 제 기억으로는 본 지가 몇 년이 넘었고, 계속 그 상태였습니다. 4대악 근절이라는 구호는 외치지만, 그린푸드존이라고 하는 그 영역 안에 있는 분식점에서 팔고 있는 음식은 직설적으로 불량식품에 가까운 수준이었고, 이 가게 앞에는 집어넣은지 몇달은 지난 것 같은 100원짜리 초코볼 자판기가 있었습니다.


어른이 먹어도 탈이 날 수 있는 음식인데, 특별한 시정조치 없이 애들한테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좀 섬찟했습니다. 그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는데, 특히 어린 애들은 음식 한 번 잘못 먹으면 아토피 심하게 앓고 알레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어떤 음식이 나쁜지 아직 잘 몰라서 그냥 싸니까 먹을텐데 말이죠.


4. 그린푸드존은 거의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61&newsid=01174246606153536&DCD=A00706&OutLnkChk=Y


이게 문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저 고열량 저영양 음식을 못 판다면 분식점에서 팔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긴 하죠. 튀김이나 슬러시, 햄버거, 라면같은 것들이 다 고열량 저영양 식품인데. 저것들을 제외해버리면 분식점은 장사하지 말라는 말과 거의 동의어니. 그리고 그린푸드존 내에도 편의점은 존재하고, 청소년들 때문에 성인 대상 물품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현 제도에는 한계가 명확해서 대책은 필요한데, 어떤 대책이 현실적이면서 효과가 있을지 고민할 문제입니다.


5. 한동안은 기름에 튀긴 음식은 냄새만 맡아도 속에서 올라올 것 같아요... 짜증나게.


P.S 노량진 노점상들이 많이 파는 것으로 유명한 컵밥을 '노량진의 거리문화'라고까지 말하기도 하는데, 제가 볼 때엔 이것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겨울에 제육볶음이 위에 쌓인 부분이 식어서 기름이 엉겨붙은 것을 휘저은 다음 녹여서 파는 것을 보고 질겁했어요. 컵밥이 보통 2500~3000원쯤 하고 노량진 고시식당 식권이 10장에 37000원 정도 하는데, 당장 보면 컵밥을 먹으면 돈을 아낄 것 같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니겠지요.


노량진 노점상은 동작구청에서 정리하려다가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서 결국 못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