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이정현이 당선되었습니다. 이번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는데,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데요. 그래서 나름 이정현 당선의 의미를 몇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유권자가 갑이고 정치인은 을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주지시켜준 사건

어떤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모습은 유권자가 갑인가 아닌가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고, 아무리 근사한 민주적 절차와 시스템을 갖춘다해도 형식일 뿐입니다. 새민련의 근본적인 패인은 박영선의 예산저지 망언에서도 보듯이 갑질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정현은 철저하게 을의 입장에서 머리를 조아렸구요. 새민련은 노상 밥만 먹으면 민주주의를 떠들면서도, 정작 민주주의의 본질이 뭔지 기본도 모르는 청맹과니들입니다. 

이념이니 지역이니 계층이니 하는 정치공학을 떠나, 유권자 머리 꼭대기에 올라타서 갑질을 하는 기본이 안된 집단에 표를 준다면 더 이상 주권자가 아니라 노예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천 곡성의 국민들이 을의 본분에 충실한 이정현을 선택하고, 갑질을 하던 새민련에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은 민주주의의 아주 당연하고도 정상적인 모습이죠.  

따라서 이번 선거결과는 이정현의 승리가 아니라, 유권자의 승리라고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듯 합니다.  



2. 이정현인가 새누리당인가? 

많은 사람들이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라는 외형적인 모습에만 흥분하던데, 잘못된 시각입니다. 순천 곡성에서 당선된 사람은 "새누리당 후보 이정현" 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예산폭탄을 공약하고 그것을 실천할 것 같은 정치인 이정현" 인 것이죠. 낙후된 지역에 특별한 예산 지원을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인데, 결코 새누리당의 평소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니 일각에서 마치 순천 곡성의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하며 반색을 하는 것은 헛물을 켜는 것이고, '순천 곡성에서 어떻게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나' 며 비장한 표정을 짓는 것 역시 헛소리에 불과하죠. 



3. 이정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

제아무리 입바른 소리 늘어놓아봐야 친노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듯이, 이정현 역시 친박일 뿐입니다. 박근혜를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여기며 심복질을 할 수 있는 정치관과 이념이 어디 갈 수는 없는거죠. 어쩌니 저쩌니해도 장세동이 전두환의 꼬붕일 수 밖에 없었듯이, 이정현이라고 특별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호남유권자들을 표셔틀쯤으로 여기는 친노들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아서 어디 한번 애써봐라는 마음으로 구경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