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윈스키가 요즘 뉴스 화면에 슬슬 얼굴을 비추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설이 유력해지자,
공화당 쪽에서도 군침을 흘리며 르윈스키를 은근히 지켜보며 성원하지 않나 생각된다.
빌 클린턴은 내가 보기에 미국 역사상 가장 두뇌좋고 잘 생겼고 정세판단에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가 경제단체 모임에서 즉석 연설하는 걸 들었는데 30분이 넘는 시간을 마치 박사논문 같은 정연
한 논리와 분석으로 매끄럽게 연설을 진행하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머리가 명석한 인물
도 즉석 연설에 나서면 허둥대거나 두서없이 횡설수설하기 마련인데 빌 클린턴에게는 한 점의 착오도
빈틈도 없었다. 그는 완벽한 인물이었다. 다만 하느님은 그에게도 거역할 수 없는 하나의 결정적 약점
을.....
 이 스캔들로 클린턴은 탄핵 일보 직전까지 몰리다 간신히 임기만은 마칠 수 있었는데 여기에도 그가
이전에 대통령으로 수행한 훌륭한 업무능력과 업적이 감안되었을 것이다.
미국은 개신교의 메카 같은 지역이다. 세계의 지도국을 자처하던 미국 시민들이 클린턴 스캔들로 받
은 도덕적 자부심의 타격과 상처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스캔들이 엘 고어와 조지 부시의 경쟁
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나는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고어가 실득표수는 앞서고  선거인단
득표에서 간발의 차로 패배했다. 스캔들이 없었다면 고어가 낙승했을 거란 추론을 가능케 하는 결과
이다. 말쑥한 샌님 엘 고어도 모범적 가정을 꾸려가고 있지만 기독교근본주의자인 부시 가문의 부자가
함께 보여주는 화목한 가정 분위기는 도덕적 상처 받은 미국시민들에게 하나의 탈출구가 되었을 것이다.

 아들 조지 부시는 퇴임후 한동안 초상화를 그리더니 최근에는 아버지 부시의 전기를 집필해 출간을
앞두었다 한다. 그는 정치인에서 화가로, 그리고 전기작가로 목하 변신중인데 지난날 업보를 깡그리
잊어먹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벼운 옷차람으로 변신한 예술가 행세를 하는 그를 보면 참 어이가
없다. '우리 아버지는 위대한 정치가였다" 아버지 전기를 탈고한 그가 조지 부시 1세를 두고 한 말이
다. 그의 효심에는 감탄하지만 그의 말에는 선듯 동의할 수가 없다. 알다시피 이들 아버지와 아들은
이라크 전쟁과 직접 관련이 있고 오늘날 참혹한 폐허로 변해버린 이라크 현실에 주도적 책임이 있는
인물들이다.  아들 부시의 남다른 효심을 보고 떠올리게 되는 장면이 하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