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khan.co.kr/view.html?category=1&med_id=khan&artid=201408021134481&code=940100

(발췌)


“이 사건은 세월호에서 구조된 학생들도 강조했듯이 교통사고가 아닙니다. 재난 자본주의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이 ‘재난 자본주의’의 작동을 극명히 보여줍니다. 재난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엄청난 재앙에 놀라고 당황할 때, 그 사회 기득권 집단이 자신들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강력히 전개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전에도 ‘관피아’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책 중 하나로 ‘5급 공무원 공채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공무원 공채를 줄이고 특채를 늘리면, 그 자리를 누가 차지하겠습니까? 부유층 자녀들이 특채로 5급 공무원이 되겠다는 얘기죠.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도 마찬가지로 ‘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안전처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걸 만드는 데만 1년 넘게 걸릴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나머지 임기를 보내겠다고 볼 수도 있죠.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위기관리센터를 만들어서 국가 재난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여기서 했습니다. 이걸 이명박 정부 때 없애버렸어요. 사실 세월호 참사 때도 전 국민이 목격한 것처럼, 대형 참사가 터지면 구조 가능한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1분, 1초가 너무 중요하거든요. ‘바다에 뛰어들어서 구조하라’는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최고권력자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은 돈과 목숨이 달린 일이라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바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왜 이걸 없애고 국가안전처를 만들겠다고 합니까? 결국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떠안기 싫다는 뜻 아닌가요?”


우리나라 배, 선박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사고가 난 근본 원인은 선박산업의 문제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연안여객의 이윤율이 매우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속철도(KTX)와 저가항공이 비슷한 시기에 다 도입됐습니다.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쳤습니다. 승객은 줄고 비용은 늘고, 이윤이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했느냐 하면, 이명박 정부에서 규제완화라는 명분하에 선박 연령을 늘려주는 쪽으로 해결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선박 제한 연령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렸고, 세월호는 일본에서 중고 선박을 사다가 증축한 배입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은 우리가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되기 전에는 못 살아도 새 배를 탔거든요. 그런데 이전보다 훨씬 잘 살게 됐는데, 일본이 타다가 버린 배를 타는 나라가 됐어요. 중국도 선박 제한 연령이 28년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중국이 타다 버린 배를 타는 나라가 되게 생겼어요. 더욱 더 가슴 아픈 것은 단원고 학생들은 배를 탄 것이 아니라, 어른들에 의해 배에 태워져 수장된 것입니다.” 

고등학생들이 배에 태워지다니요. 어떤 의미인가요.

“단원고는 선박여행을 택한 이유 중 하나로 ‘저렴한 비용’을 댔습니다. 뱃삯이 비행기삯보다 싸고 숙박비도 하루치를 아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납득이 안 됐어요. 저가항공이 널려 있고 대규모 인원이라 숙박비도 얼마든지 줄일 수 있거든요. 제가 알아보니 세월호 비용이 절대 싸지가 않아요. 학생들도 총 33만원의 비용을 지불했을 겁니다. 왜 그랬을까란 의문이 들어 다른 고려사항이 없었는지를 뒤졌고, 그러다 공문을 손에 넣었습니다. 자료를 찾다가 2011년 부산해양항만청과 제주해양관리단이 ‘페리 산업이 어려우니 수학여행을 보내 달라’고 교육당국 등에 협조공문을 보낸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월호 운임이 편도 7만1000원으로 저가항공과 비교하면 결코 싸지 않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수학여행 비용 일부가 페리 산업의 생존에 보태진 것이고 국가가 교육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을 동원해 업계의 이익을 보장해준 셈이죠. 집권 후 ‘4대강 사업’으로 축소되긴 했지만,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에서 선박업계의 ‘수익성 보장’은 더 중요한 문제로 여겨졌을지 모릅니다. 돈을 벌어 교육에 쓴다는 상식이 아닌, 교육을 돈 버는 데 쓴다는 비상식의 상징인 사건입니다. 학생들에게 페리 수학여행을 독려한 데는 교육부도 책임을 면키 어렵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을 벌주기는커녕 부총리로 격상시킨다니….”세월호 참사를 통해 양극화 문제를 제기했던데요.

“배와 비행기의 문제에서도 양극화가 확인되더군요. 인천공항은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9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비행기와 연안 선박의 ‘안전’을 비교해보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양극화’의 또 다른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배경뿐 아니라 참사 이후로도 ‘양극화’는 계속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제기된 의문 중 하나가 ‘서울 강남 고등학교 학생들이 피해자였다면 구조작업이 이렇게 엉망으로 진행됐을까’입니다. 괜한 억측이 아닙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수학여행 실태를 좀 들여다보니 서울 강남지역의 학교들은 비행기를 이용하더라구요. 또 강남지역에서 최근 일어난 재난이 2011년 우면산 산사태였습니다. 당시 인근 호텔이 피해자들에게 빵을 무료로 주고 방도 최저가로 제공해줬어요. 세월호 유가족들은 어떤가요. 체육관에서 난민처럼 지냈습니다. 팽목항에서 유가족들이 수용됐던 진도체육관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 국립 남도국악원이 있어요. 숙박시설이 갖춰진 이 곳에 누가 묵었나요? 현지 파견된 공무원, 경찰, 일부 기자들이 묵었습니다. 이게 양극화의 단면이 아닌가요.” 

여객선의 ‘공영제’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영화’ 문제와 정확히 반대로 가자는 주장인데요.

“세월호 참사는 민간의 실패를 보여줍니다. 선박과 관련해 정부가 관리하던 영역을 민간으로 떠넘길 경우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는지, ‘재난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해 만들어진 구조가 어떻게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지 보여준 셈이죠. 세월호 참사를 해결하고 치유하는 문제는 매우 장기적 과제입니다. 그 시작은 ‘내릴 수 없는 배’에 태워진 우리 모두가 이 위험한 배를 정박하고 내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이제 다시 우리 아이들을 배에 태워도 좋다’는 마음이 들 때까지 정부, 선박업계, 심지어 교육기관까지 배에 관련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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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이 세월호 관련 책을 냈군요.
잘 팔리지는 않는다지만 그와는 별도로
국가안전 및 여론몰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크로에서도 야당의 미온대응 또는 오버에만 중점을 둔 채 세월호 이후 정부의 여론조작과 엉뚱한 대응 및 삽질에 대해선 다소 소홀했던 것도 같네요. 그 조작질 선동에 앞장서는 경우조차 있어 목도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고... 

야당도 이런 쪽으로 맹공을 했어야 했는데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고인들과 유족, 그리고 엉뚱하게 피해 본 행시생들만 안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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