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이 11:4의 압도적 차이로 새누리당의 압승, 새민련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되기는 했으나 이 정도의 결과까지는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습니다.

새정련의 참패 원인은 선거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거론되었습니다만, 권은희의 광주광산을 전략공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권은희/기동민의 전략공천도 참패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박지원, 박범계, 박영선, 이 쓰리 박의 삽질도 기름을 부었다고 생각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정에서의 과도한 요구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도 은영중에 표심에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박지원이 증거랍시고 주민들의 진술을 근거로 유병언 시신 발견 날짜에 의혹을 제기하고, 박범계가 경찰의 유병언 시신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말 한마디를 믿고 유병언 시신 가짜설을 주장한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새정련의 사고체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고 ‘아니면 말고’ 식의 진중하지 못한 모습에 국민들이 실망을 했다고 보지요. 특히 박범계의 재보선 전날 7.29에 유병언 시신 가짜설을 주장한 것은 합리적 중도층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박영선이 순천곡성에 가서 ‘이정현이 되면 폭탄예산 푸는 것을 절대적으로 막겠다’는 또라이 같은 막말을 한 것은 순천곡성에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다른 지역의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박영선은 야당의 원내대표여서 자신의 말은 박영선 일개인의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정련의 말로 인식됩니다. 따라서 선거에 미치는 그 파급력도 클 뿐아니라 새정련의 정체성이나 사유구조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지요.

새정련이 세월호 참사 책임을 6.4 지선에 써 먹고 이번 7.30 재보선에도 들고 나와 국민들이 식상해 한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세월호 특별법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국민들의 반발을 사 역효과를 보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의사자 지정, 특례입학, 기소권/수사권 부여 등 세월호 특별법의 쟁점이 되었던 사안들이 국민들이 보기에는 형평성과 일관성을 결여한 무리한 요구로 보여졌고 이런 것들을 밀어붙이는 새정련을 시류에 따라 표만 의식하는 표퓰리즘 정치형태를 보인다고 못마땅해 한 것이지요.


새정련의 참패는 위에 거론한 전략공천, 쓰리 박의 삽질, 세월호 특별법의 무리한 요구라는 표면적인 원인도 있지만, 사실 새정련의 근본적인 문제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그 동안 전승을 이끈 박근혜 마켓팅을 이번에 버렸는데, 새정련은 연패의 프레임인 정권심판론을 또 들고 나왔습니다. 변화를 보이고 성찰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도 이길까 말까 하는 야당(새정련)이 상대인 새누리당의 변화 만큼도 아니라 아예 더 퇴행적이고 후진적 모습을 보이는데 어느 유권자가 표를 주고 싶었겠습니까?

그 동안 야권은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2012년 총선, 2012년 대선까지 연패를 하면서도 국민들의 낮은 정치의식을 탓하는 ‘국개론’으로 변명하거나,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들먹이며 자신들이 불리한 조건에서 싸운다고 억울함만 강조하였지만, 정작 진정한 성찰이나 반성, 그에 따른 책임을 보이는 자세가 없었습니다.

자기 성찰없는 태도,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상대의 잘못이나 실수에 편승하려는 거지 근성, 자신들이 정의이고 선이라는 독선에 빠져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한 사유구조, 대중들의 진정한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갖기보다 표만 얻겠다는 표퓰리즘적 정책 등 근원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새정련(야당)의 연패 기록은 갱신되어 나갈 것입니다. 7.30 재보선 참패는 우연이 아니고 필연적인 결과였습니다.

  

7.30 재본선의 결과는 새정련에 후폭풍을 몰고 오겠지만, 저는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7.30 재보선 결과가 나오고 난 뒤의 새정련의 반응을 보면 제가 기대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는 연합뉴스가 전한 이번 참패의 원인을 새정련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 일단을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이에 반해 당 내부에선 여름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낮은 투표율을 주요 패인으로 꼽았다.

휴가와 평일이라는 '이중 장벽'에 야권의 주된 지지층인 젊은 세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았던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7∼8월에 치러진 역대 3번의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쪽이 총 20석을 따낸 반면, 우리는 5석만 이기는 데 그쳤다. 여름 피서철 선거의 낮은 투표율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7044034


7.30 재보선의 참패 원인을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보다는 외부 요인(휴가철 투표율 저하)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저렇게 처참한 대참패를 당하고도 저런 소리를 하는 집단에게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피서철 선거의 낮은 투표율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구요? 순천곡성과 서울 동작을에서 이정현과 나경원이 당선된 것은 투표율이 낮아서였나요? 15개 지역 중 가장 투표율이 높았고, 역대 재보선 투표율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투표율을 보인 지역입니다. 반면 새정련이 당선된 지역은 평균 투표율보다 낮은 지역들이고, 특히 광주 광산을은 22%대로 그 대표성을 인정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정도로 민망한 투표율이었습니다. 광산을의 22% 투표율이 무얼 의미하는지 모르거나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새정련의 현주소이지요.


저는 인물의 대대적인 교체없이는 새정련의 미래는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물교체는 단순히 지도부의 교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동안 야당(새정련)을 이끌어왔던 과거와 현재의 지도부의 완전한 정치계의 퇴진을 말합니다.

7.30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묻고 단순히 지도부 교체를 해 보았자, 문재인 중심의 친노, 정세균계, 486 떨거지들, 김한길/안철수계의 현재 목소리 큰 사람들의 회전문 교체일 뿐이죠. 사실 7.30 재보선은 현 지도부(김한길/안철수)의 책임이 크기는 하지만, 새정련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책임에서 과거의 지도부(친노계 등)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지금의 새정련의 인물들로 지도부를 구성해 보았자 그 놈이 그 놈이라 환골탈태하기는 어렵습니다.

김한길과 안철수는 물론, 박영선, 정청래, 서영교, 박지원, 박범계, 정세균, 문재인, 이해찬 등 그 동안 새정련(야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들은 공동 책임을 지고 동반 퇴진(정치계 퇴출)해야 합니다.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라 2016년 총선 불출마, 2017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신인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이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천성, 성격, 습관, 사고방식, 가치관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인물의 교체(퇴진)없이 새로운 새정련(야당)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또 기존 인물의 퇴진 없이는 신인이나 능력있는 인물을 수급하기 힘듭니다. 이들이 진정 야권의 미래를 생각하고 진보의 가치를 이 사회에 실현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자신들이 스스로 용퇴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현재의 야당(새정련)을 수권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새누리당이 삽질이나 뻘짓을 해도 새정련(야당)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새정련 인물들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새정련 사람들만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새정련 사람이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2016년 총선에 대비해 능력있고 참신하며 합리적 사고의 소유자를 영입하여 대외 인지도 제고를 위해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신인의 수급을 위해 앞서 이야기한대로 현재의 인물들의 퇴진이 당연히 선결되어야 하구요.

이번 이정현의 당선으로 2016년에는 영남지역에서의 야권 인물의 당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영남 사람들도 이정현의 당선에 대한 보답을 호남에 해야 한다는 부채의식도 생겨 인물만 경쟁력이 있으면 영남권 야당 후보 당선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도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구호나 심리는 이제 통하지 않게 된 것이죠. 전국적으로 인재를 구해야 하겠지만, 특히 영남권의 참신한 인물 발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2017년 대선후보에 대한 고려도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 사실 현재의 야권 인물 중에서 대선 후보로 나가는 것은 필패라고 봅니다.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 등이 계속 거론되지만 이들로는 새누리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힘듭니다. 그렇다고 이들 이외의 인물을 내부에서 대선후보로 키우는 것도 인물도 없지만 시간도 녹록치 않아 쉽지 않습니다.

제 생각이 무엇이냐구요? 반기문을 옹립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여야의 세력구도나 새누리당의 역학관계에서 보자면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반기문을 영입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변하면 어떨런지는 모르겠지만 현 상황에서 반기문이 새누리당에 끼어들 여지는 없습니다.

반면 새정련은 다릅니다. 손학규, 김두관은 이번 재보선에서의 낙선으로 대선후보에서도 멀어졌고, 안철수, 김한길도 그 리더쉽에 상처를 입은 상태이며, 박원순은 대선후보로 나서는 순간 그 약점과 한계가 드러나 힘들 것이고, 안희정도 무게감이 없습니다.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경력에 충청도 출신입니다. 역대 대선이 충청을 먹는 사람이 당선되었습니다. 반기문은 중도층 뿐아니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에도 거부감이 없습니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것이 약점이긴 하지만 유엔 사무총장의 화려한 경험이 국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상쇄할 수 있습니다.
 

반기문의 영입은 새정련으로서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고 실제적으로 세력 불리기에도 유리합니다. 새정련은 국민들에게 수권능력을 의심받고 있고 불임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박영선이 무소속의 박원순에게 단일화로 후보를 양보했고, 지난 대선 역시 민주당의 문재인이 무소속의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면서 후보가 되긴 했지만 매번 자신들의 후보를 끝까지 완주시킬지에 대해서도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반기문이 영입되면 국민들이 새정련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유엔 사무총장 경력 그 자체에 대통령 수행능력을 인정하게 되고 그런 인식이 새정련의 수권능력을 의심하는 것을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반기문의 영입은 새로운 인재들의 영입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치계의 입문, 특히 야권의 입문을 주저하는 정치신인들이 반기문으로 인해 자신들의 성공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영남권의 신인들도 종전의 호남색이 짙은 새정련에 비해 반기문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 정서적인 거부감도 줄고 영남지역민들에게도 자신이 야당에 입문한 명분도 제공할 수 있어 야당에 문을 두드리기 쉽게 됩니다.

그리고 야당은 수권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 수준까지는 당장은 안되겠지만 그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각오로 부설연구소를 강화하여 정책개발이나 여론동향조사에 신경써야 합니다.


* 제가 주제넘게 새정련 일에 끼어들어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소리를 해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양해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