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고래님이 '만약 친노들이 사과를 한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그럴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친일파들도 사과와 반성을 하면 용서를 해주는게 한국 사회인데 불가능한건 아니죠. 문제는 그 사과의 수준일겁니다.

저는 친노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다음과 같은 취지의 수준으로 사과를 하면, 용서해 줄 용의가 있습니다.

1. 호남의 몰표를 청산되어야 할 구태적인 지역주의인 것으로 공격한 것을 사과한다. 호남의 몰표는 지역주의가 절대 아니며, 방어적이니 저항적이니 하는 수사가 달린 지역주의도 더더욱 아니다. 그저 독재와 불의한 지배 세력에 대한 민주시민들의 바람직한 투표와 정치적 지향만이 타 지역보다 더 강하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2. 영남 유권자 다수의 정치적 지향은 본래적 의미의 지역주의가 맞고, 불의한 지배세력의 권력 획득에 협조한 댓가로 지역의 이익을 제공받은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역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영남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또 다른 형태의 지역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불의한 영남 지역주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3. 우리는 독재와 불의한 지배세력과 타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남이 정치 사회적 차별과 의도적인 저개발이라는 탄압을 당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겸허히 인정하며, 그것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 시대의 정의이고 국가의 책무라는 것을 인정한다.

물론, 호남의 표를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현찰로 취급하고, 통합민주당이라는 것도 결국은 당당하게 현찰을 꺼내러 온 것에 불과한건데 그들이 이런 식의 사과를 할 턱이 없죠. 그저 영남의 의석 몇 개만을 위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합당한 정의같은건 쓰레기통에 처넣어 버리고 개무시하고 있는 주제에 '정의와 공평'을 읊어대고 있습니다. 영남의 헛기침에는 벌벌 떨면서, 호남은 영원히 현찰 노릇이나 하라며 협박하는게 그들이 가진 유일한 정치적 자산일뿐이고. 

이런 자들과 협력을 논하는건 정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고, 그저 호구일 뿐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