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에 건강 상의 이유로 회사에 3개월 휴직을 내고 모처에 있는 절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그 때 알게되었던 주지스님.



연륜도 그렇고 종교인으로서 감히 넘볼 수 없는 주지스님이지만 '발칙하기로는' 천하에 따를 자 없는 나는 주지스님에게 '종교 관련한 도발적 질문'을 자주 던졌다.



내가 '해당 종교 도발적 질문'을 자주 던졌는데....  나의 도발성 질문에 대응하는 주지스님은 한마디로 내가 평소에 '불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 그대로였다. 아니, 어쩌면, 물론 유교의 종교'성'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심오한 경지에 있는 종교인들은 종교에 관계없이 비슷하지 않을까? 이렇게....



"깊은 호수에 짱돌을 던져봐야 잠시 물결이 일 뿐이고..................... 너가 까불어봐야 얼마나 까불겠어?"



그리고........... 일년 후에 나는 그 절의 보살스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주지스님이 입적하셨다고.



월차를 내고 집에 와서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준비를 하는데 어머님이 적절하지 않다는 충고를 하신다.



"평신도도 아니고 종교인의 장례식에 타종교인이 참석하는 것은 그 종교인에 대한 결례"



분명히 어머님은 다른 종교에 배타적이시지 않다. 친구분들 중에 천주교 신도는 물론, 개신교 그리고 불교 신도들도 많다. 그리고 내 판단에, 어머님 충고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저, 보살스님님, 저의 어머니께서 그러시는데..."



나는 전화로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렇게 했다.





그리고 아주 잠시 후............. 나는 나의 잔인함.... 모든 인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속성이라는 잔인함을 발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것은 '호기심이라는 이름의 잔인함'이다.



즉, 나는 주지스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의 심장보다는 두뇌가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비는 마음이 솟구치기 전에 내 머리 속은 소설 등신불에서 묘사되었던 스님들의 입적식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내지는 호기심이 먼저 떠올려졌다는 것이다.



호기심이라는 이름의 잔인함.



인류의 문명은 호기심이라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 호기심을 확인하는 것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호기심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내 입장에 처했을 때 그들은 심장이 먼저 움직일지 아니면 두뇌가 먼저 작동할지. 그리고 어느 쪽이 먼저 작동하는게 다수인지... 그리고 아마, 내가 소수에 속해 있을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