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닉스 님이 쓴 글을 읽었습니다. 거기에다 댓글을 달까 하다가 따로 글을 쓰는 게 좋겠다 싶습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보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설득할 의욕이 별로 없습니다.  애써 설득해 봤자 먹히는 것 같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왜 설득이 먹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제가 가진 실력이 부족한 것이 첫째 원인일 것이고, 사람들이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는 점이 둘째 원인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쓰는 글은 그냥 '욕망지인의 의견을 말하는 글'에 해당합니다. 댓글을 안 달거나 적게 다는 것도 대충 이런 이유입니다.


어떤 사람이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매번 모든 면에서 똑똑하냐 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는 사람도 멍청한 짓을 곧잘 하는 것 같더군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사례를 들자면, 김대중이 두 아들을 방치한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또 노무현이 형이랑 가족들을 방치한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국민들이 선거에서 이 후보를 선택하건 저 후보를 선택하건 그건 국민들의 자유에 해당하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소설 [스타십트루퍼스]에 나오는 말마따나 자유와 책임이 등가를 이루게 되는 거지요.


자유와 선택이 늘상 좋은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은 여러분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자유가 있습니다만, 그 재산으로 도박을 해서 탕진한다면, 이건 멍청한 짓이지요.


국민들이 선거에서 이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두고 '멍청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두고 '똑똑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경영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았다면, 허경영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을 두고 '멍청하다'고 평가할 수가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연좌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극히 일부만 적용된다네요.) 그러니 반란수괴의 딸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이 권리가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보장되는 것을 존중합니다. 박근혜 자신이 반란을 저지른 것이 아니니까, 반란의 책임을 지우거나 연좌시키는 것은 명백하게 부당합니다.


그러나 국민이 반란수괴이자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멍청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총칼로 무너뜨린 반란수괴의 딸을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으로 뽑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명백히 뭐가 이상한지는 말하기 어렵더라도, 어딘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런 국민들이 멍청하다고 말합니다.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척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반란수괴를 애모하고 존경하는 국민들......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이해가 갑니다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 반란수괴를 애모하고 존경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반란수괴이고 독재자였지만 경제발전을 이룩해서 애모하고 존경한다..... 이런 논리를 들이댈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걸 납득하지 못합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파괴한 것을 그렇게 사소하게 평가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반란수괴라는 과오는 다른 걸로 덮을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같으면 어땠을까요? 미국사람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놈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아줄까요? 그런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렵군요. 박근혜가 지 애비의 반란죄와 독재한 죄를 인정했더라면 제가 이렇게까지 국민을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목을 조르는 장치에 어떤 사람이 자기 목을 넣고 버튼을 눌렀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물론 이 사람은 자살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버튼을 눌렀으니, 장치가 작동합니다. 목이 조여지면서 이 사람은 비명을 질러댑니다... 이 사람이 한 짓은 멍청한 짓이지요. 거기에다 왜 목을 넣느냔 말입니다. 그렇게 목을 조일 줄은 몰라서 넣었다.... 한 번만 이 짓을 했다면 '몰라서 그랬구나'라고 이해가 됩니다만, 여러 번 이 짓을 반복했다면 '멍청해서 그랬구나'라고 이해하는 게 더 맞을 겁니다.


전라도사람들의 투표결과를 보면 '똑똑하다'라고 평가하게 됩니다. 광주사람들을 학살한 일을 생각하면,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과 그 민정당의 후신인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게 똑똑한 거죠. 전라도사람들이 유별나게 개혁과 진보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절반은 보수를 좋아할 거고, 절반은 개혁+진보를 좋아할 거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과 민정당의 후신에게는 투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라도사람들을 똑똑하다고 평가하는 겁니다. (물론 그 반대편에는 멍청하다고 평가받은 경상도사람들이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서 똑똑한 말만 하는 건 아니겠지요. 멍청한 사람이라고 해서 멍청한 말만 하는 것도 아닐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