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치다. 아주 유명하다.


처음 가는 길은 잘 찾아간다.


그런데 이미 한번 갔던 길을 다시 가면 개고생을 한다.



기술영업을 할 때......


예를 들어 수원시에 소재하는 S전자와 Q전자를 방문한다고 하자.


그럼 대부분의... 아니 지구촌의 모든 사람은 경로를 회사 --> S전자 --> Q전자 --> 회사... 이렇게 갈 것이다.



근데 나는 그게 안된다.


내 경로는 이렇다.



회사 --> S전자 --> 회사 --> Q전자 --> 집 ㅡ_ㅡ;;;



내비게이션이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던 시절.... 


내가 업체를 방문하면 친구들 핸드폰이 불이 난다. 왜?


친구들에게 길안내를 받느라고.



"여기 삼거리... 저기 50미터 앞 왼쪽에 XX건물 있는데.... 어디로 가야해?"


"얌마~! 좀 알만한 건물 좀 말해봐. 기껏해야 5,6층짜리 건물 말하고 길 가르쳐달라면 어케 하라구?"





특별히 길치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은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알고 있다. 



즉, 나는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주 심각할 정도로....



그런데 이 '부족함'이 아주 사람 죽이는 경우가 있다.



그 것은 3차원 작업을 할 때 도무지 방향을 추측할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오, 레고를 머리 속으로 조립을 하는 것인데 그게 안된다는 것이다.


단, 두 쪽의 레고도.




그렇게 머리 속에 3차원 도형을 그리며 문서를 기술하는데 도대체 되지를 않는다.



고생고생해서... 캐드로 대략 3차원 도형들을 그리고 그걸 조립해보는데 역시 안된다.



캐드 사용법에 익숙치 않으니 원하는 것을 만들려면 반나절은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구... 정말... 이 대가리...."



그러다 순간 머리 속에서 !표가 떠올랐고 나는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내 손에 잔뜩 들린 것은 도화지와 풀.



잠깐의 노력으로.... 내가 원하는 도형을 만든 다음에 그 도형들을 이렇게 저렇게 맞추어 보면서 문서를 작성하고 있다.




진작 이 생각을 떠올렸더라면 오늘은 하루 종일 시체놀이를 해도 되었을텐데.....


오전 내내 고생하다가 겨우 떠올려진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였으니....



역시 머리가 나쁘면 팔다리가 고생하는 모양이다.


다음부터는 종이공작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겠.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