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부터 현재까지 정치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체감적으로 알게된 것들을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저 개인만의 독특한 정치관일 수도 있고, 어느 닝구좌파가 바라보는 정치가 이런거구나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여권과 야권은 포괄적으로 계층을 대표합니다. 가령 어떤 재벌회장이나 잘나가는 사업가가 새누리당을 지지하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지고, 민주당 혹은 진보정당을 지지한다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그래서이겠지요. 반면 어떤 서민인 경우에는 그 반대이겠구요. (물론 호남에 사는 어떤 서민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을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여기면서 불편해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딱히 재산의 절대 액수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다 동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남부럽지 않은 부자인데도 현재 질서속에서 뭔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야권을 지지할 확률이 꽤 있습니다. 반면 누가 봐도 가난한 서민인데 이득을 보고 있다 여기며 현재 질서에 만족해하는 사람은 여권을 지지할 확률이 높구요. 

즉 여권과 야권으로 나뉘는 지지성향은 계층을 기본 베이스로 하고, 각각이 느끼는 이득과 손해가 그 위에 덧씌워져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그런 이득과 손해를 빚어내는 근본 동력은 계급모순이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여권지지자와 야권지지자들은 다음과 같은 범주들로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괄호안은 해당 범주의 특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집단이며, 여러 범주에 겹치는 케이스도 많을 것입니다. 


가. 여권지지자들의 범주

1. 노력에 비해 이득을 보고 있다 여기며, 현재 질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 (영남원적자의 다수) 
2. 상위계층에 속한다고 여기는 사람 (강남, 도시 상류층과 일부 중산층)
3. 주류 경제 정책을 선호하는 사람 (잘 나가는 사업가 자영업자 부동산보유자 상층화이트칼라)
4. 북한을 평균보다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공포를 갖고 있는 사람 (노년층) 
5. 기타 야권 정치세력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 (보수지식인) 


나. 야권지지자들의 범주

1. 노력에 비해 손해를 보고 있다 여기며, 현재 질서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사람 (호남원적자의 다수) 
2. 중하위계층에 속한다고 여기는 사람 (강북, 도시 서민층과 일부 중산층, 사회초년생)
3. 대안적 경제 정책을 선호하는 사람 (육체노동자 하층화이트칼라 임대생활자 소상공자영업)
4. 기타 여권 정치세력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 (진보지식인, 강남좌파, 대학생) 

* 여성과 농어민 등은 아직 여야로 분류할만한 범주적 특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집단 같아서 제외했습니다. 다만 장래 야권지지층 범주가 될 확률이 보다 높겠지요. 

저는 위 각각의 범주들이 유기적으로 어우려져서 현재의 영호남, 청년층과 노년층, 도시와 지방의 여야간 대치 전선을 빚어내고 있다고 봅니다. 관찰되는 정치현상 대부분이 설명이 되구요.  

결국 야권이 성공하는 것은 자신들 범주에 속한 집단들의 이득과 손해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정강 정책을 얼마나 실효성있게 마련하느냐에 달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래야만 비로소 여권 범주에 속하거나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 일부 (노년층, 영남의 서민들이나 농어민등) 도 야권지지층으로 견인할 수 있을테구요. 

그럴만한 실력이 부족하니까 민주 vs 반민주 등의 선악구도같은 것으로 때우거나, 정치개혁 새정치같은 담론적 이슈만 제기하면서 버티거나, 단일화 이벤트의 감동 같은 걸 주요선거전략으로 삼거나 하는 후진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겁니다. 아니면 엉뚱하게 지역주의 양비론 같은 턱도 없는 주장을 하면서 낙동강 벨트를 들고 나오는 희대의 삽질을 하거나. 

저는 야권 정치세력이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구성되면, 지지율 50~ 60%는 너끈히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능력에 비해 과도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친노들과 486들이겠고, 그들의 노선이라는게 야권내 분열과 갈등만을 조장하는 형편없는 것이라는 것은 덤이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