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이 희안한 초강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24일까지 단일화 안되면 후보 사퇴한다죠. 

야권연대 혹은 후보단일화. 지겨운 재방송이 또 시작된 걸 보니 선거철이 맞긴 한가봅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언제까지 선거때마다 이 짓을 계속할건지 이제는 웃기지도 않지요. 이럴거면 차라리 합당하라 그러면 그건 또 못하겠답니다. 이념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당을 하냐는 것이죠. 그런데 이념이 달라서 같은 당은 못하지만 후보는 단일화해야 한다니 정당정치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정책교환이나 딜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단일화의 명분은 늘 '새누리당 당선 저지' 인데, 결국 새누리당이 존재하는 이상 백년이고 천년이고 이 짓을 계속하겠다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무슨 이런 놈의 정치가 다 있데요? 호랑이 온다고 겁주는 진보판 공포정치도 아니고. 

물론 '새누리당 당선 저지'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시대적 명령일 때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7년 정권교체로 그 시효가 오래전에 끝난 사안이죠. 이제는 각 정당들이 더 나은 정치서비스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로 바뀐지 오래입니다. 게다가 막상 야권연대가 시대적 명령일 때는 정당정치 파괴라며 거부하다가, 정작 시효가 지나버린 이 시대에 왠 난리통들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아직도 80~90년대에 살고 있거나, 무임승차를 바라는 비뚤어진 권력욕이거나. 

사정이 이러하니 노회찬의 행동에는 도대체가 논리의 일관성이라는게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새누리당 당선 저지'가 후보 사퇴를 불사할 만큼 중요한 것이라면 애초에 출마를 하지 말던가. 이럴거면 왜 출마한건지 그거부터 궁금해지죠. 단일화 안되면 사퇴하기위해 출마했다는 소리밖에 안되는거고, 정치하기 싫어서 저런다는 거 말고는 당체 설명이 안되죠. 정치하기 싫으면 때려치면 되는건데 그건 또 아니고. 정치가 무슨 애들 소꿉장난도 아니고 뭐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는 속아지야 뻔히 보입니다. 본인깐에는 일타 쓰리피의 절묘한 정략이겠죠. 의도대로 새민련이 끌려오면 본인이 단일후보 될 가능성이 있으니 그것대로 좋고, 안돼도 화끈하게 사퇴쇼 벌이면서 차기 총선 대비 미리 떡밥을 깔수 있으니 좋고, 게다가 깨시들의 찬양소리가 이렇게나 드높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습니다. 이걸 던지기 위해 그렇게나 권은희를 씹어돌리면서 단일화라면 껌벅 죽는 친노들을 지원사격하는건 덤이고요. 그러나 아무리 절묘한 한 수라도 그 본질이 '정치적 무임승차' 인 이상 결과는 처참할 뿐입니다.  

분명 노회찬은 한국 정치에 자기 역할이 있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정치인중 유일하게 술 한잔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고, 진보정치를 향한 본인의 포부를 유감없이 펼칠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적극 찬성합니다. 이렇게 낭인처럼 떠돌면서 나이만 먹어가기엔 너무 아까운 정치인이죠. 그런데 유시민하고 한솥밥 먹더니 아주 못된 것만 배우고 밑바닥까지 추락한 모양입니다. 오히려 유시민은 단순무식 치킨게임이 고작이었는데 자해공갈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으니 청출어람이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