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김지하 시인의 글이랍시고 링크한 글들이 돌아다닌다. 김지하가 세월호 가족에 대해서 날카롭게 비판했다는 거다.

 

 

김지하 시인의 발언이 과거와는 스탠스가 달라진 게 사실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읽어봤다. 하지만 내가 읽은 느낌으로는 이 글은 결코 김지하 시인이 쓴 게 아니다.

 

 

이건 사회적 견해나 정치적 스탠스의 문제가 아니다. 글쓰는 수준의 문제이다. 김지하 시인이 아무리 과거와 달라졌다 해도 글쓰는 품격조차 이렇게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을 김지하 시인의 글이라고 믿는 분들은 아무래도 낚이신 것 같다. 허접한 표현에 비문 투성이고 게다가 '유례가 없다'를 '유래가 없다'고 쓰는 무식함까지...ㅠㅠ 이건 김지하의 글이 아니다. 이게 만일 김지하의 글이라면 내가 앞으로 페북을 끊겠다.

 

 

김지하 시인의 글이나 발언을 비판하는 것이야 자유지만 본인이 쓰지도 않은 글(어떤 친구가 악의적으로 김지하의 이름을 도용한 것 같다)을 갖고 김지하를 비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본다.

 

 

첨언하자면, 김지하를 비판하더라도 좀 제대로 알고 비판하면 좋겠다. 심지어 60~70년대에는 저항운동이 주류였기 때문에 김지하는 그 주류에 편승한 것 뿐이고 항상 주류에 편승해 살고 있을 뿐이라는 비판 댓글도 달렸다.

 

 

60~70년대야말로 80년대 운동 세대들이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엄혹한 시기였다. 당시 저항운동이 거둔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로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투쟁의 헌신성이나 치열성은 이후 세대들이 쉽게 도마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김지하 시인의 요즘 견해에 많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시인이 주류의 흐름을 좇아, 대세 추종주의로 살아온 지식인이 아니라는 것만은 얼마든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70년대에 수사관들로부터 "너는 앞으로 평생 신발에 흙 묻히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말까지 들은 사람이 김지하다. 적당히 타협하며 살려고 했다면 지금 문화권력으로 목에 힘주고 온갖 개폼 잡고 있는 인간들 몇 트럭을 실어와도 김지하의 발끝에도 못 따라갈만한 위상을 갖고 있었다.

 

 

한심하고 답답해서 해보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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