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kookilbo.com/v/5d8d068fb5b844e0addd27ec16a7f230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내부고발자가 예약된 국회의원의 자리로 가는 것은 나쁜 선례다. 내부고발의 목적이 정의나 진실이 아니라 사욕이 깃들어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권 전 과장의 선택의 첫번째 잘못이다. 여당의 공세처럼 ‘보상 공천’이 아니라고 권 전 과장은 어떻게 항변할 것인가.>

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경찰의 허위 수사 발표에 대해 대선이 끝난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야당이 그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건 당연한 책무이고 또한 그에게 국회의원직을 보장하여 그 권한을 가지고 진실을 밝히게끔 하는 것도 정치적으로 매우 일관성 있는 태도라고 봅니다. 반면에, 전병헌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이 권은희 공천을 두고 진정성 운운하는 건 그들이야말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이 문제들을 진성성 없이 대해왔음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야당이 내부고발자를 공천한 사례는 나쁜 선례가 아니라 이 사회의 내부고발자들이 내부고발로 인한 불이익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선례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권은희가 바보가 아니라면 공천으로 인해 지금 위증죄 등으로 고발되고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을 겁니다. 국회의원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그러한 비난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겠죠. 국회의원이란 자리를 단순히 사욕으로 보는 한국일보의 인식은 저열하기 그지 없으나, 과연 권은희가 사욕을 추구함에 국회의원 자리가 유리하겠습니까? 보수세력의 정치적 파상공세와 갖은 인신공격을 견디면서까지 권은희가 국회의원으로서 얻을 사욕이 대체 무엇일지 알기 어렵습니다.

사실, 한국일보는 중도성향이기도 하고 그래도 솔직하게 썼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한겨레 등 진보언론들이 차마 대놓고 쓰진 못하고 권은희에 대한 의심을 은근슬쩍 드러내는 건 참 비열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 야당 지도부를 끌어내고 싶어 안달하는 그들에게 권은희 공천은 그저 하나의 좋은 먹잇감일 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