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30 재보선의 새정련 공천에 관해 해양장미님께서 명쾌하게 지적한 글이 있어 복사해 올립니다.
특히 권은희의 공천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잘 설명해 놓았고 저도 이에 100% 동의하고 있어 여러분들께도 일독을 권합니다.
그리고 달린 댓글도 유익한 것이 많으니 함께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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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민련은 참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름을 복고정치공학연합 정도로 바꾸면 어떨까 싶을 정도입니다. 보궐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막장정치 대결에서 그들은 승자가 되었습니다. 과연 누가 그들을 이길 수 있을까요?

 이번 공천의 이슈로 동작과 광주를 들겠습니다. 다른 데가 문제없다는 건 아닙니다. 동작은 한마디로 생난리를 쳤는데[각주:1], 결과적으로 나경원에게 국회의 한 자리를 헌정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나경원은 차후 김한길안철수에게 감사의 화환정도는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광주광역시쪽 퍼포먼스는 동작을 상회합니다. 천정배를 찍어내고 권은희를 공천하는 걸 보고 있자면, 매우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지나간 후 결국 광주 시민들이 불쌍하게 느껴질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권은희 공천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필요하겠습니다. 이는 대단히 정치적인 공천이며, 현 새민련의 철학이 어떠하냐를 엿볼 수 있는 중간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할 텐데, 제가 개인적으로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가능한 한 축약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권은희 - 김용판 사건[각주:2]에 있어, 김용판은 현재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은 상황입니다. 이 판결들에 강한 외압이 들어가 결과를 바꿨다고 하기엔 일단 1심 판사가 그럴 만한 인물이 아니었으며, 2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 데다 근래 사법부의 독립성은 어느 정도 신뢰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권은희는 앞뒤와 사실관계가 어긋나는 증언을 여럿 하였고, 증언의 이런 문제를 뒤집을 만한 증거도 확보한 게 없습니다. 그녀가 변호사 출신이라는 걸 감안해볼 때, 그녀의 언행은 어딘가 신뢰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결국 권은희의 공천은 거의 순수하게 정치적인 문제가 됩니다.

 제 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용판의 언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권은희 공천은 그보다 더 큰 문제입니다. 내부고발 자체는 사회정의를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만, 권은희는 그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도 못했고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그 무엇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나오기만 하면 거의 당선되는 광주 공천을 받았습니다. 수사과장이 갑자기 국회의원이 된다면 대단한 출세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권은희가 그저 증거만 확보하지 못했을 뿐이고, 권은희의 이상한 증언들은 모두 그녀의 단순한 착각 및 모자람에서 기인한 것이며 다른 많은 사람 모두가 미리 모의하고 일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각주:3] 그리고 그녀가 순수하게 사회정의를 위하고 있다고도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렇다 해도 권은희의 전략공천은 여러 모로 문제가 됩니다.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야권의 평균적인 인사들은 민주정에 대한 이해가 너무 모자랍니다. 이는 지지자들 또한 대체로 마찬가지로, 민주정에 대한 이들의 반지성주의는 사실 민주정이 가진 구조적 불안요소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자연스레 민주정이 탄생한 나라라 하긴 어렵기에 이 불안요소는 그 크기가 더욱 큽니다.

 야권 인사 및 지지자들에게 민주주의란 아직 달성하지 못한 어떤 이상향 같은 것입니다. 이들의 의식 속에 민주주의란 하나의 어떤 이데올로기 같은 것이며, 더욱 적극적인 시민참여와 절차적 순수성을 강력하게 추구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 통치 및 사회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면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각각의 사안에 대해 이들은 너무 많은 경우 과격하고, 너무 거칠면서 심하게 비과학적비합리적입니다. 사실 이들의 언행을 보면 이데올로기도 철학도 없습니다. 더 나아가 이들이 이야기하는 민주주의란 거의 위험한 망상이나 다름없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민주정은 현상이자 결과물일 뿐, 어떠한 이데올로기 또는 이데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정치를 대하는 마인드는 도덕주의 그 자체에 가깝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민주정은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현실 정치의 특성 상 어느 정도의 잡음이나 부정은 항상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 모두는 그것을 줄여나가는 동시에 통치와 사회문제 해결에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누누이 말해왔듯 야권은 언젠가부터 통치 및 사회문제 해결, 그리고 정치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정의의 달성에 진지한 관심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들이 민주정을 거부한다고 느끼기까지 합니다. 민주정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굳은 의지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민주정이 아닌 다른 것입니다.

 그들은 실제 민주정에 만족하지 못하고 딴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에[각주:4] 87체제를 내심 인정하지 않습니다. 권은희를 공천했다는 건 3권 분립의 현실 또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본 공천은 권은희는 옳으나, 외압이 있어서 바른 판결이 나오지 못했으며 더 나아가 현 정부는 정당성이 없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작년에 그 난리를 쳤던 시위 및 국회파행의 연장선상에서 봐야하겠지요.

 사실 현 정부가 저지르는 각종 실책들에 대해 새민련은 아무런 보완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잘하건 못하건 박근혜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된지 오래입니다. 새민련은 반대 말곤 거의 아무 것도 안하니까요. 이번 공천 역시 너무나도 정치공학만을 우선하는 선택입니다. 권은희가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뭘 해줄까요? 국회의원은 입법활동이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새민련 지도부의 머릿속에는 민주정의 작동방식 및 성공적인 통치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광주 시민들은 또 한 번 희생을 강요받는 것입니다. 저는 광주광역시에는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저라면 그런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 지역에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호남에 대한 정치적 편견만 늘릴 것이니까요. 이런 건 정상적인 민주정이 아닙니다. 민주정에서 시민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줄 대표자를 뽑을 권리가 있고요. 쉽게 이야기해 이는 새민련 지도부가 광주를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천정배 편은 아닙니다만, 어떻게 어딜 봐도 천정배가 광주 국회의원에 훨씬 더 어울리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공천의 결과가 현 새민련 지도부에 좋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선거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결과가 나쁘다면 비노가 물러나고 친노가 다시 부상할 텐데요.

 

  1. 당시의 분위기를 전해주는 참조용 기사 하나를 링크합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709500066 [본문으로]
  2. 사건을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한 간략한 참조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057089 [본문으로]
  3. 당연한 말이지만 이럴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권은희 본인의 증언들만 봐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권은희가 무식하고 법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그럴 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권은희는 사법고시를 패스한 개업 변호사 출신입니다. [본문으로]
  4. 그들은 이 딴 마음을 참여 민주주의니 직접 민주주의니 같은 식으로 포장하고 실제 생각도 그리 합니다만... 그런 건 민주정을 파괴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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