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보니 부닌이 89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주한 실황이라 감회가 새롭다.

필자도 그 연주회 관중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음악회가 끝나고 밖에 나오니 몹시 추운 겨울인데

부닌 연주를 듣고 쇼팽이 더욱 좋아졌다는 느낌 때문에 기분이 흐뭇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킁클에 막 입상해서 한창 주가를 떨치던 시기이다. 그의 밝고 활기찬 연주자세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그가 쇼팽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 표정과 몸짓에서 선연하게 드러났다. 쇼팽을 부닌만큼 즐겁게

연주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임팩트가 강한 연주랄까. 부닌이야말로 쇼팽 스페셜리스란 말이 잘 어울린다.

반대로 그가 연주하는 베토벤은 신통치가 않았다. 쇼팽 쪽에 너무 몰두해서 그럴까?

 

이 곡은 녹턴의 얼굴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널리 알려졌고 사랑받는 곡이다. 특유의 애상이 아름다운 선율

속에 알맞게 녹아있다. 십대 후반부터 말년까지 쇼팽이  이 자유로운 작곡 형식에 매달린 걸 보면 녹턴이야 말로

 쇼팽의 꿈과 삶의 애환, 그리고 예술가적 기질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의 :음악적 전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