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바빠 정치에 관심을 갖지 못하던 차에 새정연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가 다시 본격화되는 것 같아 이번 공천 관련 기사들을 쭉 살펴봤습니다.


사실 닝구 입장에서 호남 중진들이 또 다시 배제된 것은 유쾌할 리가 없는 일입니다.
실리적으로 좋은 선택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고요.


새정연 지도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분석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일단 안,김 지도부가 이른바 중진 배제론을 수용함으로써 어려움을 자초한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올드보이 들을 쓰는게 어떻게 새정치냐?' 라는 비난을 피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만, '~하는게 새정치냐?' 라는 비난은 앞으로 안철수가 무덤속에 들어가는 날까지 따라다닐텐데 이거 무서워서 할일을 못한다면 정치 그만두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수없이 겪어온 일이지만 중진 배제는 그야말로 말장난이고 친노들이 수작을 부리기 위한 기초공사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정작 친노 성향 중진들은 배제된 적이 없으니까요.


중진은 중진이라 안 되고, 관료 출신은 모피아라 안 되고, 호남 출신은 지역주의라 안되고, 금태섭은 그냥 무조건 안되기 때문에 참신한 신인을 써야 한다면서, 쉰내 나는 운동권 똥파리 몰아와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룰의 경선을 만들어 후보 추대하는 친노 스타일을 굳이 다시 설명해야 할까요?

최근 전략적으로 호남 출신에 대한 견제만 다소 줄어든 느낌입니다만, 친노가 당권을 탈환하면 본색을 들어낼 것은 자명합니다.
지난 총선을 전후해서 이들이 드러낸 맨얼굴을 이미 똑똑히 목격한 바 있습니다.


지도부가 중진을 기용하는 것은 새정치가 아니라는 공격을 초래할지는 모르지만, 그 정치인이 '중진' 소리를 듣게끔 만들어준 수많은 지지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적극적인 방어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인데, 중진배제론은 지도부가 이런 보호막을 스스로 걷어치운 것과도 같습니다. 
적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도 모자랄판에 당내에서 충분히 우호세력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차내버린게 아닐까 싶어 안타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2. 그럼에도 이번 호남 중진 배제를 이해해줄 여지는 있습니다.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와 윤장현 전략공천으로 엄청난 공격에 시달려야 했던 지도부는 최소한 주변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서대문을의 재보선이 취소되면서 상황이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이러한 정황은 6월26일 사무총장인 주승용의 인터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아직 서대문을에 대한 판결이 나오기 전입니다.)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208627


 이번에 수도권은 전략공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최고위원 몇 분이 반대를 해서 전체 공모를 다 했다.

일단 상대 당인 새누리당에게도 맞춰야 하므로... 새누리당은 14곳에 대해서 전부 공모를 했는데 새누리당보다 더 진보적으로 해야 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몇 군데를 벌써 전략적으로 결정해 놓고 공모를 안 받냐는 일부 지적이 있었다.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 서울 같은 경우, ‘동작을’ 같은 경우도 26일 ‘서대문을’ 결과와도 연관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공모를 받아버리면 26일 재판 결과에 따라서 또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또 수원은 수원을, 수원병, 수원정을 같이 패키지로 생각해야지 따로따로 생각할 수 없는 지역이다. 만약 공모를 ‘을, 병, 정’을 따로 받아 내부 심사를 했을 때 어느 한쪽이 후보가 몰렸다거나 하면 몰린 후보를 조정해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될 필요성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했을 때 후보 간의 절차상의 문제를 가지고 왜 저 사람은 우리 지역에 신청도 안 했는데 보냈느냐, 안 보냈느냐, 이렇게 해서 내부적 갈등의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대단히 많다. 그래서 수원 같은 경우는 세 곳이나 이뤄지므로 대단히 전략적으로 판단을 해야 될 지역이다. 한꺼번에 같이 묶어서 생각해야 될 지역이다. 서울도 서대문을 재판 결과를 봐가면서 동작을과 같이 연계해서 생각해야 할 지역이다. 서울과 수원은 지역적 연고 개념도 많이 떨어지는 곳이고 김포나 평택하고는 좀 다르다. 그곳은 지역에 연고를 가진 분들이 나와야 한다. 그래서 서울과 수원은 전략적으로 좀 보류하자는 것이었는데 마치 그쪽 지역은 전략 지역으로 공천을 확정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해서 앞으로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상당히 곤욕을 치를 때다. 여러 가지 시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정동영, 천정배 두 중진의 근본적인 문제는 일단 지난 친노 지도부가 강남권에 박아 놓는 바람에 빼도박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지역에서의 당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이 어려운 지역의 지역 위원장을 회피하고 다른 지역에 공천받으려면 또다시 체면을 구기고 아쉬운 소리를 하고 다녀야 되는만큼 그야말로 똥구덩이에 밀어 넣은 셈입니다.
(현 지도부가 호남 노인표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전권을 잡고 문재인, 이해찬, 박원순, 정청래 등을 강남에 공천하면 노빠들 반응이 어떨까요?ㅎㅎㅎ)


사실 정동영이 동작을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명분상 어려운 일이었고, 노린다면 서대문을을 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재보선이 없게 되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발을 빼게 되었습니다.
(정동영에게는 불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순리대로 가는 것이 결국 남는 장사라고 봅니다.)


문제는 천정배인데 제 기억으로 2012년 총선 당시 천정배가 서대문 쪽을 원했었지만 친노 지도부의 견제로 강남권으로 밀려났다고 알고 있습니다.
천정배는 당이 요구한다면 수도권 출마를 마다하지 않겠지만 이미 안산을 떠난 마당에 경기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는 만큼 경기보단 서울 지역을 노렸으리라 보는데, 동작을은 위의 인터뷰에서 나타났듯이 공모를 받는 상황이 됐고, 서대문은 상황이 불투명한 듯 보였기 때문인지 20일경 광주 출마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서대문을의 판결은 26일에 났는데 천정배가 광주 출마를 결심한 것이 20일 경이었던 점으로 볼때 애시당초 천정배가 안전한 길을 택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광주는 광주대로 엄청난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17일자 문화일보 기사입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61701070623169002


7·30 재·보선을 앞두고 광주광산을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 보스의 대리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상임고문,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당내 거물들이 지원하는 인사들이 각각 나서면서 당내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공천과정에서 불공정 시비가 일어날 경우 그 파장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커질 수 있어 전략공천보다는 경선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 측 인사들은 줄줄이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민주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김효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광산을 출마를 고민 중이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진심캠프(안 대표측)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한 정기남 새정치연합 정책위부의장도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 서정성 안 대표 보좌관, 이근우 새정치연합 광주시당위원장 등도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안 대표와 긴장모드를 연출했던 손 상임고문 측에서는 이남재 전 대표실 차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손 상임고문의 핵심측근인 이 전 차장은 광주·전남에서 조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측근인 김명진 전 원내대표 특보는 이달 초부터 지역구에서 터 닦기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김 전 특보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인 실력이 아닌 실력자의 후광에 기대는 건 구태정치”라며 외부 ‘입김’을 경계했다.

서울시장 재선 성공으로 단숨에 야권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광산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천정배까지 머리를 들이미니 당내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특히 김동철, 강기정, 임내현등 광주의 중진 의원들이 반발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천정배는 당내에서 아무도 원치 않는 선택을 실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천정배가 이런 행보로 경력에 흠집을 내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눈치를 볼 때는 제대로 봐야죠.)
 
이런 상황에서 천정배 배제(와 더불어 여러 계파 인사들에 대한 배제)는 지도부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혼잡하기 짝이 없는 광산을의 복마전을 권은희 공천으로 잠재우고, 기동민을 동작을로 불러들인 승부수는 만약 성과만 난다면 최선의 문제 해결책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닝구적 시각으로만 본다면 호남 중진들을 중용해서 세를 모으고 당권 싸움에서 친노에 밀리지 않는 선택을 하는 편이 더 구미에 맞는 방식이긴 합니다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거에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번 공천은 대체로 합리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3. 지난 총선 당시 친노가 전략공천했던 김용민보다 백만배는 나아보이는 금태섭 같은 인물의 전략공천조차 이토록 어려운 상황에서 기동민의 동작을 출마는 차선책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486그룹을 분열시키고(?) 박원순의 인기를 선거에 끌어들이는 양수겸장의 패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정동영이 동작에서 정몽준에 패했던 것은 동작의 호남 인구가 크게 줄어서라기보다는 당시 이명박 정부와 정몽준이라는 환상 콤비가 제시한 그럴듯한 개발 이슈 카드에  일부 호남 사람들조차 정동영을 외면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기동민이 호남출신이라는 점은 돌아선 호남표를 되돌리는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고, 특히 박원순이 앞으로 임기가 한참 남은 서울시장이라는 점에서 서울시장 최측근이라는 간판은 개발 이슈에 있어 밀릴 것이 없는 카드일 겁니다.

허동준의 억울해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저의 정치적 성향으로 볼때 수도권의 호남출신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싫어할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만, 지난 화성갑 재보선때 오일용의 득표율을 생각하면 지도부 입장에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경선을 해야지 왜 대표들이 전략공천을 남발하는 거야?!' 라고 짖어댈 노빠들에게 지난 총선때 민통당 부대표를 지낸 진정성 넘치는 친노 문성근 선생의 주장을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04352632


(문성근은) 이어 "한 대표께서 1월15일 대표로 선임된 이후에 전략공천을 최소하겠다라고 천명했는데 이 방안을 철회하고 전략공천을 과감하게 도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적극 건의했다.

옛 민주당 시절 20% 초반에 머물렀던 지지율이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30% 중반 이상으로 상승한 것을 거론한 그는 "이것은 통합에 대한 기대, 통합됐으니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대표 선출 직후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명분으로 전략공천 최소화를 시사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물론 경선을 하건 전략공천을 하건간에 친노들만 모아 놓고 찧고 빻던 지난 총선이었습니다만, 하여간 전략공천에 대한 시각도 2년만에 손바닥 뒤집듯 하는 이들이 무엇을 또 뒤집어엎으려 들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