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이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후보로 권은희를 전략공천 했다는 뉴스가 흥미롭습니다. 관련 소식을 잠깐 보니 김한길 대표가 상당히 공을 들였고 권은희는 고민하는 척 하다가 흔쾌히 받아들였는 모양입니다. 권은희의 전략공천 때문에 광주 광산을에 눈독을 들이던 천정배는 울며겨자먹기로 불출마를 선언했답니다. 하긴 천정배는 권력의 단물을 오래 빨아먹었으니 이제 그만 정치판에서 물러나야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천정배보다야 권은희가 참신한 느낌은 듭니다. 광주지역은 새민련의 텃밭이고 권은희는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나름 인지도가 있고 문희상이 '광주의 딸'이라고까지 칭송을 했으니 선거운동을 힘들게 하지 않아도 무난히 당선되리라 봅니다. 

권은희는 출마의 변(辨)으로 "진실이 더 밝혀지기 바라는 마음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답니다. 그러니까 국정원 댓글 수사압력 사건에 대해 법원이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것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고 국회에 들어가서 철저하게 따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법사위를 지망하겠지요. 법원과 검찰이 조금 괴로울 것 같습니다. 외모도 상당히 다부지게 생겼던데 이제 국민을 등에 업은 국회의원으로서 얼마나 종횡무진할지 기대가 됩니다. 빨리 국회의원이 되어서 무죄판결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광주의 딸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안철수 때문에 희망을 가졌다고 했으니 의원이 되면 안철수 계보에 들어가 안철수를 위해 충성하기를 바랍니다.

권은희가 광산을에 전략공천되자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의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대개 '역시 국회의원 해먹을려고 설쳤는가 보네' '미친X' '또라이같은 X' 등등 입니다. 네티즌들만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도  "추악한 뒷거래" 라면서 “ “많은 국민은 권 전 과장의 국정원 댓글 사건 허위 폭로가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받기 위한 ‘선(先)대가’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어왔다”며 “그동안 권 전 과장과 새정치연합 간의 추악한 뒷거래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권 전 과장의 전략 공천은, 한 사람의 정치적 욕망이 사회정의를 오염시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습니다. 새누리당만 비난한 줄 알았더니 새민련 내에서도 조경태 최고위원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 보궐선거에 새민련은 서울 동작을을 비롯해 몇 곳을 전략공천하고 있는데 말썽이 나지 않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긴 새민련의 새정치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권력다툼이니 조용하면 더 이상하죠. 천정배가 공천을 받지 못한 것도 김한길이나 안철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권력에 도전할만한 사람이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천정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노(親盧)이니 더욱 공천을 줄 수가 없을겁니다.

권은희가 참 똑똑한 것 같습니다. 어쩜 이렇게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첩경(捷徑)을 재빨리 알아차렸을까요? 야당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보수 정권에 대항하는 전사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것을 보면 아주 영특하고 정치적 감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권은희의 룰모델격인 신경민의 예로 보아 권은희도 단숨의 야권의 주목받는 신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광주 분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해줄테니 얼마나 든든하겠습니까. 권은희가 등원(登院)하면 문희상이 불러서 맛있는 저녁을 사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안철수도 동석하겠지요. 그 자리에서 권은희와 안철수가 남매의 정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 고수가 아닌 저의 판단입니다(아니 형부와 처제인가요?).

그나저나 권은희 때문에 쫄딱 망한 김용판의 심정은 어떨까요? 자신을 무고한 권은희가 국회의원이 되어 자신을 청문회에 불러내지 않을까 겁을 내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에게 항변도 못할테고 울화통이 터질 것입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김용판을 전략공천했으면 꽤 괜찮은 그림이 그려졌을 것 같은데 김용판의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아 불가능했으니 조금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