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신도림 진상녀'라는 이름으로 글 하나가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왔고, 이 글은 순식간에 여러 곳에 퍼져서 인터넷 상에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read?articleId=21742186&bbsId=G005&itemId=143


이 커뮤니티에서 처음으로 글이 올라왔는데, 글을 올린 사람의 말을 요약하면 '패스트푸드점 햄버거에서 비닐 쪼가리 나왔다고 줄 끼어들어서 40대 종업원을 무릎 꿇리고 사과하게 만든 무개념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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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이 지금은 지워져서 남아있는 글로 올립니다.


정말 저 사진과 설명글만 보면 예전에 코블렌츠님이 쓰신 그 글이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요약: 세상은 미친 놈들로 가득차 있다. 단지 그들에게 기회가 없었을 뿐

출처(ref.) : The Acro - 추천게시판 - 일상 속의 소시오패스들 - 그들에게는 <세월호>와 같은 기회가 없었을 뿐 - http://theacro.com/zbxe/refer/5041968
by 코블렌츠


이 사진은 여러 사람들의 공분을 샀고, 인터넷 세계에서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저 글이 올라온 것이 6/25였는데 지금 거의 왠만한 커뮤니티에서는 한 번씩은 언급이 됐을 정도니까요. 이 글에 달린 댓글들만 보면 저 사람이 광화문 광장에 당장 끌려와서 신도림까지 걸어가며 조리돌림을 당해야 될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장 드러난 1차적인 사실 외에 숨겨진 이면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사람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나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서 저렇게 했다면 쉽게 끝나겠지만 세상에 그렇게 일방적으로 한 쪽이 절대적인 악의 포지션을 취하는 사건은 드물다는 생각에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도중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 '신도림 진상녀'라는 사람이 올린 글이었습니다. 본인의 해명에 따르면, 원래 이 매장에 자주 와서 직원들과 안면이 있었는데 비닐이 나와서 조용히 말하고 환불하려는 찰나 옆에서 한 직원이 불쾌할 정도로 딴지를 걸었고 나중에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던 찰나 그 직원(확인하니 매장 주인의 아내)이 '무릎이라도 꿇을까'라고 비아냥거리면서 말했고, 당사자가 지지 않고 그러라고 했다가 저렇게 사진이 찍혔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세계에서 종종 생기는 사건(개똥녀 사건들부터 시작해서)이지만 이런 사건이 생길 때마다 쉽게 흔들리는 대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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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미디어가 우리의 관점을 어떻게 조작하는가?'라는 이름으로 한때 돌았던 사진이었습니다. 가운데 사진이 본질이라면 왼쪽은 알 자지라, 오른쪽은 CNN이 입맛에 따라 조작해서 보여주고 그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겠죠. 만약 이 사진을 위의 사건에 대입하면, 비슷한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언론과 일면식이 없는 사람도 미디어로서 역할이 가능해졌고, 그런 '한 사람의 언론'이 대형 커뮤니티의 힘을 통해 인터넷 세계에서만큼은 기성 언론 수준의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언론이 그랬던 것처럼 저 위의 사진같은 일은 발생하는데, 인터넷 세계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 사회 내에서는 파급력이 훨씬 크죠. 예상 루트를 생각하면 '대형 포털->페이스북 등 SNS(트위터도 많이 퍼지긴 하지만, 페이스북의 아는 사람끼리 모두 알게 되는 그 파급력은 커뮤니티에 속한 당사자에겐 참 클 것입니다)->급속도 전파'가 됩니다. 하지만 인터넷 여론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참과 거짓을 면밀히 따지는 것보다는 흥미 위주로 흘러가게 됩니다. '쓰레기가 발견됐다'라고 하면 '정말 쓰레기 맞나?'라는 쪽보다는 '쓰레기를 매장시키자!' 쪽으로 거의 대부분이 가게 되지요. 그리고 그 파급력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강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언론이 그래왔던 것처럼 잘못된 내용의 정정보도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정정자료도 급속도로 퍼졌으면 좋겠지만, 그런 자료들은 사실 재미가 별로 없어서 퍼지지 않고, 결국 10여 년 전에 잘못된 내용이라고 결론이 난 것이 아직까지도 퍼지는 곳이 인터넷 세계니까요. 그런 잘못된 내용이 퍼진 것에 대해서는 정작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피해 당사자가 최초 근원을 찾아서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다음에서 연재되는 웹툰 중에 '루드비코의 만화일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일상을 웹툰으로 담은 '일상툰' 장르 쪽에 속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이 사람이 관련된 주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유머러스하게 풀면서도 그 관련된 주제에 대한 본질은 놓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이 작품에서 위 주제에 대해 그렸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뭔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다만 결론을 내는 것에서는 한 발 물러섭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중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무지하지 않다'라고 말했다고 했고 그 말은 개인의 경험을 통해서 나왔겠지만, 대중의 속성은 이런 사건들을 통해서 볼 때마다 생각하게 만듭니다.



P.S 쓰다보니 첫 글이 대학교 레포트 수준밖에 안되는 글이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