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과거에 평가된 조선조의 임금들에 대한 재 평가의 흐름이 있는데 그 흐름의 중심에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하는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태종이 공신들을 모두 숙청하였기에 세종의 치세가 열릴 수 있었다고 하여 태종의 무자비한 공신들과 외척 숙청을 정당화 하고

세조가 단종을 폐하고 왕위를 찬탈 할 것 역시 나이어린 단종이 훈신들에게 휘둘릴 것이며 세조의 업적이 훌륭하다하여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서양의 역사 기술이 영웅들의 서사에 치우치고 특별한 이념적 관점의 해석이 없는 사건 속에 드러난 영웅의 행적을 중심으로 기술하는데 비해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춘추필법의 사관으로 역사를 기술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옳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예로 든 태종의 경우를 보면 태종은 왕이 되기 위하여 창업주이자 부왕인 이성계를 무력화 시키고 세자 방석을 죽이고 왕자의 난을 일으켜서 사실상 왕조 창업후 바로 무력에 의한 왕위 찬탈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왕이 된 뒤에는 그가 왕이 되는데 절대적인 도움이 되는 처남 민무질과 민무구 형제를 죽이고 심지어 세종의 장인인 심온조차 뚜렷한 명분도 없이 죽였습니다.

이숙번 역시 나중에 탄핵을 받아 유배를 갔는데 과연 이숙번만의 잘못이었는지 의심스러운 일입니다.


태종이나 세조의 정적 숙청 또는 외척 숙정 공신숙청을 긍정하여 그들이 욕을 먹었기에 세종이라는 성군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궤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세종이 아닌 다른 무능하거나 방탕한 왕이 후사를 이었다면 태종이 아무리 주변 정리를 했다해도 태평성대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정치라는 것이 사람의 도리를 떠나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며 오늘날 같이 인권이 중시되는 시대에 태종의 무자비한 숙청이 미화 된다는 것은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 시킨다는 가치관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분관계 였던 출세를 위한 일이었든 자신을 도와 왕이 되게한 사람들을 모조리 숙청하는 신의 없는 정치와 인성을 미화하는 것은 무언가 전도된 이시대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듯 합니다.


태종의 숙청을 정당화 시키는 사람들의 주장대로 하자면 역대 모든 공신이나 훈구대신들은 숙청을 해야 후대의 왕이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어떤 왕이든 선왕의 신하들과 외척은 존재 할 수 밖에 없고 공신 역시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사람들을 쓰고 버린다면 사람들은 면종 복배 할 것이고 제대로 된 왕도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태종 이방원의 포악하고 권력욕이 강한 성품에서 기인한 것을 세종을 위한 길을 닦았다고 미화하는 것은 사관이 없는 역사해석으로 역사를 농단하는  글 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