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청문회에서 낙마한 이동흡은 현재 특경비 3억2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동흡 사건에서 내가 느낀 것은 두가지다. 첫째는 민주진보진영의 이중잣대. '민주진보진영이 이래서 안되는구나. 민주진보진영은 언제 정신차릴까?' 둘째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몰상식 내지는 헌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의식. 

나는 이동흡 사건에서 이동흡은 판례경향으로 봤을 때 보수편향성이 지나치기 때문에 헌재소장으로는 부적합하며 낙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이 주장하는 횡령혐의를 이유로 하는 부적합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랬다가 아크로에서 다구리 당함-

청문회에서 야당과 한겨레신문 등 야권 언론들은 수표로 받은 특정목적경비를 개인통장에 넣은 순간에 바로 횡령이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여기 아크로에서도 흐르는강물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개인통장에 넣은 순간에 바로 횡령이 성립한다고 했다. 그러나 특경비를 개인통장에 넣었든 그것을 초단기주식계좌로 이동시키든 횡령 성립과는 무관하다. 횡령인지 아닌지는 실제 이동흡이 보관해뒀다고 하는 특정목적경비 지출 영수증 내역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 

이동흡은 다른 모든 헌재재판관들이 특경비를 받고 처리하는 관행대로 자신도 그대로 따랐다고 주장하면서 특정목적경비 지출 영수증과 내역은 헌재재판소 담당부서에 보관돼 있다고 했다.

여기서 민주진보진영의 이중잣대.

민주진보진영은 공금을 개인통장에 넣은 것만으로는 횡령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적인 여당의 헌재소장 청문에는 다른 소리를 했다. 개인통장에 넣은 것만으로 횡령이 성립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섬뜩하다. 민주진보진영에 법률전문가들이 많을 텐데 어찌 민주진보진영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을까?

환경운동 연합은 지난 2008년, 공금을 개인계좌에 넣어서 관리를 해온 정황이 밝혀져서 횡령의 의혹을 받고 있었는데 환경운동 연합은 개인계좌에 넣은 것을 시인하면서, 개인계좌에 넣은 것만으로는 횡령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뭐 사실이긴 하다.

환경운동연합의 횡령 의혹 사건은 수년을 끌다가 공금을 원래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최근에 횡령죄 유죄로 확정됐다. 

개인계좌에 넣은 것만으로는 횡령이 성립하지 않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관계된 사건에서는 공금을 개인계좌에 넣은 것만으로는 횡령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둘러대면서  정적을 공격할 때는 공금을 개인계좌에 넣은 것만으로 횡령이 성립한다고 못박는 민주진보진영의 진영논리와 이중잣대.

이후, 영수증과 사용내역을 조사해보자고 해서 결국 헌법재판소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헌법재판소는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여기서 헌법 위에 군림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특권의식.

아마도 이동흡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이동흡은 자기만 그런 식으로 특경비를 관리해온 것이 아니라 다른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다 그렇게 관리를 해왔다고, 오랜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또 아마도 다른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뜨끔했을 것이다. '그냥 혼자 사퇴하면 되지 왜 물귀신작전으로 우리를 다 걸고 넘어지냐?'

헌재재판관뿐만 아니라 대법관 등 사법부의 고위공직자들이 특경비 등 공금 처리를 분명히 하지 않고, 또 특경비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횡령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이동흡이 자신있게 영수증과 사용내역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한 것을 봐서 그나마 이동흡은 다른 대법관이나 헌재재판관보다 특경비를 제대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물론 영수증을 '가라'로 처리해서 낼 수도 있겠지만.

헌법재판소는 청문을 위한 요청 자료 제출을 거부했는데, 청문회는 그렇다 치자. 이후 이동흡의 횡령 혐의에 고발이 제기돼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이 헌법재판소에 수사를 위해서 자료를 요청했는데도 헌법재판소가 거부해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단다. 이것은 헌법재판소가 헌법 위에서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있을 때나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이동흡이 자기 개인 통장에 특경비를 입금해둔 것만으로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재확인할 수 있다. 이미 개인통장에 특경비를 입금하고 초단기주식계좌로 이동시킨 것까지도 밝혀진 상황이어서 야권의 주장에 의하면 이동흡은 횡령죄 확정이지만 검찰 수사는 아직 지지부진하다.-

이동흡이 특경비 횡령을 이유로 낙마하면 헌재재판관 중에서나 대법관 중에서는 한동안 헌재재판소장 될 사람이 거의 없을 텐데... 너무 광범위한 비리라서 그냥 솔직히 털고나서 잘못을 덮어두고 새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검사출신이 헌법재판소장이 됐다. 그것도 공안계통 검사가. 원래 헌재소장은 인권의 보루라고 하는 판사출신이 하는 것이 맞다.  

개판이다.  진영논리, 소집단 이기주의만 활개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