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이 버티고 있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재가를 일주일씩이나 늦추면서 자신사퇴하라는 신호까지 보내고, 일부 새누리당 인사들이 대놓고 "공주님을 위해서 모든 똥물을 니가 뒤집어써라" 하건만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문창극은 야권지지자들은 물론, 공주님의 안위를 걱정하는 새누리당 지지자들로부터도 갖은 욕을 먹고 있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문창극은 아무 잘못이 없다. 식민사관을 가진 것이야 시비를 가려봐야할 문제이긴 하지만, 이렇게 심청이가 되기를 강요당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죄가 될 수 없다.  

사실 이번 사태로 가장 욕먹어야할 사람은 문창극도 아니고 김기춘도 아니고 바로 대통령인 박근혜다. 문창극같은 인사를 총리 임명한거야 정치적 책임만 똑바로 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당당하게 청문회장에 보내는 것도 아니고, 인사실패를 인정하고 지명철회를 하는 것도 아닌, 끝없는 간보기로만 일관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최악이다. 물론 청문회장에 보내자니 문창극의 역사관에 동의함을 자인하는 것이 되서 찬성 9% 반대 70%라는 여론이 두렵고, 철회하자니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막장임을 자인하는 것이 되버리는 저간의 사정은 이해가 간다. 과연 손에 물 묻히기 싫어하는 공주님다운 처신이고, 기회주의의 최첨단이다.  

그래서 문창극 화이팅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아무런 소신도 없이,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며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 간보기에만 목숨 거는 풍토는 시급히 고쳐져야한다. 식민사관을 가진 자가 총리를 하는 것보다, 기회주의적 간보기가 습관이 되있는 자가 대통령을 하고 있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더 큰 재앙이다. 만약 문창극이 이번 기회에 정치인들의 그런 못된 버르장머리에 경종을 울려준다면, 식민사관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잘했다는 박수를 쳐주겠다. 지금처럼 인사 검증 똑바로 못하고 대충 지명하고는, 여론이 나쁘면 자진사퇴로 주저앉히며 발뺌하는 후진적인 행태는 빨리 없어져야한다. 

문창극, 공주님의 감언이설과 협박에 굴하지 말고 끝까지 버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