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문창극에게 사퇴 사인을 보냈군요.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하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갈팡질팡의 연속입니다. 


朴대통령, 문창극 임명동의안 귀국후 재가 검토

http://media.daum.net/issue/634/newsview?issueId=634&newsid=20140618134407674


불과 1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저는 그런 느낌이 점점 강하게 듭니다. 박근혜정부는 노무현정부의 거울상, 그것도 두세배는 더 증폭된 강도가 아닌가 라는거죠. 

저는 노무현정부 5년 동안 처음의 그 욱일승천하던 기세는 간데 없고 처참하게 몰락하던 과정을 세세하게 지켜봤기 때문에, 그런 노무현정부가 박근혜정부와 여러가지로 정말 많이 닮았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1.
우선 '좌측 깜박이 키고 우회전'한게 닮았습니다. 노무현이나 박근혜나, 지지자들의 성향은 달랐어도 서민층의 기대를 받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말만 앞서는 것 같은 야당보다 원칙과 소신을 부르짖는 박근혜가 하면 다를 것이다라는 기대가 분명히 있었지요. 저같은 사람조차 차라리 박근혜를 찍어줄까 말까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 뭐하고 있을까요? 입바른 소리만 번지르르하면서 공수표 날려대는게 정말 많이 닮았습니다. 

2. 
노무현에게는 광적인 팬덤이 있었습니다. 박근혜도 그에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마찬가지. 그리고 그 팬덤의 극성이 노무현정부를 끌어내렸습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에게는 서프라이즈라는 사이트가 있었죠. 본인들 취향에 맞는 글은 추천질로 게시판 상단과 대문에, 반대 의견은 마이너스질로 쓰레기통에 보내던 사이트는 그 곳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결과 내부의 건강한 비판의 목소리와 토론은 완전히 사라지고, 쉴드를 위한 쉴드만을 일삼던 광적인 지지자들의 일방적인 응원의 목소리만 남았습니다. 박근혜는? 일베가 있죠. 산업화 민주화라는 버튼마저 서프라이즈와 거의 유사합니다. 저는 노무현정부는 왜 망했는가 누가 물으면 제1의 원인으로 서프라이즈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정부의 몰락을 방지하는 최고의 영약은 지지자들의 막무가내 쉴드가 아니라, 내부의 건강한 비판의 목소리입니다. 그런데 문창극이라는 희대의 인사실패마저도 그 지지자들이 '좌파들의 왜곡선동'이라 남탓을 하면서 광역 어그로를 끄는 이상, 노무현이 걷던 길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건 너무나 닮아있어서 진짜로 걱정되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3.
노무현은 자신의 주변을 정책능력이나 유사성이 아니라 정치낭인질하던 본인의 친위그룹으로 채웠습니다. 이른바 코드 인사. 그 결과 아부만 남고 직언은 사라졌구요. 김기춘과 문재인이라는, 무능하면서도 실세인 인사책임자까지 판박이로 닮았지요.

4.
무언가 정치적 위기가 닥치면, 정책적 능력으로 돌파하는게 아니라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하는 행동같은 수상한 짓을 합니다. 노무현처럼 지지자들 모임에 나가서 우는 소리를 한다던가, 박근혜처럼 기자회견하면서 운다던가. 


그러나 아직 한가지는 남았군요. 노건평과 박지만. 그거까지 닮아버리면 정말 퍼펙트한 쌍둥이 정권이 될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