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의 온누리교회 발언이 처음 보도되었을 때 그 내용에 경악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반박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한 논리가 "발언의 일부만 떼어서 왜곡하지 말고 전체를 봐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창극의 발언은 온누리교회 발언의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나아가 문창극이 평소 칼럼이나 다른 장소에서 해온 발언과 연결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더욱 심각한 문제를 드러냅니다.


문창극은 식민사관의 소유자 맞습니다. 식민사관이 뭐냐구요? 교과서적인 규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식민사괸이 문제되는 지점을 놓고 말해보자면 결국 우리나라가 일본의 개입 없이 자체적인 힘으로 독립하고 근대화를 할 수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문제로 갈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창극이 당시 강연에서 말한 것이 뭡니까? 조선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게으르고 너무나 낙후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선교사 등 외국인의 증언을 통해서 소개합니다. 그런데 동래의 일본인 지역이나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거주하는 조선인들은 정반대로 너무나 단정하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하죠. 이런 사례를 들어 문창극이 조선 사람을 비하한 것이 아니라고 쉴드를 치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당시 조선사람들이 외부의 개입 즉 일본 정부 등 외부의 힘이 개입하여 조선 사람들을 기존의 국가 권력이나 사회 문화적 제약에서 벗어나게 만들지 않으면 조선사람들이 자신만의 힘으로 근대화와 독립을 이룰 수 없었다는 문창극의 생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겁니다.


문창극을 쉴드치는 분들의 주장을 보면 식민사관 자체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논리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그럼 당시 조선이 제대로 된 나라였다는 말이냐, 민비가 개잡년 맞지 않으냐, 고종은 정말 허접한 군주 아니었느냐... 이런 식의 얘기입니다. 그런데요 조선이라는 나라가 당시 그렇게 개판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들 별로 없어요. 그런 사람들 논리와 문창극 비판 및 박근혜 정권의 인사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뒤섞으면 반칙입니다.


저는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분들이 당시 조선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그렇다면 차라리 식민사관이 실체적인 진실을 말하는 부분이 있지 않으냐... 이렇게 말하는 게 맞습니다. 문창극의 발언이 식민사관이 아니라고 쉴드를 칠 게 아니라요. 그래야 상호 대립하는 논리의 구분이 명확해지고 토론이 가능해집니다. 지금은 전체적으로 토론의 진행이 허수아비 때리기로 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문창극을 둘러싼 토론의 양측이 모두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문창극 옹호하는 분들이 좀더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하나님이 고비고비마다 개입하셨다는 것이 문창극의 주장입니다. 일본의 식민지배도 마찬가지이구요. 물론 이것은 한 사람의 크리스찬으로서 가질 수 있는 시각입니다. 어떤 지점에서 일일이 개입하셨느냐 또는 결과적인 개입이냐 하는 논점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기독교 시작과 함께 아니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이 불리워질 당시부터 시작된 논쟁이고 결코 인간의 힘이나 이성으로는 마무리될 수 없는 논쟁이기 때문에 여기서 그걸 갖고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문창극 관련 논란을 안드로메다로 끌고가는 효과밖에 없습니다.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그렇습니다.


문창극의 저 주장 자체가 바로 일본의 식민지배가 어쩔 수 없었다는, 당시 조선의 실정에서 불가피한 결과였다는 역사 인식의 기독교 버전이에요. 문창극이 당시 했던 발언의 전체 맥락과 기타 다른 자리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불가피하게 나오는 결론입니다.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힘으로 불가항력이었다, 이게 뭘 말합니까? 당시 조선과 조선 사람의 상태로 봤을 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 즉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불가피했다는 얘기잖아요? 이게 식민사관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식민사관입니까?


게다가 문창극은 다른 자리에서 "일본이 우리와 가까운 이웃이라는 것은 지정학적인 축복"이라는 얘기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종합적으로 문창극의 발언을 판단하자면 이런 부분까지 연결해서 판단해야죠. 저런 발언까지 종합하면 사실 문창극은 식민사관을 넘어서 친일파라고 해도 변명하기 힘든 수준이에요. 다만 저는 문창극을 친일파라고 규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만일 문창극이 한말이나 식민지 시대에 활약했다면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친일파가 되었겠지만 지금이야 일본이 물러나고 일본이 우리나라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친일파의 현재적 의미는 좀더 달라져야 하겠지요. 일본을 잘 알고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 의미이고 그런 의미에서 문창극을 친일파라고 비판하는 것은 좀 엉뚱한 논점일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뉴라이트 학자들이나 그런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무조건 부인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학자로서 언론인으로서 그런 얘기 할 수 있고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로 봤을 때 그런 발언 자체가 상당히 양심적인 태도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문창극 역시 일개 언론인일 때는 그의 발언에 대해 사람마다 개인적인 선호도는 있었겠지만 이렇게 심각한 정치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문창극이 대한민국의 총리 후보가 되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겁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600만이니 어쩌니 하지만 그것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부풀린 통계라는 의견도 있고 제가 보기에는 상당한 논리적 근거도 갖추고 있습니다. 히틀러에 대해서 무조건 악의 화신처럼 보는 것도 편향된 시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존의 상식과 배치되는 의견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고 또는 권장될 수도 있습니다. 양심의 자유이자 지적 생태계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스라엘 총리가 될 사람이 저런 생각을 갖고 있고 또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그게 비록 신앙공동체에서의 그것이라 해도) 드러낼 정도라면 그 사람은 적어도 이스라엘 총리에 지명되어서도 안 되고 설혹 지명되었다 해도 그 자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이것이 상식입니다. 지금 문창극 총리 지명은 바로 이런 상식을 짓밟아도 너무나 짓밟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심지어 이스라엘 총리가 아닌 독일의 경우에도 저런 식의 발언을 했다면 그런 사람은 독일 총리가 될 수 없을 겁니다. 그게 상식이고 보편적인 기준인 겁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가치 판단과 현실 정치의 가치 판단을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적 판단이란 현실 정치나 사회적인 채무 지불 관계가 끝난 사안에 대한 가치 판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일본이 우리나라의 문물을 수입해갔다거나 일본 황실이 백제계 후손이라거나 또는 임진왜란 당시 한국의 문화재와 도자기 장인들을 끌고 갔다거나 하는 사안들은 역사적인 가치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런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게 일본에 대한 새로운 배상 청구 등이 이슈화되거나 시비거리가 되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가치 판단은 다르죠.


위안부 피해 배상은 여전히 사실에 대한 판단과 그에 따른 처리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이에요. 이미 이 문제는 끝났으니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물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총리가 될 사람이 "배상 따위는 필요없다"고 말했다면 그리고, 그런 발언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굳이 총리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건 그런 총리 임명을 강행하는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서 기존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판단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이건 사실 문창극의 총리 임명을 벗어나서 임명권자 본인의 판단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국민에게 납득할만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노무현도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 김대중도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 이런 분들도 계십니다. 이거 왜들 이러십니까? 한 사람의 발언은 거두절미 일부분만 드러내서 왜곡하지 말고 전체를 놓고 봐야한다고 주장하신 분들이 누굽니까? 당연히 어떤 사람의 발언은 그 발언 전체의 맥락 나아가 그 사람의 삶 전체의 역정 속에서 판단해야죠. 그런 관점에서 과연 김대중과 노무현이 문창극과 같은 취지의 발언과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김대중과 노무현의 발언이 이번 문창극의 발언과 똑같이 비판받아야 할 문제라면 그들도 똑같이 비판해야 맞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잘못했기 때문에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문창극도 문제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김대중과 노무현도 비판하고 문창극도 비판해야 맞습니다. 살인 강도를 저지르고 붙잡힌 범인이 경찰에게 "살인강도범 가운데 아직 안 잡힌 놈들도 많은데 왜 나만 잡습니까? 다른 사람부터 잡은 뒤에 나를 잡으러 오세요"라고 말한다면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문창극은 평소 보여온 언행 때문에라도 총리가 될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언론인 출신 그것도 거대 메이저 언론사의 데스크 이상 경력을 가진 분은 정부 부처의 장관급으로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자란 기본적으로 사안의 당사자가 아닌 구경꾼으로서 비판적 안목을 유지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심판이 경기장에서 직접 공을 차지하면 안되는 것처럼 아무리 자신의 주관이 개입하고 싶어도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기자로서의 미덕이자 필수적인 자질입니다. 이런 특성은 사실 청와대 비서관 정도라면 몰라도 정부 부처의 책임자로서 일하는 데는 장애가 되기 쉽습니다. 물론 사람이란 게 바뀔 수도 있습니다만 20~30년을 저런 일을 해온 사람 그것도 권위와 갑 의식으로 충만한 거대 메이저 언론사의 데스크 이상 화려한 경력을 누려온 사람이 저런 태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총리 후보가 되고 자신의 과거 발언 등이 문제가 된 후에 문창극이 보여준 태도가 이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목에 힘 콱주고 댐벼 시키들아, 한번 해볼텨? 이런 태도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당신 어디 기자야? 나한테 물어봐야 더 나올 것 없어 등등... 까칠한 태도를 하는 게 무척 멋있는 기자라는 의식이 느껴집니다. 심지어 어제인가는 기자들이 "야당이 총리 임명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질문하니까 "그건 야당에게 물어봐야죠" 이랬다면서요? ㅎㅎㅎ 문창극 주필님 멋있습니다. 하지만 그거 대기자라는 직책이라면 몰라도 대한민국 국무총리로는 돌 날아올 발언이에요.


다른 것 다 떠나서도 나는 문창극 이 자가 극히 비열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몇 번 언급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서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비판을 개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가 또 갑자기 비굴 모드로 바뀌었다가 하는 태도가 이 사람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진영과 비주류, 힘없는 자에 대한 철저한 경멸감이 그의 세계관의 핵심입니다. 승자독식의 구조가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일 겁니다. 그러니 일본과 미국 등 승리하는 자들의 가치관이 절대적인 것이고 거기에 저항하는 자들은 철저히 짓밟아야 할 대상이라고 봅니다. 자신을 비판하는 허접한 것들은 경멸해야 마땅하지만, 자신보다 힘센 누군가가 시키면 그런 허접한 자들에게도 머리를 조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것이 문창극의 본질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문창극 쉴드하시는 분들 그 중에서도 우파적인 시각을 가지신 분들께는 충고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문창극 총리 인준이 통과될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어 계신데요... 저는 과연 문창극의 총리 인준이 국회를 통과할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정말 통과되어서 문창극이 총리로 일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에 심각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문창극은 총리를 할 자질이 전혀 안 됩니다. 이 사람은 그냥 자신의 소신대로 열심히 짖어대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게 본인에게도 가장 행복한 일이고 대한민국에도 다행입니다. 성질 나쁜 개는 묶어놓고 열심히 짖게 해줘야 그나마 지 밥값 하는 거지 그 개를 풀어서 어린아이들 지키는 역할을 맡긴다거나 안방에 들인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