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선이 광역단체장에서 새누리당 8, 새민련 9로 끝나면서 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충청권역에 대한 제 예측은 전부 빗나가 충청 민심에 대해 안이한 판단을 한 것임을 인정합니다. 충청남도와 충청북도의 경우, 새민련의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과 인물에서 앞선 것도 있었지만, “충청의 대표주자“라는 선거 슬로건이 먹힌 것이 컸다고 봅니다. 안희정의 경우 충청도민들에게 차기 대선주자로 각인시키는 작업이 먹혔다고 보고, 이시종의 경우는 윤진식보다 인물이나 능력면에서 앞선데다 충청민들의 보수적 성향이 이번엔 현직 유지에 손을 들어주었다고 보여집니다.


저는 이번 지선결과를 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참 험난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지선은 세월호 참사의 영향보다는 기득권의 반란에 의한 결과라 봅니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도 없지는 않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보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의 대책으로 박근혜 정부가 공언한 개혁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봅니다. 세월호 참사의 대책으로 손보겠다고 한 대상 계층(특히 공무원)이 예고된 개혁에 대해 자기들의 뜻(반발)을 표로 보여준 것이라 보지요.

세월호 참사로 새누리당이 피해를 보았다면 20만 정도 된다는 구원파 신도들의 표심이었을 것이고, 반면에 단원고가 있는 안산시장선거에서 새민련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게 신승을 한 것이나 세월호 참사 해당 광역시도인 경기, 인천 광역단체장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것은 세월호 참사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 당사지역인 안산시 단원구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46.67%의 지지를 보냈고, 이번 지선에서도 남경필에게 46.57%, 광역비례대표에도 새누리에게 43.94%, 새민련에 47.8%의 표를 주었습니다. 인근의 상록구도 마찬가지로 박근혜에게 46.46%, 남경필에게 46.05%를, 광역비례에 새누리 43.37%, 새민련 47.8%를 주어 지난 대선가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세제를 개편하여 고소득군의 소득세를 대폭 인상했고,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코레일 파업을 계기로 공기업에 대한 개혁에 정권의 운명을 건다고 공언하기도 했지요. 세월호 참사 이후 현 정부는 해경 해체, 전관예우 폐지, 공무원들의 유관업체 취업 제한, 공직기강 확립 등 공무원 사회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박근혜 정부의 정책으로 가장 피해(?)를 볼 계층들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고소득군, 공무원, 공기업 근무자 등)입니다. 이들이 저는 이번에 표로 자기들의 의사를 표출했다고 봅니다.

서울의 강남권(서초구, 강남구, 송파구)은 이번 지선에서 작년 대선에서 보여준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보다 6~8% 정도 낮게 정몽준에게 표를 주었습니다. 낮아진 지지율은 고소란히 박원순에게 옮겨가 대선과의 차이가 12~13%가 되어 표심의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이 강남 3개구가 박근혜 정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봅니다. 송파구는 박원순에게 훨씬 많은 표를 몰아 주었지요.(정몽준 45.88%, 박원순 53.41%) 송파구는 잠실 5단지가 있는 곳으로 5단지의 개발에 대해 박원순이 당근을 던져 주었고 이 아파트 주민들이 대거 박원순으로 몰렸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대구의 수성구, 부산의 해운대구가 지난 대선 때와 비교해 새누리 광역단체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대폭 하락했습니다. 이들 지역들도 대구와 부산에서 대표적인 기득권층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세제개편이나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죠. 특히 대구 수성구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78.71%의 지지를 보냈던 지역인데 이번 6.4지선 광역단체장에서 새누리 후보에게 49.93%만의 표를 주었을 뿐입니다.

대전 유성구는 공무원들이 원래 많이 있는 지역이고, 세종은 행정 수도 이전에 따라 공무원들의 유입이 많아 공무원들의 입김이 절대적인 지역이지요. 세종시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51.91%의 지지를 보냈는데, 이번에는 새누리 유한식 후보에게 42.21%만 주었을 뿐이고 광역비례에서도 새누리에게 47.17%, 새민련에 52.82%를 주었습니다. 전국적으로 광역비례에서는 새누리에게 절대적인 표를 준 것을 볼 때,(심지어 서울도 광역비례에서는 새누리가 45.39%, 새민련이 45.37%로 극소폭이나 앞섰지요) 세종시의 경우는 공무원들이 자기들의 복심을 그대로 표로 보여준 것이라 보여집니다. 세종시의 새민련 후보인 이춘희는 건교부 차관 출신인 점도 세종시 거주 공무원들에게도 상당히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서울 강남,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대전, 세종은 자기들의 이익를 관철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에 반기를 들었고 이것이 표로 연결되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번 지선에 나타난 전체적인 민심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기보다 박근혜 정부가 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하는데 기회를 주자는 것이고, 이런 개혁이 공무원, 기득권층의 반발로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진보를 지향한다는 새민련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거나, 세월호 참사 이전의 원래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기득권층의 반란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직접적으로 지선에 영향을 준 것은 미미한데, 오히려 세월호 참사의 대책으로 기득권층의 개혁을 예고한 것이 대상 계층에게 더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개혁하는 방향과 방법, 그리고 성공 가능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이 강력한 공직사회 개혁을 추진할 인물과 조직으로 구성되지 않으면 그 성사가 불투명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박근혜의 공직사회 개혁과 공기업 개혁 의지는 확고하며 이에 정권의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저는 박근혜 정부가 공직 사회와 공기업을 개혁을 할 수 있는 가장 적기이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치면 수십년간, 아니 영원히 우리 사회의 공직 사회 개혁은 물건너 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직사회와 공기업의 개혁이 현재 우리 사회의 절실한 과제이며, 이의 성공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길이고, 대중들의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여 여전히 박근혜를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