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잠깐 보니 빠르면 내일 국무총리를 지명한다고 하네요. 안대희 낙마 이후 국무총리에 어떤 인물이 기용되느냐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를 알 수 있을 것인데,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이 아닌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군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권에 등을 돌린 충청권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충청 출신의 인물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심대평 씨와 이원종 씨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군요. 두 사람 모두 도지사를 역임한 사람으로서 평판이 과히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특히 이원종 씨가 심대평씨보다는 조금 더 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권에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충청권의 민심이반을 달래기 위해 충청권 인사를 국무총리로 기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세월호 사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자하는 정책이 관(官)과 민(民)의 유착고리를 매개로 한 이른바 '관피아' 청산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대개조'인데 심대평 씨나 이원종 씨가 과연 그 일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양인(兩人) 모두 도지사를 지낸 인물들로서 공무원 세계를 잘 아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관피아 청산 작업에는 아주 강력한 공무원들의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바, 이를 극복하고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기에 심대평, 이원종 씨가 그만한 의지와 담력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그다지 미덥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어느 정부든지 개혁을 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이 공무원들의 저항이라고 합니다. 대다수의 대통령들이 취임 초에 개혁드라이브를 걸지만 1~2년이 지나면 개혁이 흐지부지 되거나 오히려 후퇴하는 이유도 공무원들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관피아 청산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퇴직 공무원들이 일정 기간 업무와 관련된 유관기관에 취업하지 못하게 하거나 민간기업과 유착한 범법행위에 대해 엄벌을 가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의지나 집념도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심대평 씨나 이원종 씨같은 전형적인 관료출신들이 자신들의 후배나 다름없는 공무원들의 밥줄을 끊거나 형벌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저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괜찮은 것 같은데, 김 지사는 역시 지역이 걸리더군요. 그렇잖아도 'PK독식'이니 하는 말이 회자되는터에 또 경상도 출신인 김문수 지사를 국무총리에 임명한다면 언론이나 야당으로부터 엄청나게 두들겨 맞겠죠. 또 김문수 지사는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만큼 다른 정치인들로부터 견제도 많을테니 박 대통령으로서도 김문수 지사를 국무총리로 기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호남 출신인 김경재 씨를 기용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지난 대선에 공(功)도 있고 또 성격도 만만치 않으니 최소한 공무원들에게 휘둘리지는 않을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국무총리는 정무적 감각이나 정치적 역량도 필요한 자리이니만큼 야당 국회의원을 두차례 지낸 김경재 씨라면 야당과의 관계도 조금은 원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김경재 씨라면 국무총리직을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지는 않을 것 같기에 박 대통령으로서도 꽤 괜찮은 선택일 것이라는 판단이 듭니다.